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넘어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고 나면 질문이 셋 생깁니다. 얼마나 다치셨나, 왜 아무도 옆에 없었나. 그리고 며칠 지나면 세 번째 질문이 나옵니다. 이게 요양원 책임 아닌가, 하는 질문입니다. 세 질문에 법과 계약서와 판결이 뭐라고 답하는지 적었습니다.

"새벽에 전화가 왔어요. 어머니가 화장실 가시다가 넘어지셨다고요. 지금 병원 응급실이래요. 저는 아직 어머니 얼굴도 못 봤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밤에 사람이 있다면서요. 그런데 왜 넘어지실 때 아무도 없었나요."

아드님 되시는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한참 있다가 목소리를 낮춰 물으셨습니다. "이런 거, 요양원 책임 아닌가요."

이 질문은 어느 요양원에서든 나옵니다. 저희 시설에서도 나올 수 있는 질문이고, 그래서 남의 일처럼 쓸 수 없는 글입니다. 다만 보호자가 이 질문을 하실 때 대개 두 가지를 모르고 계십니다. 하나는 요양원이 넘어지는 일에 대해 법으로 무엇을 약속하고 있느냐입니다. 다른 하나는 넘어진 뒤에 시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그것을 했는지 어떻게 확인하는가입니다. 이 둘을 알아야 "책임이냐"는 질문에 답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넘어지는 일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글이 아닙니다. 그것은 떨림은 잡혔는데 자꾸 넘어지십니다에 손잡이와 바닥과 난간 이야기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은 이미 넘어지신 다음에 어떻게 하느냐를 적은 글입니다. 전화를 받은 그날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계약서와 법이 시설에 무엇을 시키는지, 법원은 어떤 경우에 시설 책임을 인정하고 어떤 경우에 인정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보험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복도입니다. 양쪽에 손잡이가 있고 문턱이 없습니다. 이런 구조는 시설이 알아서 한 것이 아니라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가 요구하는 것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복도입니다. 양쪽에 손잡이가 있고 문턱이 없습니다. 이런 구조는 시설이 알아서 한 것이 아니라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가 요구하는 것입니다

요양원은 넘어지는 것을 막을 의무가 있나요

있습니다. 다만 그 의무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정확히 보셔야 합니다. 법과 고시와 계약서 어디에도 넘어지지 않게 하라고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넘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런 구조를 갖추고, 위험을 평가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건물 쪽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에 있습니다. 복도와 화장실과 침실에는 문턱을 없애고 손잡이를 붙이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게 해야 합니다. 복도와 화장실에는 밤에 켜 두는 상용등을 두어야 하고, 목욕실 바닥재는 미끄럽지 않은 소재여야 하며, 계단 입구에는 잠금장치가 있는 출입문을 두되 불이 나면 잠금이 저절로 풀리게 해야 합니다. 침실 항목에는 「노인들이 자유롭게 침대에 오르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문장도 있습니다. 위 사진의 복도 손잡이가 바로 그 조문대로 붙인 것입니다.

돌봄 쪽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있습니다.

⑦ 시설급여기관은 수급자의 낙상 및 욕창 등을 예방하고 시설 내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화재발생 등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을 구비하고 정기적인 직원교육을 실시한다.

—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43조 제7항

계약서에도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시설급여 표준약관 제10조 제5항은 시설이 「활력증상 확인, 투약관리, 욕창관리, 낙상방지 등 건강관리 활동을 하여야 한다」고 적습니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5년 시설급여 평가매뉴얼은 시설이 모든 어르신의 낙상 위험도를 반기에 한 번 이상 검증된 도구로 평가하는지, 새로 들어오시는 분은 입소 당일까지 평가하는지, 위험이 큰 분의 침상에 낙상 고위험 표지를 붙였는지, 직원이 그분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지를 봅니다.

이 조문들을 나란히 놓으면 한 가지가 보입니다. 시설이 약속한 것은 넘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결과가 아니라, 이런 절차를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구조를 갖추고, 위험을 평가하고, 예방 활동을 하고, 직원을 교육하겠다는 약속입니다. 넘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시설이 잘못한 것이 되지는 않고, 반대로 넘어질 만한 분이라는 것을 알면서 아무것도 안 했다면 그것이 잘못이 됩니다. 뒤에 나오는 판결들도 바로 이것을 봅니다.

넘어지신 뒤에 요양원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

넘어진 순간부터 시설이 해야 하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확인하고, 알리고, 적는 것입니다. 각각 근거가 있습니다.

먼저 확인입니다. 요양보호사 표준교재 2026년 개정판은 낙상을 「사고에 따른 위기상황」으로 묶어 네 단계를 가르칩니다. 상황을 판단하고, 대상자를 살펴보고, 응급처치를 하고, 가족이나 기관장에게 보고하는 순서입니다. 살펴볼 때는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으신지 묻고, 대답을 하시면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계속 묻습니다. 상당한 출혈, 의식의 변화, 호흡 불안정, 피부색 변화, 신체 일부가 부풀어 오름, 심한 통증 가운데 하나라도 있으면 119에 신고합니다. 신고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면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교재는 적습니다. 골절 항목에는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은 낙상 뒤 골절이 흔하니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울 만큼 아프거나 모양이 변했으면 골절부터 의심하고, 안정시킨 뒤 스스로 움직이지 않게 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공단이 2023년 5월에 낸 장기요양기관 안전관리 대응 가이드도 같은 말입니다. 일어날 수 없거나 상태가 심각하면 119를 부르고 의료진이 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옮기지 말고, 넘어지는 것을 직접 보지 못했으면 어르신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알리는 것입니다. 고시가 정합니다.

② 장기요양기관 및 종사자는 급여제공과정에서 수급자의 질병악화 등으로 의료기관의 치료 또는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때에는 보호자 등에게 이를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 같은 고시 제8조 제2항

계약서는 더 구체적입니다. 표준약관 제10조 제6항은 건강에 「이상시 지체없이」 보호자에게 통보하라고 적고, 제12조 제1항은 생명이 위급하다고 판단되면 협약병원이나 어르신·보호자가 지정한 병원으로 「즉시 후송하고」 보호자에게 「즉시 통보하여야 한다」고 적습니다. 새벽에 전화를 받으신 것은 시설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계약서대로 한 것입니다. 오히려 아침에 출근한 뒤에야 전화하는 시설이 문제입니다. 시설장은 근무시간이 아니어도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대비해야 한다고 고시 제6조 제4항 제2호가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마지막은 적는 것입니다. 표준교재는 상황이 끝나면 상태기록지나 사고보고서를 쓰되 「가급적 자세히 사실만을」 적으라고 가르칩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했던 것 같다고 쓰지 말고,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경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에 어떤 조치를 하였음, 하는 식으로 쓰라는 예까지 들어 있습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5」는 시설장이 어르신을 수시로 관찰하고 특이사항을 기록하도록 정하고, 표준약관 제17조는 「수급자나 가족이 요구할 경우」 그 기록을 공개하라고 정합니다. 밤이었다면 야간점검일지에 그 시간대 확인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밤 10시부터 아침 6시 사이에 세 번 이상 어르신 상태를 살폈는지가 평가지표에 있다는 것은 해가 지면 어머니가 가방을 싸십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시점시설이 해야 하는 것근거
발견 즉시의식·호흡·맥박·통증 확인, 골절이 의심되면 움직이지 않게 하기표준교재 2026년판 684~686쪽·706쪽, 공단 안전관리 대응 가이드(2023.5)
위기징후가 있으면119 신고, 협약병원이나 어르신·보호자가 정한 병원으로 즉시 후송표준교재 685쪽, 표준약관 제12조 제1항
그 자리에서보호자에게 즉시 통보표준약관 제10조 제6항·제12조 제1항, 고시 제8조 제2항
그날 안에사고보고서에 시각·장소·조치를 사실대로 기록표준교재 686쪽, 시행규칙 「별표 5」 8.다
가족이 요구하면기록 공개표준약관 제17조
그 뒤상태 변화를 반영해 급여제공계획을 고치고, 낙상 위험도는 반기마다 다시 평가공단 2025년 평가매뉴얼 지표 25·24

전화를 받으신 그날 무엇을 물어보면 되나요

화가 난 상태로 전화를 받으면 "왜 아무도 없었느냐"부터 나옵니다. 그 질문은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그날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부터 물으셔야 합니다. 며칠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고, 그때 가서는 시설 기록에 적힌 것이 전부가 됩니다.

  1. 몇 시에 넘어지셨나요. 정확한 시각을 모르면 마지막으로 괜찮으신 것을 확인한 시각과 발견한 시각을 따로 물어보십시오.
  2. 어디서 넘어지셨나요. 침대 옆인지, 화장실인지, 복도인지. 무엇을 하시다가 넘어지셨는지.
  3. 누가 발견했고, 넘어지는 것을 본 사람이 있나요. 본 사람이 없으면 없다고 솔직히 말해 주는 시설이 믿을 만합니다.
  4. 발견하고 무엇을 했나요. 어디를 확인했고, 누가 판단했고, 병원은 언제 어디로 갔는지.
  5. 기록이 있나요. 사고보고서와 급여제공기록지와 야간점검일지에 오늘 일이 적혀 있는지, 나중에 볼 수 있는지.
  6. 그 자리에 CCTV가 있나요. 있다면 열람 절차가 무엇인지. 보호자가 볼 수 있는 범위와 절차는 저 카메라, 저희도 볼 수 있나요에 적어 두었습니다.

여섯 가지를 다 물어봐도 5분이면 됩니다. 이 답을 그날 메모해 두시면 나중에 어떤 이야기가 오가더라도 기준이 됩니다. 시설이 잘못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그 다음 일입니다.

그래서 요양원 책임인가요

계약서부터 보겠습니다. 시설급여 표준약관 제18조는 시설이 배상해야 하는 경우와 배상하지 않는 경우를 나누어 적어 두었습니다.

① 다음 각 호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을'은 '갑'에게 배상할 의무를 진다. 1. 시설 종사자의 고의나 과실로 인하여 '갑'을 부상케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때 2. 상한 음식을 제공하였거나 약을 잘못 투약하여 '갑'의 건강을 상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때 3. 시설장비 또는 시설관리가 부실하여 '갑'을 부상케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때 4. 학대(노인복지법 제1조의2 제4호의 노인학대 및 같은 법 제39조의9의 금지행위를 말한다)로 인하여 '갑'의 건강상태가 악화되거나,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때 ② 다음 각 호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갑'은 '을'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없다. 1. 시설 내에서 자연 사망하였을 때 2. '을'이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갑'이 임의로 외출하여 상해를 당했거나 사망하였을 때 3. '갑'이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상해를 당했거나 사망하였을 때 4. '갑'이 본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하여 상해를 당했거나 사망하였을 때

—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제10068호 「장기요양급여 이용 표준약관」(시설급여) 제18조

'갑'은 어르신, '을'은 시설입니다. 넘어지는 일은 제1항 제1호와 제3호에 걸립니다. 종사자의 과실로 넘어지셨거나, 시설 관리가 부실해서 넘어지셨으면 시설이 배상합니다. 그러니 계약서를 봐도 넘어졌다고 바로 배상하는 것이 아니라, 과실이나 관리 부실이 있었을 때 배상하는 것입니다.

찾아본 판결들도 같은 지점을 봅니다. 판결을 몇 개 나란히 놓고 보면 어디서 판단이 달라지는지 보입니다.

판결무슨 일이 있었나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법 2019.1.11. 선고 2018가소2166036치매와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92세 어르신. 요양원이 두 번 넘어지신 뒤 침대를 쓰지 말라고 권했는데, 어르신과 자녀가 「침대 사용으로 낙상이 생겨도 배상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침대를 요구. 35cm 저상침대에서 내려오다 대퇴골 골절각서를 썼어도 낙상 고위험 어르신을 보호할 주의의무가 없어지지 않는다. 어르신이 식사를 거부하시는 것을 보고서야 뒤늦게 물어봐 넘어진 사실을 알았다는 점도 들어 요양원 책임 50%
서울중앙지법 2015.8.11. 선고 2014가합29822 (법원은 요양원 낙상사고로 소개했고, 판결문에는 노인주거복지시설로 적혀 있습니다)83세 어르신이 입소 이틀 뒤 침대에서 떨어져 경막하출혈, 이듬해 그 후유증으로 돌아가심. 요양보호사가 외상이 없다며 냉찜질만 하고, 다음 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식사도 하지 않으시는데 특별히 살피지 않은 채 퇴근. 낮 12시경에야 출근한 간호조무사가 119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넘어진 것을 안 뒤에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의무를 게을리했다. 어르신과 보호자도 더 주의했어야 한 점, 고령과 치매가 경과에 영향을 준 점 등을 들어 책임 40%
대전지법 2025.4.15. 선고 2024나225752치매와 어지럼증과 낙상 과거력이 있는 어르신이 수액을 맞다가 올려 둔 침상 난간에 걸터앉다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침. 요양원이 먼저 배상 채무가 없다는 확인 소송을 냄이런 어르신은 난간에 걸터앉아 넘어질 가능성을 예상하고 주의를 주며 막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 1심 40%, 항소심에서는 호출벨을 누를 수 있었던 점 등을 들어 25%
수원지법 평택지원 2025.1.23. 선고 2023가합116464등급 어르신이 새벽에 화장실에서 넘어져 요추 골절요양원은 의료기관이 아니라 노인요양시설이므로 병원과 같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아니라 적절한 요양 조치 의무를 진다. 스스로 이동하고 비상벨을 쓸 수 있는 분이라 밀착 감시 의무는 없고, 사고 뒤 응급처치와 보호자 연락이 적절했다. 요양원 책임 없음

네 판결이 공통으로 보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시설이 그 어르신이 넘어질 위험을 미리 알 수 있었는가, 그리고 알았다면 그에 맞는 조치를 했는가. 넘어진 뒤에 바로 확인하고 병원에 보내고 가족에게 알렸는가도 같이 봅니다. 두 번째 판결은 넘어진 것 자체가 아니라 넘어진 뒤에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 책임의 이유였고, 첫 번째 판결도 넘어진 사실을 뒤늦게 안 점을 주의의무 위반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첫 번째 판결에서는 각서가 시설의 주의의무를 없애지 못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지침도 입소계약서에 「입원기간 중 부주의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식의 조항을 넣는 것을 법 위반이 될 수 있는 면책조항의 예로 들어 두었습니다. 입소 때 그런 각서를 내미는 곳이 있다면, 그 요양원이 사고를 어떻게 다루는지 미리 보여 주는 셈입니다.

형사 책임이 인정된 사례도 하나 있습니다. 2026년 7월 16일 대법원이 확정한 사건에서는 골다공증으로 하반신이 불편한 94세 어르신을 요양보호사가 2인 1조로 옮기라는 지침을 지키지 않고 혼자 일으키다 침대 아래로 미끄러지게 해 대퇴골이 부러졌고, 아흐레 뒤 돌아가셨습니다. 시설장은 사고를 그날 저녁에야 보고받았습니다. 1심은 시설장에게 무죄를 주었지만 2심은 유죄로 뒤집었고 대법원이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2인 1조 이동이 실제로 지켜지도록 관리하지 않은 것, 낙상 예방 교육을 실제로 하지 않고 기록만 남긴 것, 그리고 사고를 보고받고도 바로 병원 진료를 받게 하지 않은 것이 이유였습니다. 시설 입장에서 뼈아픈 판결이지만, 보호자가 "교육을 하시나요"와 "몇 분 안에 누구에게 보고되나요"를 왜 물어야 하는지가 여기 들어 있습니다.

넘어지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느냐도 적어 두겠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65세 이상 낙상 사고 가운데 노인요양시설에서 일어난 것은 2020년 112건에서 2024년 523건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전국 58개 병원과 52개 소방서 등에서 접수된 건수이지 실제 발생 건수가 아니고, 요양원 낙상을 전수로 집계해 공개한 통계는 저희가 찾지 못했습니다. 어느 요양원도 넘어지는 일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넘어지는 일이 있느냐고 물으실 게 아니라, 넘어지면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셔야 합니다.

보험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보호자가 잘 모르시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요양원은 넘어지는 일 같은 안전사고에 대비한 보험에 법으로 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두 가지가 따로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무입니다. 요양원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이고, 사회복지사업법이 시설 운영자에게 보험을 들라고 정합니다.

① 시설의 운영자는 다음 각 호의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하기 위하여 손해보험회사의 책임보험에 가입하거나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4조에 따른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책임공제에 가입하여야 한다. 1.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2. 화재 외의 안전사고로 인하여 생명ㆍ신체에 피해를 입은 보호대상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 제1항

「화재 외의 안전사고로 생명이나 신체에 피해를 입은 보호대상자」에 넘어져 다치신 어르신이 들어갑니다. 안 들면 같은 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입니다.

두 번째는 장기요양보험 쪽입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의5는 종사자가 급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어르신의 상해 같은 손해를 배상하는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을 정해 두었습니다. 법 조문은 「가입할 수 있다」인데, 같은 조 제2항은 들지 않은 기간 동안 공단이 그 시설에 주는 급여비용의 일부를 깎을 수 있다고 하고, 시행규칙 제27조의4는 그 폭을 100분의 10의 범위로 정합니다. 급여 고시 제10조는 시설급여기관이 그날의 수급자 수나 근무하는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이 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고 적고, 제68조는 안 든 비율에 따라 급여비용을 97%, 95%, 90%로 깎아 산정합니다. 법은 선택으로 두고, 안 들면 돈을 깎는 방식으로 사실상 들게 만든 것입니다.

보험근거무엇을 배상하나안 들면
사회복지시설 책임보험(공제)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화재, 화재 외 안전사고로 입소자가 다치거나 숨진 것300만원 이하 과태료(제58조 제2항)
전문인 배상책임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의5, 시행규칙 제27조의4, 급여 고시 제10조·제68조종사자가 급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수급자의 상해 등 법률상 손해급여비용 3~10% 감액

보호자 입장에서 알아 두실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설에 과실이 있었다면 배상은 보험에서 나온다는 것이고, 그래서 시설이 사고를 숨길 이유가 그만큼 적다는 것입니다. 위의 각서 판결에서도 소송 상대는 요양원과 그 요양원의 배상책임보험 회사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두 보험에 들었는지를 입소 전에 물어봐도 된다는 것입니다. 들었다는 대답이 당연한 것이고, 대답을 바로 못 한다면 그 요양원은 한 번 더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병원에 입원하시면 요양원 자리와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넘어져서 입원하시면 두 가지가 걱정됩니다. 자리가 없어지지 않나, 그리고 입원해 있는 동안 요양원 비용은 어떻게 되나입니다.

고시 제45조 제2항은 어르신이 의료기관에 입원한 경우 급여비용의 50%를 「외박비용」으로 산정하되 1회 최대 10일, 한 달에 15일까지로 정합니다. 그리고 제46조 제1항은 시설이 외박 첫 10일 동안은 그 자리에 다른 분을 들일 수 없다고 정합니다. 입원 열흘까지는 자리가 그대로이고 급여비용은 절반입니다. 열흘을 넘기면 시설과 다시 이야기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50%는 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비용 이야기이고, 식사재료비나 상급침실료 같은 비급여를 입원 중에 어떻게 하는지는 계약서에 따릅니다. 비급여 항목이 무엇인지는 요양원 한 달 비용을 정리한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입소 전후에 자주 나오는 질문은 요양원에 자주 묻는 질문에도 모아 두었습니다.

Q. 요양원에서 어머니가 넘어져 다치셨는데 요양원 책임인가요

넘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계약서인 시설급여 표준약관 제18조는 종사자의 과실이나 시설 관리 부실로 다친 경우에 시설이 배상한다고 정하고, 공개된 판결들에서는 시설이 그 어르신이 넘어질 위험을 알 수 있었는지와 그에 맞는 조치를 했는지, 넘어진 뒤에 바로 살피고 알렸는지를 보았습니다. 위험을 알고도 조치를 안 했거나 넘어진 뒤에 살피지 않은 사건에서는 요양원 책임이 25%에서 50%로 인정됐고, 스스로 이동하고 비상벨을 쓸 수 있는 어르신이 넘어진 뒤 응급처치와 보호자 연락이 적절했던 사건에서는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배상은 요양원이 법으로 들어야 하는 책임보험에서 나옵니다.

Q. 어머니가 넘어지셨다는 전화를 받으면 무엇을 물어봐야 하나요

몇 시에, 어디서, 무엇을 하시다가 넘어지셨는지, 누가 발견했고 본 사람이 있는지, 발견하고 무엇을 했고 병원은 언제 어디로 갔는지, 사고보고서와 급여제공기록지와 야간점검일지에 적혀 있는지, 그 자리에 CCTV가 있고 열람 절차가 무엇인지입니다. 이 여섯 가지를 그날 메모해 두시면 됩니다. 시설이 보호자에게 즉시 알리고 위급하면 즉시 병원으로 보내는 것은 표준약관 제10조 제6항과 제12조 제1항, 급여 고시 제8조 제2항이 정한 의무이니, 새벽에 전화가 왔다면 그것은 시설이 할 일을 한 것입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1. 낙상 위험도를 언제 어떤 도구로 평가하나요. 그 결과로 어머니 침대 위치나 화장실 동선이 바뀌나요.
  2. 넘어지시면 몇 분 안에 누구에게 알리나요. 밤이면 누가 판단해서 병원에 보내나요.
  3. 보호자에게는 언제 어떻게 알리나요. 밤중에도 바로 전화하나요.
  4. 사회복지시설 책임보험과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들어 있나요.
  5. 넘어진 뒤에 사고보고서와 급여제공기록지를 보호자가 볼 수 있나요.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에서도 어르신이 넘어지시는 일은 있습니다. 없다고 말씀드리면 거짓말입니다. 위 사진의 복도가 저희 복도이고, 양쪽 손잡이와 문턱 없는 바닥은 법이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갖춘 것입니다.

법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신경 쓴 것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 숫자입니다. 저희는 요양보호사 한 분이 맡는 어르신이 약 1.6명입니다. 현원과 근무 편성에 따라 오르내리는 값이고, 법정 기준은 2.1명입니다. 그 차이는 넘어지는 일에서 딱 하나로 나타납니다. 화장실에 가시려고 일어나실 때 옆에 갈 수 있는 사람이 조금 더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전화를 받은 날 밤에 잠이 안 오셨을 겁니다. 내가 집에서 모셨으면 안 넘어지셨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 그 다음에는 시설에 대한 화가 나고, 그 다음에는 그 화가 정당한지 몰라 더 힘드셨을 겁니다.

오늘 돈 안 들이고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종이에 적는 것입니다. 이미 들으신 것은 기억나는 대로 적고, 못 들으신 것은 시설에 전화해서 물으십시오. 다른 하나는 그 종이 아래에 어머니가 넘어지시기 전 한 달 동안 걸음이 어떠셨는지를 적는 것입니다. 면회 때 보신 것과 통화 때 들으신 것을 적으시면 됩니다. 그것이 시설의 낙상 위험 평가와 맞는지 견주어 보십시오.

넘어지신 것이 시설 책임인지는 오늘 결론이 안 납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오늘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집에서 모셨어도 넘어지셨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집에 계신 어르신 스무 분 중 한 분꼴인 5.6%가 지난 한 해에 넘어지셨습니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기로 한 결정 때문에 어머니가 넘어지신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 찾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게 어머니를 돌보고 계신 겁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개정 2024.12.31.)·별표 5(개정 2021.6.30.) /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6조·제8조·제10조·제43조·제45조·제46조·제68조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의5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27조의4 /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제58조 / 「사회복지사업법 시행령」 제18조의3 /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제10068호 「장기요양급여 이용 표준약관」(시설급여, 2014.9.19. 개정) 제10조·제12조·제17조·제18조 /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지침」(예규 제375호, 2021.9.22.) Ⅲ.3.가.(2)(마) / 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 개정판 684~686쪽·706쪽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5년 장기요양기관 시설급여(노인요양시설) 평가 매뉴얼」(2025.1.) 평가지표 10·21·24·25 /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기준실 「장기요양기관 안전관리 대응 가이드」(2023.5.) 낙상발생 시 보고체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1.11. 선고 2018가소2166036 판결(법률신문 2019.2.7. 보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8.11. 선고 2014가합29822 판결 / 대전지방법원 2025.4.15. 선고 2024나225752 판결 /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1.23. 선고 2023가합11646 판결 / 대법원 2026.7.16. 선고 2026도2014 판결(법률신문 보도) / 같은 사건 한국경제 2026.9.4. 보도 / 질병관리청·한국소비자원 보도참고자료 「고령자 낙상 예방 캠페인 실시」(2025.10.20.) 표 1 / 보건복지부 「2023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 발표(2024.10.16.)

전화 상담카카오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