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은 잡혔는데 자꾸 넘어지십니다
병 이름에는 떨림이 들어가 있지만, 정작 넘어뜨리는 것은 떨림이 아닙니다. 이름을 붙인 사람도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상담 전화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약은 꼬박꼬박 드세요. 손 떨림도 예전보다 덜하고요. 그런데 지난달에만 세 번 넘어지셨어요."
그러고는 대개 이렇게 물으십니다. 약이 안 듣는 거냐고, 아니면 약을 잘못 쓰고 있는 거냐고. 병 이름에 떨림이 들어 있으니 떨림이 잡혔으면 넘어지는 것도 줄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아서 생기는 질문입니다.
답부터 드리면, 떨림과 넘어짐은 서로 다른 것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이 병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200년도 더 전에 이미 그 사실을 적어 두었습니다.

약은 잘 듣는데 왜 자꾸 넘어지실까요
파킨슨병 환자 87명을 살핀 2015년 연구가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넘어진 적이 있는 분이 27명이었는데, 연구진이 넘어진 사람과 넘어지지 않은 사람을 갈라 놓고 무엇이 달랐는지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두 무리 사이에 나이 차이는 없었습니다. 운동 증상 점수의 총점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차이가 난 것은 몸통과 걸음에 관한 증상, 그러니까 구부정한 자세와 균형, 보행 장애였습니다. 실행기능 저하와 자율신경 이상도 함께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운동 증상 총점에 떨림처럼 균형에 직접 영향을 주기 어려운 항목까지 섞여 있어서 총점만으로는 갈리지 않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아형을 갈라 본 연구는 더 분명합니다. 2019년에 환자 113명을 살핀 연구에서 보고된 낙상은 모두 2,043회였는데, 그중 1,919회가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가 두드러지는 무리에서 나왔습니다. 떨림이 두드러지는 무리에서 나온 것은 124회였습니다.
이유는 생각해 보면 단순합니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떨림은 가만히 있을 때 나오는 떨림입니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대개 줄어듭니다. 그런데 사람이 넘어지는 순간은 일어설 때, 돌아설 때, 걷다가 멈출 때입니다. 떨림이 가장 약해져 있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파킨슨병 약은 떨림과 느려짐에는 잘 듣지만 균형에는 그만큼 듣지 않습니다. 2013년에 나온 자세 불안정 관련 종설은 도파민 약물이 초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균형에 대한 효과는 줄어든다고 정리하면서, 자세 불안정의 기전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약으로 안 되면 방법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같은 종설은 균형을 충분히 흔드는 강도의 운동이 자세 안정성을 개선하고 넘어질 위험을 줄인다고 함께 적었습니다. 어떤 운동을 어느 강도로 할지는 담당 의료진과 물리치료사가 정할 몫이지만, 손을 놓을 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1817년의 의사는 이 병에 이름을 잘못 붙였습니다
제임스 파킨슨은 런던 혹스턴 광장에서 진료하던 의사였습니다. 1817년에 소책자를 하나 냈는데 제목이 『떨림 마비에 관하여』였습니다.
그가 논문에 실은 환자는 여섯 명뿐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읽어 보면 그중 두 명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고, 한 명은 멀리서 본 것이 전부라고 적혀 있습니다. 부검을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여섯 명 중 셋은 진료실에서 본 환자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도 이 소책자가 200년을 살아남은 이유는 관찰이 정확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적은 정의문의 뒷부분을 보십시오.
Involuntary tremulous motion, with lessened muscular power, in parts not in action and even when supported; with a propensity to bend the trunk forwards, and to pass from a walking to a running pace: the senses and intellects being uninjured.
— James Parkinson, An Essay on the Shaking Palsy, 1817, 제1장
몸통을 앞으로 굽히려는 성향이 있고, 걷던 걸음이 뛰는 걸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입니다. 병 이름에는 떨림만 들어갔는데 정의문의 절반은 자세와 걸음 이야기입니다.

본문에 들어가면 더 분명해집니다. 그는 2장에서 증상을 나누면서 두 번째 항목의 제목을 아예 「몸통을 앞으로 굽히고 걷기에서 뛰기로 넘어가는 성향」으로 달았습니다. 떨림과 나란한 독립 항목으로 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 병에 고유한 증상으로 볼 만하다고 적었습니다.
세 번째 환자를 적을 때는 진동이 너무 격해서 떨림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라고 썼습니다. 3장은 통째로 이 병을 비슷해 보이는 다른 병들과 구별하는 데 썼습니다. 이름을 붙인 본인이 그 이름을 미심쩍어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는 의사이면서 화석을 모으는 지질학자였습니다. 지금 그 집터에는 파란 명판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넘어지는 데에도 순서가 있습니까
파킨슨의 원문에는 넘어짐이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나는지가 단계별로 적혀 있습니다. 지금 상담실에서 보호자가 하시는 말씀과 거의 그대로 겹칩니다.
처음에는 다리가 뜻대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는 다리가 의지가 명령한 높이나 속도로 올라가지 않아서 자주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보호자들이 발을 끄시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대목입니다.
다음이 앞으로 쏠림입니다. 앞으로 기울려는 성향을 이길 수 없게 되어 환자는 발끝과 앞꿈치로 딛게 되고, 상체가 너무 앞으로 나가 얼굴로 넘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고 적혀 있습니다. 파킨슨병 어르신이 넘어지시면 손을 짚지 못하고 이마나 얼굴을 다치시는 일이 잦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다음이 가속보행입니다. 훨씬 빠르고 짧은 걸음을 내딛도록 저항할 수 없이 떠밀리고, 그리하여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뛰는 걸음이 된다고 썼습니다. 몇 걸음만 걸어도 넘어지기 때문에 걷기 대신 아예 뛰게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도 적었습니다.
마지막이 이 문장입니다. 부축하는 사람이 앞에서 뒷걸음질로 걸으면서 두 손으로 어깨 앞을 눌러 앞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아 주지 않으면 그는 감히 걸어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여섯 번째 환자를 문진한 대목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걸을 때 길에 돌멩이 하나가 솟아 있으면 발을 들어 올리기가 어려워 겁이 나느냐고 물었더니 그 환자는 그런 순간이 정말 무섭다고 강하게 답했습니다. 곁에 있던 아내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방을 가로질러 걸을 때 바닥에 핀이 하나 떨어져 있으면 그것을 넘어가는 일조차 이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거라고요.
바닥의 핀 한 개입니다. 요양원에서 문턱을 없애고 전선을 벽으로 붙이고 매트 가장자리를 눌러 두는 이유가 200년도 더 된 문장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파킨슨이 틀린 곳은 어디였습니까
정의문의 맨 끝에 감각과 지성은 손상되지 않는다는 구절이 붙어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 그의 오류가 시작됩니다.
그는 4장에서 이 관찰을 근거로 삼아 추론을 하나 세웠습니다. 감각과 지성에 손상이 없으니 병이 뇌까지는 미치지 않은 것이고, 따라서 병소는 척수의 위쪽에 있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오늘날 알려진 자리는 중뇌의 흑질입니다. 그가 지목한 곳과 다릅니다.

이 자리를 찾아낸 사람은 콘스탄틴 트레티아코프입니다. 1919년 파리에서 낸 학위논문에서 사람 뇌 54개의 흑질을 살폈고, 그중 아홉 개가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그는 색소를 가진 신경세포가 사라져 있는 것을 확인했고, 세포 안에 보이는 봉입체에 「레비 소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당시 동료들은 그의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다른 자리가 원인일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가 옳았다는 것이 확인되기까지 다시 여러 해가 걸렸습니다.

지성은 손상되지 않는다는 구절도 뒤집혔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새로 진단받은 환자 136명을 20년 동안 따라간 연구가 2008년에 나왔는데, 20년을 살아남으신 분들 가운데 83퍼센트에게 치매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분모는 처음의 136명이 아니라 20년 뒤까지 생존하신 분들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그분들의 87퍼센트가 넘어진 적이 있다고 보고됐습니다.
샤르코는 이 병의 무엇을 고쳤습니까
파리 살페트리에르 병원의 장마르탱 샤르코는 1862년에 이 병원의 과장이 되었고, 1882년에는 그를 위해 신경계 질환 강좌가 새로 만들어져 초대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강의에서 파킨슨의 서술을 여러 군데 손봤습니다.
첫째, 환자들은 사실 약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근력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실행하는 속도가 느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날 서동증이라고 부르는 것을 따로 떼어낸 것입니다. 마비라는 말이 이름에 들어간 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둘째, 떨림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가 실제로 있다고 했습니다. 1888년 6월의 강의에서는 떨림이 거의 없는 환자를 직접 앞에 세워 놓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떨림 마비」라는 이름을 버리고 「파킨슨병」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환자들이 눈에 띄게 약하지도 않고 떨림이 반드시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가 살페트리에르에서 한 강의를 묶은 책이 이것입니다. 파킨슨의 소책자가 나오고 반세기가 더 지난 뒤였습니다. 「파킨슨병」이라는 이름이 언제 처음 쓰였는지는 자료마다 갈리므로 특정 해를 못 박지 않겠습니다.

당시 그의 강의는 파리의 구경거리이기도 했습니다. 1887년에 앙드레 브루예가 그린 이 그림에 그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그림 속 환자는 파킨슨병 환자가 아니라 다른 병으로 강의에 불려 나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무엇이 어르신을 넘어뜨립니까
지금까지 밝혀진 것을 상담에서 쓰는 말로 옮기면 네 가지쯤 됩니다.
첫째는 자세반사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람은 몸이 기울면 저도 모르게 발을 한 걸음 내디뎌 버팁니다. 이 반사가 잘 나오지 않으면 기울어진 그대로 넘어집니다. 1967년에 만들어진 파킨슨병 병기 분류에서 자세반사의 손상이 나타나는 3기가 곧 넘어짐의 문턱으로 취급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둘째는 동결보행입니다. 걸으려는데 발이 바닥에 붙어 버리는 현상입니다. 29개 연구에 참여한 환자 5,361명을 모아 본 2020년 분석에서 전체 유병률은 39.9퍼센트였습니다. 다만 병을 앓은 기간에 따라 크게 갈렸습니다. 5년 미만은 22.4퍼센트였고 10년 이상은 70.8퍼센트였습니다. 문턱을 넘을 때, 좁은 문을 지날 때, 돌아설 때 잘 나옵니다.

셋째는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누웠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져 어지러워지는 것입니다. 25개 연구의 환자 5,070명을 모은 2011년 분석에서 통합 유병률은 30.1퍼센트였습니다. 연구마다 편차가 커서 대략 세 분 중 한 분 정도로만 읽는 편이 맞습니다.
넷째는 생각이 나뉘는 순간입니다. 걸으면서 말을 걸거나, 걸으면서 무엇을 들거나, 걸으면서 결정을 해야 할 때 넘어짐이 늘어납니다. 앞에서 본 2015년 연구에서 실행기능 저하가 넘어짐과 연관됐던 것이 이 대목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반복해서 넘어지는 분들을 모아 본 연구에서 레보도파 용량이 높은 것이 위험 요인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약이 넘어뜨린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병이 진행할수록 용량이 올라가기 때문에 같이 움직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종설에서 용량을 실제로 확인한 연구는 한 편뿐이었고, 약 때문에 생기는 이상운동증이 넘어짐에 관여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아직 어느 쪽으로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보호자가 임의로 약을 줄이시면 오히려 몸이 굳어 더 위험해집니다. 용량 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우리나라 어르신은 얼마나 넘어지십니까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하는 「노인실태조사」의 2023년 조사에 낙상 항목이 있습니다. 응답자 10,078명 가운데 지난 1년간 넘어진 적이 있다고 답하신 분이 5.6퍼센트였습니다.
여기서 자주 섞이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65세 이상 네 명 중 한 명이 매년 넘어진다는 말이 널리 돌아다니는데, 그것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낸 미국 수치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도 이 둘을 나라별로 나누어 적어 두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일수록 숫자가 올라갑니다.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는 분의 낙상 경험률은 12.9퍼센트로, 제한이 없는 분의 3.9퍼센트보다 세 배 넘게 높았습니다. 넘어지신 분들만 놓고 보면 1년간 넘어진 횟수는 전체 평균이 1.9회인데, 기능에 제한이 있는 분은 2.4회, 제한이 없는 분은 1.6회였습니다.

넘어진 까닭을 보면 파킨슨병 어르신 이야기와 그대로 이어집니다. 미끄러운 바닥이 28.1퍼센트,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이 20.2퍼센트, 다리를 접질린 것이 19.9퍼센트였습니다. 도로나 문턱에 걸린 것도 15.4퍼센트였습니다. 이 수치들은 지난 1년간 넘어지신 561명을 모수로 한 것이고, 보고서는 사례 수가 적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아 두었습니다.

한 가지 단서를 붙여야 합니다. 이 조사는 집에서 지내시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요양원에 입소해 계신 분들의 낙상률로 옮겨 읽으시면 안 됩니다.
침대 난간을 올려 두면 안전해집니까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방법이 침대 난간입니다. 밤에 침대에서 떨어지시니 난간을 양쪽으로 올려 두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입니다.
먼저 통념 하나를 정리하겠습니다. 난간이 오히려 넘어짐을 늘린다는 말이 돌아다니는데, 학술 문헌은 그렇게 깔끔하게 갈리지 않습니다. 2008년에 『Age and Ageing』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이 난간을 줄인 시설들을 모아 봤더니 다섯 편 중 두 편에서 넘어짐이 늘었고 두 편은 차이가 없었으며, 부상과 골절은 어느 쪽에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무작위 배정 시험은 한 편도 없었습니다. 같은 고찰은 난간에서 생긴 심각한 직접 부상이 대부분 낡은 설계와 잘못된 조립 탓이라고 봤습니다.
난간의 진짜 위험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끼이는 것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1985년부터 2009년 1월 1일까지 난간이 달린 침대에서 몸이 끼거나 얽히거나 목이 졸린 사고 803건을 보고받았고 그중 480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자발적으로 접수된 신고를 누계한 것이라 발생률로 환산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가 2003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집계한 성인용 이동식 난간 관련 사망 155건 중에서는 143건이 끼임이었고 난간과 관련된 넘어짐은 11건이었습니다. 이 사망의 61퍼센트는 요양시설이 아니라 집에서 일어났습니다. 다만 이 집계는 병원에서 일어난 사고를 처음부터 빼고 셌고, 병원 침대에 붙어 있는 난간이 아니라 일반 침대에 따로 달아 쓰는 이동식 난간만 다뤘습니다. 영국 의약품규제청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의료용 침대와 난간, 침대 손잡이 같은 관련 기기 전체에서 사망 18건과 중상 54건을 보고받았고, 그 대부분이 끼임 아니면 낙상이었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가슴이나 목이 난간에 끼이는 사고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으로 분류해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난간은 좋다 나쁘다로 답할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르신에게 어떤 규격의 것을 어떻게 점검하며 쓰느냐의 문제입니다. 밤에 화장실에 가시려고 일어나고, 몸이 앞으로 쏠리고, 판단이 흐려지시는 분에게 양쪽 난간을 올려 두면 그분은 난간을 넘으려고 하십니다. 미국 식품의약국도 난간을 타 넘다 떨어질 때 부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위험 목록에 적어 두었습니다.
묶어 두면 안 넘어지지 않겠느냐고 물으십니다
이 질문은 대개 미안해하시면서 나옵니다. 안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아서 물어보신다고들 하십니다.
답은 명확합니다. 넘어짐을 막겠다는 이유만으로는 어르신을 묶을 수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고시가 원칙을 금지로 두고 있습니다.
시설급여기관은 급여제공과정에서 수급자를 격리하거나 억제대 등을 사용하여 묶는 등 신체를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43조제3항
같은 조항에 예외가 붙어 있기는 합니다. 수급자나 종사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은 경우에 한해, 수급자 본인의 치료 또는 보호를 도모하는 목적으로만 가능합니다. 그때에도 본인이나 가족에게 알려 동의를 받고, 어떤 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왜 그렇게 했는지를 급여제공기록지에 적어 두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복지시설 인권보호 및 안전관리지침」에는 이 주제와 정확히 맞닿는 문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서비스의 제공시 안전을 이유로 신체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문장입니다. 넘어질까 봐 하루 종일 앉혀 두는 것이 왜 답이 될 수 없는지가 여기 적혀 있습니다.
요양원은 무엇으로 넘어짐을 줄입니까
묶는 것이 답이 아니라면 무엇이 남는지가 다음 질문입니다. 크게 보아 환경과 사람입니다.
환경 쪽은 법에 적혀 있습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4는 노인요양시설의 구조를 이렇게 요구합니다.
복도ㆍ화장실ㆍ침실 등 입소자가 통상 이용하는 설비는 휠체어 등이 이동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문턱제거, 손잡이시설 부착, 바닥 미끄럼 방지 등 노인의 활동에 편리한 구조를 갖춰야 한다.
—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4 제1호 나목 2)
같은 별표는 목욕실에 대해 바닥재가 미끄럽지 않아야 하고, 욕조를 두는 경우 출입이 편하도록 보조봉 한 개 이상과 수직 손잡이 기둥을 설치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복도와 화장실에는 야간 상용등을 두어야 하고 바닥재는 부드럽고 미끄럽지 않은 소재여야 합니다. 앞에서 본 국내 조사에서 넘어진 까닭의 1위가 미끄러운 바닥이었고, 집 안에서 넘어진 곳의 첫 자리가 화장실과 욕실이었던 것과 겹칩니다. 거실이 17.9퍼센트로 그 바로 뒤였습니다.

사람 쪽은 조금 다릅니다. 파킨슨병 어르신의 넘어짐은 대개 정해진 순간에 몰립니다. 아침에 처음 일어나실 때, 밤중에 화장실에 가실 때, 식사 자리에서 일어서실 때, 좁은 문을 지나실 때입니다. 약효가 떨어지는 시간대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 시간을 알고 그 자리에 미리 가 있는 것이 난간을 하나 더 다는 것보다 실제로는 크게 작용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에도 「낙상예방 환경조성」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장기요양기관 평가방법 등에 관한 고시」 별표1에서 노인요양시설에 매기는 45개 지표 가운데 하나이고 3점이 걸려 있습니다. 안전손잡이가 붙어 있는지,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 있는지, 턱과 쌓아 둔 물건이 치워져 있는지, 휠체어가 지나갈 공간이 있는지, 직원이 넘어질 위험이 큰 분을 알고 있는지를 봅니다.
낙상 위험도를 재는 일은 이름이 따로 붙은 지표가 아니라 같은 별표의 「통합적사정」 지표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모든 수급자의 낙상 위험도를 반기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평가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러니 어느 시설에 물어보시든 낙상 위험도를 언제 어떤 도구로 재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머니 하루 일과의 무엇을 바꾸는지까지 이어서 물어보십시오. 평가만 하고 자리나 동선이 그대로면 종이에만 남습니다.

파킨슨병은 삼킴과 배뇨, 수면까지 함께 흔들리는 일이 잦아서 넘어짐만 따로 떼어 놓고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전문요양실에서 어떤 처치까지 다루는지를 먼저 보시고,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무엇으로 갈리는지를 나란히 놓고 보시면 어디에 무엇을 물어야 할지가 정리됩니다.
Q. 파킨슨병이 있으면 65세가 안 되어도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할 수 있나요?
신청할 수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별표1의 「노인성 질병의 종류」에 파킨슨병(G20)이 들어 있습니다. 이차성 파킨슨증(G21)과 기저핵의 기타 퇴행성 질환(G23)도 같은 목록에 있습니다. 이 목록에 있는 병으로 진단을 받으셨고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 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해당하시면 65세 미만이어도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이 되는 것과 등급이 나오는 것은 다른 문제라서, 실제 등급은 인정조사와 등급판정위원회를 거쳐 정해집니다.
Q. 넘어지지 않게 어머니를 계속 앉아 계시게 하면 안 되나요?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복지시설 인권보호 및 안전관리지침」은 서비스의 제공시 안전을 이유로 신체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역효과가 납니다. 앉아만 계시면 다리 힘이 더 빨리 빠지고, 그러면 다음에 일어서실 때 더 위험해집니다. 넘어짐을 줄이는 방향은 움직임을 없애는 쪽이 아니라 움직이시는 시간과 자리를 알고 그때 곁에 있는 쪽입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물어보실 것
- 파킨슨병 어르신을 모신 경험이 있는지, 약 드시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물어보십시오.
- 어르신이 넘어지셨을 때 가족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알리는지 물어보십시오.
- 넘어진 일이 있고 나서 무엇을 바꾸는지 물어보십시오. 기록만 남기는지 자리나 동선을 실제로 바꾸는지가 갈립니다.
- 밤에 화장실에 가시려고 일어나실 때 어떻게 하시는지 물어보십시오. 이 시간대가 가장 위험합니다.
- 침대 난간을 쓰신다면 어떤 규격을 쓰고 얼마나 자주 점검하는지 물어보십시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에 상담을 오실 때는 장기요양인정서와 개인별장기요양이용계획서, 그리고 최근 약 목록을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파킨슨병이 있으신 경우에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최근 석 달 사이에 넘어지신 일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시다가 넘어지셨는지를 적어 오시는 것입니다.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이 기록이 있으면 상담이 달라집니다. 넘어지는 시간대와 자리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없으면 일반론만 오갑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돈은 들지 않습니다.
하나는 어머니가 밤에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가시는 길을 직접 걸어 보시는 것입니다. 불을 끄고 걸어 보십시오. 발에 걸리는 것과 손으로 짚을 데가 없는 구간이 보입니다. 다른 하나는 최근에 넘어지신 일을 날짜와 시각과 장소만 적어 두시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도 상담실에서도 이 세 가지가 가장 쓸모 있습니다.
파킨슨의 소책자에서 오래 남는 대목은 병의 이름이 아닙니다. 여섯 번째 환자의 아내가 한 말입니다. 방바닥에 핀이 하나 떨어져 있으면 남편에게는 그것을 넘어가는 일이 어려운 일이 될 거라던 말. 그 부인은 남편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백 년이 넘게 지난 지금 우리가 그 문장을 읽고 있는 것은 의사가 그것을 받아 적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넘어지셨을 때 곁에 없었다는 것으로 자책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넘어짐은 스물네 시간 붙어 있어야 막을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넘어지시는지를 아는 사람이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으면 줄어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사람은 대개 가장 오래 곁에 계셨던 분입니다.
넘어지신 것을 막지 못했다고 해서 지금까지 지켜 오신 것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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