허리가 굽으시는 건 연세 탓인 줄 알았습니다

허리가 굽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척추뼈가 눌려 납작해지는 골절입니다. 크게 넘어지지 않아도 생기고, 아프지 않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엑스선으로 새로 찾은 척추 골절 가운데 병원에서 골절로 진단된 것은 네다섯 건에 한 건이었습니다.

입소 상담 자리에서 따님 한 분이 병원 영상 판독지를 꺼내 놓으셨습니다.

"어머니가 몇 년 새 키가 많이 줄고 허리가 굽으셨어요. 다들 나이 들면 그렇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런데 지난달부터 허리가 아프다고 누워만 계셔서 사진을 찍었더니, 척추뼈가 두 군데 눌려 있대요. 넘어지신 적도 없는데요. 병원에서는 6개월에 한 번 맞는 골다공증 주사를 시작하자고 하는데, 요양원에 들어가시면 그 주사는 어떻게 하나요?"

따님 질문에는 세 가지가 섞여 있었습니다. 허리가 굽는 게 정말 나이 탓인지, 넘어지지도 않았는데 왜 뼈가 부러졌는지, 그리고 요양원에 가시면 골다공증 치료가 끊기지 않는지입니다.

이 글은 그 세 가지에 차례로 답합니다. 보건복지부 건강검진 실시기준 고시와 건강보험 약제 급여기준 고시, 대한골대사학회가 정리한 국내 자료, 그리고 해외 연구 원문 초록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허리가 굽은 채 걸으시는 일본의 어르신입니다. 등이 굽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척추뼈 골절입니다 (사진: James Heilman, MD,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허리가 굽은 채 걸으시는 일본의 어르신입니다. 등이 굽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척추뼈 골절입니다 (사진: James Heilman, MD,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200년 전 외과의사는 왜 「넘어져서 부러진 게 아니다」라고 했을까요

1824년 영국 런던의 외과의사 애슬리 쿠퍼는 골절과 탈구를 다룬 책에서 노인의 넙다리뼈 목(고관절) 골절을 따로 설명했습니다. 쿠퍼는 노인의 뼈가 겉껍질은 얇아지고 속은 스펀지처럼 성글어진다고 적었습니다. 런던에서는 인도 턱에서 몇 인치 아래 찻길로 헛디딜 때 이 골절이 가장 흔히 생긴다고 썼고, 가게 계산대에서 뒤쪽 서랍으로 갑자기 몸을 돌리다 발이 걸려 다친 여성의 이야기도 남겼습니다.

쿠퍼는 사람들이 이런 골절을 넘어진 탓으로 여긴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쿠퍼가 보기에는 헛디딘 순간 뼈가 이미 부러졌고, 넘어진 것은 그 결과였습니다. 노인의 뼈는 약해져 있어서 그 정도 충격으로도 부러진다는 것입니다.

1830년에 새긴 애슬리 쿠퍼의 초상입니다 (판화: Samuel Cousins,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1830년에 새긴 애슬리 쿠퍼의 초상입니다 (판화: Samuel Cousins,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쿠퍼가 1824년 책에 실은, 부러진 넙다리뼈 목을 잘라서 그린 그림입니다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쿠퍼가 1824년 책에 실은, 부러진 넙다리뼈 목을 잘라서 그린 그림입니다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200년이 지났지만 상담실에서 듣는 말은 비슷합니다. "넘어지신 적도 없는데요." 척추뼈는 넙다리뼈보다 더 쉽게 부러지고, 부러져도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많습니다. 따님 어머니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폐경 뒤 골다공증을 병으로 정리한 의사는 어떻게 생을 마쳤을까요

1941년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내과 의사 풀러 올브라이트는 동료들과 함께 폐경 뒤 여성에게 오는 골다공증을 정리한 논문을 냈습니다. 65세가 안 된 골다공증 환자 42명을 살펴봤더니 40명이 폐경이 지난 여성이거나 난소를 떼어 낸 여성이었습니다. 이런 환자들은 흔히 척추뼈가 눌려 키가 줄고 등이 굽어 있었습니다. 올브라이트는 이것을 나이 탓이 아니라 여성호르몬이 줄어서 생기는 병으로 보고, 에스트로겐을 써서 치료해 보려 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자신은 1937년 무렵부터 파킨슨병 증상이 있었습니다. 20년 가까이 병이 서서히 나빠지자 1956년에 당시 새로 나온 뇌수술을 받겠다고 스스로 고집했는데, 수술 뒤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그 뒤로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자기가 일하던 병원에서 간호를 받으며 지냈고, 1969년 12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골다공증 환자를 그렇게 많이 돌본 그 의사도 마지막 13년은 다른 사람의 간호를 받으며 지냈습니다.

풀러 올브라이트가 평생 일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본관(불핀치 빌딩)입니다. 그가 골다공증 논문을 낸 1941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Frank O. Branzetti, 미국 역사건축물 조사,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풀러 올브라이트가 평생 일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본관(불핀치 빌딩)입니다. 그가 골다공증 논문을 낸 1941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Frank O. Branzetti, 미국 역사건축물 조사,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옛날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제 따님이 물으신 것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척추압박골절은 어떤 골절인가요?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 몸통이 위아래로 눌려 납작해지는 골절입니다. 다리뼈처럼 두 동강이 나는 게 아니라, 앞쪽이 더 많이 눌려 쐐기 모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다공증으로 뼈 속이 성글어진 어르신은 크게 넘어지지 않아도 이런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허리를 숙이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로도 생깁니다.

척추뼈 앞쪽이 눌린 채로 굳으면 그 부분만큼 등이 앞으로 굽고, 키가 줄어듭니다. 한 군데가 눌리면 그 위아래 뼈에 힘이 더 실려서 다음 골절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몇 년 사이에 키가 몇 센티미터씩 줄고 등이 점점 더 굽는 일이 생깁니다.

정상 척추뼈(왼쪽)와 골다공증으로 눌린 척추뼈(오른쪽)를 그린 그림입니다. 눌린 쪽은 뼈 높이가 낮고 앞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그림: Halycon·Tekksavvy,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정상 척추뼈(왼쪽)와 골다공증으로 눌린 척추뼈(오른쪽)를 그린 그림입니다. 눌린 쪽은 뼈 높이가 낮고 앞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그림: Halycon·Tekksavvy,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다만 등이 굽은 어르신이 모두 척추가 부러지신 건 아닙니다. 노인의 20~40%가 등이 지나치게 굽어 있다는 추정이 있습니다(Kado 외, 2007). 미국 한 지역 연구에서는 등이 가장 많이 굽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척추 골절이 있는 사람은 37% 정도였습니다(Schneider 외, 2004). 척추 사이 디스크가 닳은 것이 가장 흔히 같이 보였고, 등 근육이 약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 시골 할머니들에게 많은, 허리가 꺾이듯 굽는 모양은 오래 쪼그려 앉아 밭일을 하신 것과 관련이 있다는 국내 논문도 있습니다.

그러니 굽은 등만 보고 골절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척추 엑스선을 찍어 봐야 압니다. 국내 한 농촌 지역에서 70세 이상 240명의 척추 엑스선을 찍어 본 연구에서는 여성의 39.6%, 남성의 22.9%에게 척추 골절이 있었습니다(대한임상노인의학회지 2006).

척추뼈 하나가 눌려 납작해진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동그라미 안의 뼈가 위아래로 눌려 있습니다 (그림: BruceBlaus, CC BY 3.0, 위키미디어 공용)
척추뼈 하나가 눌려 납작해진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동그라미 안의 뼈가 위아래로 눌려 있습니다 (그림: BruceBlaus, CC BY 3.0, 위키미디어 공용)

척추가 부러졌는데 왜 아무도 몰랐을까요?

척추압박골절은 아프지 않거나, 아파도 며칠 허리가 결리는 정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은 원래 허리가 자주 아프시니 가족도 본인도 "또 허리가 아프신가 보다" 하고 넘어갑니다.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 약 임상시험에 참여한 미국 여성 6,084명을 몇 년 동안 지켜본 연구가 있습니다. 처음과 나중에 척추 엑스선을 찍어 비교했더니 새로 생긴 척추 골절이 여럿 있었는데, 그중 병원에서 골절로 진단된 것은 22.6%뿐이었습니다(Fink 외, 2005). 고령 남성을 본 다른 연구에서는 13.5%였습니다(Ensrud 외, 2016). 네다섯 건 가운데 서너 건은 아무도 모르고 지나간 것입니다.

엑스선으로 새로 찾은 척추 골절 가운데 병원에서 골절로 진단된 것은 여성 22.6%, 남성 13.5%였습니다 (자료: Fink 외 J Bone Miner Res 2005, Ensrud 외 J Bone Miner Res 2016)
엑스선으로 새로 찾은 척추 골절 가운데 병원에서 골절로 진단된 것은 여성 22.6%, 남성 13.5%였습니다 (자료: Fink 외 J Bone Miner Res 2005, Ensrud 외 J Bone Miner Res 2016)

그래서 키가 줄었는지를 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외국 학회 기준 가운데에는 젊을 때 키보다 4cm 넘게 줄었거나, 진료 사이에 2cm 넘게 줄었으면 척추 골절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전 건강검진 결과지에 적힌 키나, 젊을 때 키로 부모님이 기억하시는 숫자와 지금 키를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등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표시가 있습니다. 척추가 눌려 몸통 길이가 짧아지면 남은 등 피부가 접혀 비스듬한 주름이 생깁니다. 모양이 크리스마스트리 가지처럼 보여서 독일 의사들은 「전나무 징후」라고 부릅니다. 목욕을 도와 드리다가 이런 주름이 새로 보이면 진료 때 말씀하시면 됩니다.

75세 여성의 등입니다. 척추가 눌려 몸통이 짧아지면서 등 피부가 비스듬하게 접혀 있습니다 (사진: Smartbyte,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75세 여성의 등입니다. 척추가 눌려 몸통이 짧아지면서 등 피부가 비스듬하게 접혀 있습니다 (사진: Smartbyte,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엑스선에서는 어떻게 보이나요?

옆에서 찍은 척추 엑스선에서는 눌린 뼈가 위아래 뼈보다 낮고, 앞쪽이 더 납작하게 보입니다. 판독지에 「압박골절」, 「쐐기 변형」, 「척추체 높이 감소」 같은 말이 적혀 있으면 이것을 가리킵니다. 언제 생긴 골절인지 정확히 알려면 MRI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생겨 이미 굳은 골절과 최근에 생긴 골절은 치료가 다를 수 있어서입니다.

옆에서 찍은 허리 엑스선 사진입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척추뼈가 위아래 뼈보다 납작하게 눌려 있습니다 (사진: James Heilman, MD,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옆에서 찍은 허리 엑스선 사진입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척추뼈가 위아래 뼈보다 납작하게 눌려 있습니다 (사진: James Heilman, MD,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우리나라 어르신은 얼마나 골다공증이 있나요?

조금 오래된 조사이긴 하지만,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를 정리한 자료에서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 7.5%, 여성 37.3%였습니다. 70세 이상 여성은 68.5%였습니다(Ahn 외, 2020). 일흔 넘은 여성은 셋 가운데 둘이 골다공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일흔 넘은 여성은 셋 가운데 둘이 골다공증입니다 (자료: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Ahn 외 J Bone Metab 2020,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11년)
일흔 넘은 여성은 셋 가운데 둘이 골다공증입니다 (자료: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Ahn 외 J Bone Metab 2020,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11년)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줄고 뼈 속 구조가 성글어져서 잘 부러지는 병입니다. 뼈 속은 원래 가는 기둥들이 그물처럼 얽혀 있는데, 이 기둥이 가늘어지고 끊어지면 같은 힘에도 뼈가 눌리거나 부러집니다. 아프지 않아서 골절이 생기기 전까지는 모르고 지내는 분이 많습니다.

1914년 미국의 노인의학 교과서에 실린 넙다리뼈 단면입니다. 뼈 속의 가는 기둥들이 그물처럼 얽혀 있습니다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1914년 미국의 노인의학 교과서에 실린 넙다리뼈 단면입니다. 뼈 속의 가는 기둥들이 그물처럼 얽혀 있습니다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골밀도 검사는 몇 살에 받을 수 있나요?

국가건강검진에서는 여성이 54세, 60세, 66세가 되는 해에 골밀도 검사를 받습니다(보건복지부 건강검진 실시기준 고시 별표 1). 60세 검사는 2025년부터 새로 생겼습니다. 남성은 국가검진 골밀도 검사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66세 검사를 받은 뒤로 일흔, 여든이 넘도록 한 번도 골밀도를 재지 않은 어머니도 많고, 아버지는 한 번도 재지 않으셨을 수 있습니다.

검사는 누워서 허리와 엉덩이뼈를 찍는 방식(이중에너지 엑스선 흡수법)이 표준입니다. 결과는 젊은 성인과 비교한 T 점수로 나오는데,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봅니다. 국가검진에서 손목이나 발뒤꿈치로 잰 결과는 약의 보험 기준에 그대로 쓰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가검진 나이가 아니어도 병원에서 의사가 필요하다고 보면 검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골밀도 검사를 받는 모습입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기계 팔이 몸 위를 지나가며 뼈를 찍습니다 (사진: Nick Smith photography,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골밀도 검사를 받는 모습입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기계 팔이 몸 위를 지나가며 뼈를 찍습니다 (사진: Nick Smith photography,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골다공증 약은 건강보험으로 얼마나 쓸 수 있나요?

건강보험 약제 급여기준 고시(2026년 3월 시행판)를 보면, 골밀도 검사에서 T 점수가 -2.5 이하이거나 엑스선 등으로 골다공증 골절이 확인되면 골다공증 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골절로 인정되는 부위에 척추가 들어 있습니다.

보험이 되는 경우처음 보험이 되는 기간그 뒤
골밀도 T 점수 -2.5 이하1년추적 검사에서 -2.5 이하면 계속
척추 등 골다공증 골절 확인3년추적 검사에서 -2.5 이하면 계속
(골밀도로 보험이 된 경우만) 추적 검사에서 -2.5보다 좋아졌지만 -2.0 이하1년씩 최대 2년 더

6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데노수맙, 상품명 프롤리아)도 같은 기준입니다. 골밀도 수치로 보험이 되면 처음 1년 동안 두 번, 골절로 보험이 되면 처음 3년 동안 여섯 번까지 보험이 되고, 골밀도로 보험이 된 분은 연장도 같은 기준을 따릅니다(약제 급여기준 고시). 급여 기준은 자주 바뀌니 처방하는 병원에서 지금 기준을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6개월 주사를 맞다가 끊으면 어떻게 되나요?

이 부분은 꼭 알고 계셔야 합니다. 데노수맙 주사는 맞는 동안 뼈가 줄어드는 것을 강하게 막아 줍니다. 한 번 맞으면 효과가 6개월 정도 가기 때문에 6개월마다 맞습니다. 그런데 다음 주사를 거르면 몇 달 안에 그동안 막혀 있던 작용이 원래보다 더 세게 돌아와 뼈가 빠르게 줄고, 척추 골절이 오히려 늘어나는 일이 생깁니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데노수맙 주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롤리아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사진: melvil,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일본에서 판매되는 데노수맙 주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롤리아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사진: melvil,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대규모 임상시험을 다시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 주사를 맞는 동안에는 100명이 1년 지낼 때 새 척추 골절이 1.2건이었는데, 주사를 끊은 뒤에는 7.1건으로 늘었습니다. 처음부터 가짜 약을 맞다가 끊은 사람(8.5건)과 비슷해진 것입니다. 끊은 뒤 척추 골절이 생긴 사람 가운데 60.7%는 한꺼번에 여러 군데가 부러졌습니다(Cummings 외, 2018). 연구진은 주사를 그만둘 때는 곧바로 다른 골다공증 약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6개월 주사를 끊으면 척추 골절이 생기는 비율이 약을 쓴 적 없는 사람과 비슷해집니다 (자료: Cummings 외 J Bone Miner Res 2018, FREEDOM 연구와 연장 연구 재분석)
6개월 주사를 끊으면 척추 골절이 생기는 비율이 약을 쓴 적 없는 사람과 비슷해집니다 (자료: Cummings 외 J Bone Miner Res 2018, FREEDOM 연구와 연장 연구 재분석)

국내에서는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위원회가, 데노수맙을 그만둔 분에게 골밀도와 상관없이 최소 1년 동안 다른 골다공증 약(골흡수억제제)을 보험으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Kim 외, 2021). 다만 2026년 현재 급여기준에는 이 내용이 일반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주사를 그만두실 때 다음 약이 보험이 되는지 병원에 꼭 물어보십시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주사는 정해진 날짜를 넘기지 않고 맞으시고, 그만두게 되면 의사와 상의해 다른 약으로 이어 가셔야 합니다. 이사를 하거나, 병원을 옮기거나, 요양원에 들어가실 때 이 일정이 가장 잘 끊깁니다.

요양원에 들어가시면 골다공증 약이 끊기나요?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은 골다공증 치료를 덜 받는다는 외국 자료가 있습니다. 잉글랜드의 60세 이상 요양시설 거주자(2012~2019년)를 본 연구에서, 골다공증 약을 새로 시작한 분은 3.6%였습니다. 고관절이 부러진 뒤에는 21.2%였고, 척추가 부러진 뒤에는 50명 가운데 2명(4.0%)뿐이었습니다(Gerasimaviciute 외, 2023). 동네 의원 처방만 센 숫자라서 병원에서 놓는 주사는 빠졌을 수 있다고 연구진이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요양원 어르신만 따로 본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척추가 부러진 요양시설 어르신 50명 가운데 약을 새로 시작한 분은 2명(4%)이었습니다 (자료: Gerasimaviciute 외 BJGP Open 2023, 잉글랜드 60세 이상 요양시설 거주자, 동네 의원 처방 기준)
척추가 부러진 요양시설 어르신 50명 가운데 약을 새로 시작한 분은 2명(4%)이었습니다 (자료: Gerasimaviciute 외 BJGP Open 2023, 잉글랜드 60세 이상 요양시설 거주자, 동네 의원 처방 기준)

약이 끊기는 이유는 대개 단순합니다. 요양원은 약을 처방하는 곳이 아닙니다. 계약의사가 있는 요양원이면 그 의사가 한 달에 두 번 이상 어르신을 진찰하고(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고시 제43조), 다니시던 병원 진료를 계속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6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는 다음 날짜를 아무도 적어 두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기 쉽습니다. 요양보호사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챙겨 드리는 일까지만 하고 주사는 놓지 않습니다.

그래서 입소하실 때 골다공증 약 이름, 마지막으로 주사 맞은 날, 다음 주사 날짜, 처방한 병원을 적어서 요양원 간호사에게 주십시오. 다음 주사를 다니시던 병원에 모시고 가서 맞으실지, 다른 방법이 있는지는 요양원마다 다르니 상담 때 물어보셔야 합니다. 요양원에서 약을 누가 처방하고 챙기는지는 요양원에 모시면 드시던 약은 누가 챙기나요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고관절이 부러지신 뒤의 과정은 고관절 수술은 잘 됐다는데, 퇴원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에 있습니다.

뼈에 시멘트를 넣는 시술은 꼭 받아야 하나요?

척추압박골절로 많이 아프시면 눌린 척추뼈에 바늘로 골 시멘트를 넣는 시술(척추성형술)을 권유받기도 합니다. 2009년 같은 의학 학술지에 실린 두 연구는 이 시술을 받은 환자와, 국소마취와 바늘 자극만 하고 시멘트는 넣지 않은 환자를 비교했습니다. 두 연구 모두에서 시멘트를 넣은 쪽과 넣지 않은 쪽의 통증과 생활 불편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Buchbinder 외, Kallmes 외, 2009).

그렇다고 시술이 누구에게나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뒤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통증이 심하거나 오래가는 경우에는 의사가 다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시술을 권유받으시면 왜 필요한지,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의사에게 물어보시고 정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척추압박골절은 진통제를 드시고 잠깐 쉬셨다가 다시 걸으시면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나아집니다. 일부 분은 통증이 오래 남기도 합니다. 오래 누워만 계시면 근육이 빠지고 다음 골절과 낙상 위험이 커집니다.

Q. 허리가 이미 굽으신 어머니, 지금 와서 골다공증 약을 시작해도 소용이 있나요?

소용이 있습니다. 이미 굽은 등을 약으로 펴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척추 골절이 한 번 생긴 분은 다음 골절이 생기기 쉬워서, 약은 그다음 골절을 막으려고 쓰는 것입니다. 척추 골절이 확인되면 골밀도 수치와 상관없이 건강보험으로 골다공증 약을 쓸 수 있고, 처음 3년이 인정됩니다(약제 급여기준 고시). 다만 어떤 약이 맞는지는 신장 기능, 치과 치료 계획, 드시는 다른 약에 따라 다르니 의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혈중 비타민D를 20ng/mL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권하고, 뼈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골다공증 약을 쓰는 분은 30ng/mL 이상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봅니다. 비타민D 검사도 함께 물어보십시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층 복도입니다. 벽을 따라 손잡이가 이어져 있어 허리가 아프신 어르신도 잡고 걸으실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층 복도입니다. 벽을 따라 손잡이가 이어져 있어 허리가 아프신 어르신도 잡고 걸으실 수 있습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골다공증이 있거나 척추가 부러진 적이 있는 부모님을 모실 요양원을 알아보신다면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시설이든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1. 6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나 1년에 한 번 맞는 주사처럼 간격이 긴 약은 누가 날짜를 챙기나요. 병원에 모시고 가는 것은 누가 하나요.
  2. 계약의사는 한 달에 몇 번 오시고, 골다공증 약을 바꾸거나 끊을 때 보호자에게 알려 주시나요.
  3. 어르신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거나 키가 줄어 보이면 누가 보고 누구에게 알리나요.
  4. 허리가 아파 누워 계시려는 어르신을 다시 걷게 하는 일은 누가, 하루에 몇 번 하나요.
  5. 밤에 화장실에 가시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어떤 장치가 있고, 밤에 돌아보는 사람은 있나요.

요양원을 고를 때 볼 것 전체는 요양원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통증 관리나 간호 처치가 더 필요하신 분이라면 전문요양실 서비스 범위도 함께 보십시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골다공증 약을 드시거나 주사를 맞고 계신 어르신은 입소 상담 때 약 이름과 마지막 주사 날짜, 척추 엑스선이나 골밀도 검사 결과지를 가져와 주시면 좋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물리치료실입니다. 치료용 침대와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물리치료실입니다. 치료용 침대와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저희는 요양보호사를 법정 기준보다 많이 둡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누워만 계시려는 어르신 옆에 앉아서, 조금만 같이 걸어 보시자고 한 번 더 권해 드릴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모님 키를 재 보시는 것입니다. 예전 건강검진 결과지나 젊을 때 키와 비교해서 4cm 넘게 줄었으면 다음 진료 때 척추 사진을 찍어 봐야 하는지 물어보십시오. 다른 하나는 골다공증 주사를 맞고 계신다면 마지막으로 맞은 날과 다음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시는 것입니다.

처음 질문하신 따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허리가 굽은 건 연세 탓만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고, 그걸 모르셨던 게 따님 잘못은 아니라고요. 척추 골절은 다섯 건에 네 건 가까이가 병원에서도 모르고 지나갑니다. 지금이라도 아셨으니 다음 골절은 막아 볼 수 있습니다.

200년 전 쿠퍼도 노인의 뼈가 약해져 있어서 작은 충격에도 부러진다고 썼습니다. 누가 곁에서 잘못 모셔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이제 다음 주사 날짜만 잘 챙겨 주시면 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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