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수술은 잘 됐다는데, 퇴원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수술은 잘 끝났다는데 병원에서는 2주 뒤에 퇴원하라고 합니다. 재활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가운데 어디로 가야 할지, 지금 등급 신청을 해도 되는지를 법령과 연구 원문을 보고 정리했습니다.

전화를 주신 따님 목소리가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밤에 화장실 가시다가 넘어지셔서 고관절이 부러졌어요. 수술은 잘 됐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2주 뒤에 퇴원하라고 하네요. 재활병원으로 가라는 분도 있고, 요양병원이 낫다는 분도 있고, 요양원에서도 재활이 되냐고 여쭤보려고 전화했어요. 그리고 수술하고 나서 어머니가 이상한 말씀을 하세요. 원래 이러신 분이 아닌데요."

이런 전화는 한 해에도 여러 번 받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갑자기 일어나고, 수술 뒤 퇴원까지 시간이 짧아서 보호자분이 알아볼 틈이 없습니다. 이 글은 그 2주 동안 정해야 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수술을 꼭 해야 하는지, 수술 뒤에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퇴원하면 어디로 가는지, 장기요양등급은 언제 신청하는지, 다시 부러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하는지입니다.

근거로는 보건복지부 「재활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 등에 관한 고시」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원문,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진료지침, 그리고 국내외 연구 논문을 봤습니다. 수술과 치료는 의사가 정할 일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복도입니다. 벽을 따라 손잡이가 이어져 있어 수술 뒤 다시 걷기를 연습하시는 어르신이 잡고 걸으실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복도입니다. 벽을 따라 손잡이가 이어져 있어 수술 뒤 다시 걷기를 연습하시는 어르신이 잡고 걸으실 수 있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정확히 어디가 부러진 건가요?

흔히 고관절 골절이라고 부르지만, 대부분은 골반과 만나는 관절 자체가 아니라 그 바로 아래 넙다리뼈(대퇴골) 윗부분이 부러진 것입니다. 부러진 자리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하나는 넙다리뼈 머리 아래 가느다란 목 부분이 부러진 대퇴경부 골절이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 조금 아래, 튀어나온 두 돌기 사이가 부러진 전자간 골절입니다.

국내 16개 병원이 함께 만든 50세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등록 자료에서, 2014~2016년에 등록된 골절 1,361건 가운데 대퇴경부 골절이 42.0%, 전자간 골절이 53.6%였습니다. 둘을 합치면 거의 전부입니다.

고관절 골절은 부러진 자리에 따라 이름과 수술 방법이 달라집니다 (원본: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Mariana Ruiz Villarreal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것에 한글 설명을 붙였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부러진 자리에 따라 이름과 수술 방법이 달라집니다 (원본: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Mariana Ruiz Villarreal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것에 한글 설명을 붙였습니다)

어디가 부러졌느냐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집니다. 대퇴경부는 관절 주머니 안쪽이라 뼈에 피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세가 많은 분은 부러진 머리 부분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간 골절은 관절 주머니 바깥이라 뼈가 비교적 잘 붙어서, 금속 못이나 판으로 고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수술을 받으셨는지 알아 두시면 나중에 재활병원이나 요양원에 옮길 때 설명하기가 쉽습니다.

넙다리뼈 목 부분에 금이 간 고관절 골절의 엑스선 사진입니다. 화살표가 부러진 자리입니다 (사진: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넙다리뼈 목 부분에 금이 간 고관절 골절의 엑스선 사진입니다. 화살표가 부러진 자리입니다 (사진: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아흔 가까운 연세에도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보호자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질문입니다. 대부분은 수술을 권합니다. 부러진 채로 누워 계시면 통증 때문에 일어나실 수가 없고, 오래 누워 계시면 폐렴, 욕창, 혈전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수술 시기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국 NICE 진료지침은 입원한 날이나 그다음 날 수술하라고 권합니다. 60세 이상 환자를 본 연구 28편을 모은 분석(Klestil 외 2018)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4편, 2,396명의 자료를 합쳐 보니 이틀(48시간) 안에 수술한 분들은 1년 안에 돌아가실 위험이 20% 낮았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 근거가 아주 확실하지는 않다고 봤습니다. 그렇다고 몇 시간 안에 서둘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7개국 2,970명을 둘로 나눈 시험(HIP ATTACK, 2020)에서는 진단부터 수술까지 걸린 시간이 한쪽은 대개 6시간, 다른 쪽은 대개 24시간이었습니다(중앙값). 90일 안에 돌아가신 분은 9%와 10%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NICE 지침도 바로잡을 수 있는 다른 병은 서둘러 치료해서 수술이 늦어지지 않게 하라고 권합니다.

넙다리뼈 목 부분을 금속 못 두 개로 고정한 모습입니다 (사진: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넙다리뼈 목 부분을 금속 못 두 개로 고정한 모습입니다 (사진: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185개 연구를 모은 2025년 분석(Anaesthesia)에서 고관절 골절 환자의 8.4%가 수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수술을 받지 않은 분이 30일 안에 돌아가신 위험은 수술한 분의 3.46배였습니다. 다만 원래 더 쇠약해서 수술을 못 받은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수술을 안 해서 그만큼 더 돌아가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진이 적었습니다.

네덜란드 병원 25곳에서 한 연구(FRAIL-HIP, 2022)가 있습니다. 이미 요양시설에 계시던 70세 이상의 아주 쇠약한 어르신 172명(가운데 나이 88세)을 두고, 수술을 할지 말지 가족과 의사가 함께 상의해 정하게 했습니다. 88명은 수술하지 않기로 했고 84명은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하지 않은 분은 30일 안에 83%가 돌아가셨고, 수술한 분은 25%였습니다. 그런데 남은 기간의 삶의 질은 두 쪽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은 아주 쇠약한 분에게는 수술을 하지 않는 것도 의사와 함께 고를 수 있는 선택지라고 결론을 냈습니다. 수술하지 않은 쪽의 통증 관리가 부족했다는 점도 스스로 적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걸어 다니시던 분이라면 대부분 수술을 받는 것이 낫습니다. 이미 오래 누워 지내셨고 여러 병이 겹친 분이라면, 수술을 할지 말지를 주치의와 가족이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고르든 통증을 잘 다스려 드리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엉덩관절의 머리 부분을 인공관절로 바꾼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이 인공관절입니다 (사진: Carl Jones 외,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엉덩관절의 머리 부분을 인공관절로 바꾼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이 인공관절입니다 (사진: Carl Jones 외,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고관절 골절 뒤 1년은 왜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나요?

고관절 골절은 뼈만 붙으면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로 낸 팩트시트(Ahn 외 2020)를 보면, 고관절이 부러진 뒤 1년 안에 돌아가신 분이 남성 21.0%, 여성 14.0%였습니다. 80대 남성은 32.4%, 90세 이상 남성은 47.2%였습니다. 듣기 힘든 숫자지만, 알고 계셔야 수술 뒤 몇 달 동안 무엇을 조심할지 챙기실 수 있습니다. 골절 뒤 오래 누워 지내시면 폐렴, 혈전, 근육 손실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 쉽고, 원래 앓던 병도 함께 나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위 숫자는 2013~2015년 자료이고 50세 이상 환자를 센 것입니다.

고관절이 부러진 뒤 1년 안에 돌아가신 분의 비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았습니다 (자료: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Ahn 외 J Bone Metab 2020,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고관절이 부러진 뒤 1년 안에 돌아가신 분의 비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았습니다 (자료: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Ahn 외 J Bone Metab 2020,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다시 걸으시는 정도도 미리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연구 38편을 정리한 글(Dyer 외 2016)에 따르면 골절 전처럼 다시 걸으시는 분은 40~60%였습니다. 대부분은 수술 뒤 6개월 안에 좋아지셨습니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674명을 2년 동안 본 연구(Magaziner 외 2000)에서는 다리 기능이 가장 좋아지는 시점이 약 11.2개월로 추정됐습니다. 처음 몇 주 동안 잘 못 걸으신다고 해서 너무 낙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처음 6개월이 가장 많이 좋아지는 때이니, 이 시기에 재활을 꾸준히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뒤에 어머니가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 건 치매인가요?

따님이 전화로 걱정하신 부분입니다. 수술 뒤 며칠 사이에 갑자기 헷갈려하시거나, 밤낮이 바뀌거나, 없는 사람이 보인다고 하시는 것은 섬망일 가능성이 큽니다. 섬망은 몸에 큰 일이 생겼을 때 뇌가 일시적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2026년에 나온 분석은 연구 13편, 1만 8,850명을 모아 봤는데, 고관절 골절 수술 뒤 평균 23%에게 섬망이 왔습니다. 원래 치매가 있거나 예전에 섬망을 겪은 분에게 훨씬 많았습니다.

섬망은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65세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126명을 둘로 나눈 시험(Marcantonio 외 2001)이 있습니다. 한쪽은 수술 전이나 수술 뒤 24시간 안부터 노인의학 의사가 함께 보면서 산소, 수분, 통증, 불필요한 약 줄이기, 배변, 영양, 일찍 움직이기, 안경과 보청기 같은 것을 챙겼습니다. 이쪽은 섬망이 32%였고, 평소대로 진료한 쪽은 50%였습니다.

고관절 수술 뒤 섬망이 온 비율은 노인의학 의사가 일찍부터 함께 돌본 쪽이 더 낮았습니다 (자료: Marcantonio 외, J Am Geriatr Soc 2001, 65세 이상 126명 무작위 배정 시험)
고관절 수술 뒤 섬망이 온 비율은 노인의학 의사가 일찍부터 함께 돌본 쪽이 더 낮았습니다 (자료: Marcantonio 외, J Am Geriatr Soc 2001, 65세 이상 126명 무작위 배정 시험)

보호자가 병실에서 하실 수 있는 일도 이와 비슷합니다. 어머니가 늘 쓰시던 안경과 보청기를 가져다 드리고, 날짜와 시간을 말씀드리고, 낮에는 커튼을 열어 밝게 해 드리는 것입니다. 섬망은 대개 원인이 풀리면 좋아지지만, 몇 주씩 가기도 합니다. 섬망과 치매를 어떻게 구별하는지는 어제까지 멀쩡하시던 분이 갑자기 저를 못 알아보셨습니다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퇴원하면 재활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가운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기를 잡고 일어서는 연습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rawpixel, CC0, 위키미디어 공용)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기를 잡고 일어서는 연습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rawpixel, CC0, 위키미디어 공용)

수술 뒤 급성기 병원에 오래 계시지는 않습니다. NICE 지침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수술 다음 날 물리치료사가 평가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그다음 갈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군데입니다.

재활의료기관요양병원요양원(노인요양시설)
어떤 곳인가회복기 집중 재활을 하는 병원장기 입원 치료를 하는 병원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어르신이 생활하는 시설
들어가는 조건고관절 골절·고관절 치환술 뒤 30일 안에 입원해야 회복기 재활환자로 인정(고시 별표 2)의사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장기요양 1·2등급. 3~5등급은 등급판정위원회가 인정하면
비용건강보험건강보험. 간병비는 지금은 따로 냄장기요양보험 시설급여. 본인부담 20%와 식사재료비 등
재활전문 재활치료가 중심병원마다 다름기능회복훈련은 상시, 물리(작업)치료는 정기적으로 하도록 노력(고시 제43조)

재활의료기관은 보건복지부가 시설과 인력 기준을 보고 지정한 병원입니다. 2026년 3월부터 2029년 2월까지 운영하는 제3기 재활의료기관은 71곳이 지정됐다고 보도됐습니다. 고시 별표 2를 보면 고관절, 골반, 넙다리뼈가 부러졌거나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분은 발병이나 수술 뒤 30일 안에 입원하면 회복기 재활환자로 인정됩니다. 인정되는 기간은 입원일부터 30일입니다. 부러진 곳을 금속으로 고정하는 수술(내고정술)이나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분은, 30일보다 더 계셔야 하는 이유를 의사소견서 같은 자료로 붙이면 60일까지 인정됩니다. 부러진 머리 부분만 바꾸는 반치환술은 고시 문구상 이 연장 대상에 들어 있지 않으니 병원에 확인해 보십시오.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30일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분은 60일 안에 들어가도 됩니다.

재활의료기관에서 고관절 골절 환자로 인정되는 기간입니다. 수술 뒤 30일 안에 들어가야 하니 퇴원 전에 미리 알아보셔야 합니다 (자료: 재활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 등에 관한 고시,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190호 별표 2)
재활의료기관에서 고관절 골절 환자로 인정되는 기간입니다. 수술 뒤 30일 안에 들어가야 하니 퇴원 전에 미리 알아보셔야 합니다 (자료: 재활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 등에 관한 고시,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190호 별표 2)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수술 뒤 30일이라는 기한이 있어서, 급성기 병원에 있는 동안 재활의료기관에 자리가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퇴원을 앞두고 병원 사회사업팀이나 담당 의사에게 "재활의료기관으로 옮길 수 있는 상태인지"를 먼저 물어보시면 됩니다.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라 의사와 간호사가 늘 있지만, 간병인 비용은 지금 건강보험이 안 되어 보호자가 따로 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부가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에서 일부 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무엇이 다른지는 요양원·요양병원·주야간보호 차이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요양원은 의료기관이 아니라 생활 시설입니다. 그 대신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고시 제43조에 따라, 요양원은 기능회복훈련을 늘 해 드려야 하고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도 정기적으로 해 드리도록 애써야 합니다. 그 비용은 시설급여에 이미 들어 있어 따로 받으면 안 됩니다(제44조 제3항). 다만 병원의 전문 재활치료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수술 직후 집중 재활이 필요한 시기는 재활의료기관에서 보내시고, 그 뒤에 생활할 곳으로 요양원을 정하는 순서를 생각해 보실 수 있습니다. 요양원에서 걷기와 운동을 어디까지 해 드리게 되어 있는지는 요양원에 가시면 걷던 분도 못 걷게 되신다던데요에 따로 적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물리치료실입니다. 치료용 침대와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물리치료실입니다. 치료용 침대와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수술 직후에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해도 되나요?

요양원에 들어가시려면 장기요양등급이 있어야 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15조 제2항은 등급판정위원회가 「6개월 이상 동안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수급자로 판정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태만이 아니라 앞으로 6개월 넘게 도움이 필요할지를 보는 것입니다.

수술한 지 며칠 안 된 때는 누구나 혼자 화장실을 못 가십니다. 그런데 재활로 빠르게 좋아지는 중이라면 이 상태가 6개월 넘게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청 시기를 주치의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신청 자체는 언제든 할 수 있고, 등급판정위원회는 신청서를 낸 날부터 30일 안에 판정해야 합니다(법 제16조 제1항). 정밀조사가 필요하면 30일 안의 범위에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재활의료기관에 계시는 동안 신청해 두면, 퇴원할 즈음 결과가 나와 다음 갈 곳을 정하기가 수월합니다.

등급을 받았다고 모두 요양원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2등급은 바로 들어갈 수 있고, 3~5등급은 돌볼 가족이 없거나 집 환경이 어려운 것 같은 사정이 있을 때, 등급판정위원회가 인정해 주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3등급이면 요양원에 못 들어가나요와 장기요양등급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인정조사 날 무엇을 보는지는 인정조사 방문 글에 있습니다.

다시 부러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고관절이 한 번 부러진 분은 다른 뼈도 부러지기 쉽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대개 뼈가 약해진 어르신이 넘어지면서 생깁니다(Dyer 외 2016). 국내 건강보험 자료로 7만 3,717명을 본 연구(2020)에서는 골다공증 골절을 겪은 분의 17.91%가 2년 안에 다시 골절됐고, 처음 부러진 곳이 고관절일 때 위험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약을 드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대한골대사학회 팩트시트에서는 2015년에 골다공증 골절(고관절, 척추, 위팔, 손목)을 겪은 분 가운데 1년 안에 골다공증 약을 쓴 분이 41.9%였습니다. 고관절 골절만 보면 36.6%로 더 낮았습니다. 골다공증 약을 시작한 분 전체로 보면, 1년 동안 처방받은 약을 80% 이상 챙겨 드신 분은 33.2%였습니다. 고관절 골절 환자 5만 9,782명을 본 국내 연구(2013)에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약을 꾸준히 드신 분이 고관절이 또 부러지는 일이 적었습니다.

2015년에 골다공증 골절을 겪은 분 가운데 1년 안에 골다공증 약을 쓴 분은 41.9%였고, 고관절 골절만 보면 36.6%였습니다 (자료: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Ahn 외 J Bone Metab 2020)
2015년에 골다공증 골절을 겪은 분 가운데 1년 안에 골다공증 약을 쓴 분은 41.9%였고, 고관절 골절만 보면 36.6%였습니다 (자료: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팩트시트, Ahn 외 J Bone Metab 2020)

퇴원하실 때 정형외과 의사에게 "골다공증 약은 언제부터 드시나요"라고 꼭 물어보십시오. 수술은 정형외과에서 했는데 골다공증 약은 아무도 챙기지 않은 채로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골다공증 약에 건강보험이 되는 기준은 그동안 바뀌어 왔으니, 처방받으실 때 주치의에게 확인하시면 됩니다.

넙다리뼈 속을 그린 그림입니다. 왼쪽이 정상 뼈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골다공증으로 속이 성글어진 뼈입니다 (그림: Laboratoires Servier,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넙다리뼈 속을 그린 그림입니다. 왼쪽이 정상 뼈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골다공증으로 속이 성글어진 뼈입니다 (그림: Laboratoires Servier,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넘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질병관리청 2024년 퇴원손상통계에서 65세 이상이 다쳐서 입원한 원인의 66.4%가 추락과 낙상이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은 54세, 60세, 66세 여성에게 골밀도 검사를 하고, 66세, 70세, 80세에게는 일어나서 3m를 걸었다 돌아와 앉는 낙상 검사를 합니다(건강검진 실시기준 고시 제2026-6호). 따님 어머니처럼 밤에 화장실 가시다 넘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길에 불을 켜 두고 걸려 넘어질 것을 치워 두시면 좋습니다. 요양원에서 넘어지셨을 때 책임이 어떻게 되는지는 어머니가 넘어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에 적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화장실입니다. 변기 옆과 세면대 옆에 손잡이가 있어 앉고 일어나실 때 잡으실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화장실입니다. 변기 옆과 세면대 옆에 손잡이가 있어 앉고 일어나실 때 잡으실 수 있습니다

Q. 고관절 수술을 받은 어머니가 요양원에 가시면 재활은 어떻게 하나요?

요양원은 병원이 아니라서 재활의료기관처럼 매일 몇 시간씩 전문 재활치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고시 제43조에 따라 기능회복훈련을 늘 해 드려야 하고,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도 정기적으로 해 드리도록 애써야 합니다. 입소자 30명 이상인 요양원에는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를 1명 이상 두게 되어 있습니다(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 이 비용은 시설급여에 들어 있어 따로 내지 않습니다. 수술 직후 집중 재활이 필요한 시기는 재활의료기관에서 보내시고, 어느 정도 걸으실 수 있게 된 뒤 요양원으로 옮기시는 방법을 생각해 보실 수 있습니다.

요양원에 들어가실 때는 수술 기록과 퇴원 요약지, 재활병원에서 받은 운동 지침을 가져가십시오. 체중을 얼마나 실어도 되는지, 다리를 어느 방향으로 굽히면 안 되는지는 수술 방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요양원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알아야 합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고관절 수술을 받으신 부모님 때문에 요양원을 알아보신다면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시설이든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1.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가 있나요. 수술 뒤 운동은 누가, 일주일에 몇 번 도와주시나요.
  2. 수술한 병원에서 받은 운동 지침(체중을 얼마나 실어도 되는지, 피해야 할 자세)을 요양보호사까지 알고 있게 해 주시나요.
  3. 밤에 화장실 가실 때 넘어지지 않게 어떻게 하시나요. 침대 높이와 밤 조명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4. 골다공증 약과 진통제는 누가 챙기고, 계약의사는 한 달에 몇 번 오시나요.
  5. 갑자기 헷갈려하시는 섬망이 오면 보호자에게 어떻게 알리고 병원에는 어떻게 모시나요.

요양원을 고를 때 볼 것 전체는 요양원 고르는 법에, 한 달 비용은 요양원 비용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고관절 수술을 받고 오시는 어르신은 입소 상담 때 수술 기록, 퇴원 요약지, 재활병원 운동 지침, 드시는 약 목록을 가져와 주시면 좋습니다. 어느 쪽 다리에 체중을 얼마나 실어도 되는지 알아야 물리치료실에서 할 운동과 생활실에서 걸으실 길을 함께 정할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옥상 정원입니다. 다리에 힘이 붙으시면 날 좋은 날 이런 길을 천천히 걸으실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옥상 정원입니다. 다리에 힘이 붙으시면 날 좋은 날 이런 길을 천천히 걸으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요양보호사를 법정 기준보다 많이 둡니다. 수술 뒤 걷기가 겁나서 일어나지 않으려 하시는 어르신 옆에 요양보호사가 앉아서 한 번 더 같이 일어나 보시자고 권해 드릴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퇴원하기 전에 담당 의사에게 세 가지를 물어 적어 두시는 것입니다. 어떤 수술을 받으셨는지, 체중을 얼마나 실어도 되는지, 골다공증 약은 언제부터 드시는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치신 날과 수술하신 날을 함께 적어 두고, 재활의료기관에 들어가는 30일 기한을 어느 날부터 세는지 병원에 확인하시는 것입니다.

처음 전화하신 따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어머니가 하시는 엉뚱한 말씀은 수술 뒤 섬망일 가능성이 크고, 대개는 좋아지니 안경과 보청기부터 챙겨 드리시라고요. 그리고 퇴원 뒤 바로 요양원을 정하시기보다, 재활의료기관에서 한 달 남짓 재활을 받으시고 그때 걷는 모습을 보고 정하셔도 늦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가 화장실 가시다 넘어지셨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따님이 "제가 그날 자고 가기만 했어도"라고 하셨습니다. 밤마다 화장실 가시는 길을 자식이 곁에서 지켜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따님이 지금 하고 계신 것처럼 퇴원 뒤 갈 곳을 알아보고 물어보시는 게, 어머니께 지금 제일 필요한 일입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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