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세 분이 따로따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셰익스피어가 손대기 전까지 리어왕은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원래 전설은 딸들이 늙은 아버지의 부양 몫을 조금씩 깎아 내려간 이야기였고, 상담실에서 형제분들이 다투는 것도 결국 그 몫입니다.
같은 어르신 일로 한 주에 세 분이 전화를 주신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전화는 큰아드님이었습니다. 한 달에 얼마가 드는지, 그것만 물으셨습니다. 이틀 뒤에 따님이 전화를 주셨는데 비용은 한 마디도 묻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가 원하지 않으시는데 모셔도 되는 거냐고 물으셨습니다. 주말에는 막내아드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요양원까지 갈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형이 자꾸 밀어붙인다고 하셨습니다.
세 분은 서로 통화한 적이 없었습니다. 세 분 다 어머니를 걱정하고 있었고, 세 분 다 서로가 어머니를 덜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추석이 두 주 남았습니다. 명절 밥상에서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면 대개 이렇게 흘러갑니다. 누가 더 자주 갔느냐, 누가 병원비를 냈느냐, 누가 어머니 성격을 제일 잘 아느냐. 그러다 한 사람이 "너는 명절에만 오면서"라고 말하는 순간 이야기는 끝납니다. 정작 어머니를 어디서 어떻게 모실지는 정해지지 않은 채로요.
이 글은 그 밥상에 앉으시기 전에 읽으시라고 씁니다. 사백 년 된 연극 한 편과, 통계청이 스물두 해 동안 물어 온 질문 하나와, 민법 다섯 조문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왜 부모님 이야기만 나오면 형제끼리 싸움이 될까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늙은 왕이 왕국을 세 딸에게 나눠 주면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나누기 전에 한 가지를 묻습니다.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 편집본 1막 1장 56행입니다.
Which of you shall we say doth love us most, / That we our largest bounty may extend / Where nature doth with merit challenge.
— 너희 중 누가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하겠느냐. 가장 큰 몫을 그쪽에 주겠다. (『리어왕』 1막 1장)
큰딸 고너릴과 둘째 리건은 화려한 말을 늘어놓고, 막내 코딜리아는 할 말이 없다고 합니다. 리어는 화가 나서 코딜리아의 몫을 두 언니에게 넘기고 코딜리아를 내쫓습니다. 여기까지는 다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리어가 실제로 정한 조건은 잘 읽히지 않습니다. 같은 장 146행부터입니다. 리어는 두 사위에게 권력을 넘기면서 자기 몫을 이렇게 남깁니다. 기사 백 명을 두 딸 부부가 부양하고, 자기는 그 백 명을 데리고 한 달씩 번갈아 두 딸의 집에 머물겠다는 것입니다.
Ourself by monthly course, / With reservation of an hundred knights / By you to be sustained, shall our abode / Make with you by due turn.
— 나는 다달이 번갈아, 너희가 부양할 기사 백 명을 남겨 두고, 차례대로 너희와 함께 지내겠다. (『리어왕』 1막 1장)
재산을 먼저 다 넘기고, 노후는 자식들이 번갈아 맡는다. 부양 조건을 한 줄로 정하고, 정작 그 조건이 지켜질지는 "누가 나를 더 사랑하느냐"로 확인한 것입니다. 상담실에서 형제분들이 다투시는 모양이 이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돈과 시간과 역할을 정하는 자리에서, 사랑의 크기를 재고 있습니다.

리어왕은 원래 해피엔딩이었습니다
리어왕 이야기는 셰익스피어가 지어낸 것이 아닙니다. 12세기 몬머스의 제프리가 쓴 『브리튼 왕들의 역사』에 이미 레이르 왕과 세 딸 이야기가 있고, 1587년 홀린셰드의 『연대기』에도 실려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홀린셰드를 읽고 썼고, 제프리의 이야기는 홀린셰드를 거쳐 그에게 닿았습니다.
그런데 원래 이야기의 결말이 다릅니다. 제프리의 판본에서 레이르는 막내딸 코데일라의 도움으로 프랑스 군대를 이끌고 돌아와 두 사위를 물리치고 왕위를 되찾습니다. 그리고 3년째 되던 해에 죽습니다. 홀린셰드도 같습니다. 레이르는 왕국을 되찾아 2년을 더 다스리고, 코데일라가 뒤를 이어 5년을 다스립니다. 코델리아가 아버지 품에서 죽고 아버지도 따라 죽는 결말은 셰익스피어가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원래 이야기에는 셰익스피어 판본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홀린셰드는 두 사위가 왕을 밀어낸 뒤의 조건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he was put to his portion, that is, to live after a rate assigned to him for the maintenance of his estate; which in process of time was diminished
— 왕은 자기 몫을 배정받았다. 즉 신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해진 액수로 살게 되었는데, 그 액수가 시간이 가면서 줄어들었다. (홀린셰드 『연대기』 1587년판, 잉글랜드사 2권)
부양 몫이 정해졌고, 그 몫이 조금씩 깎였다는 것입니다. 홀린셰드는 결국 "하인 한 명도 겨우 붙여 줄" 지경이 되었다고 씁니다. 원래 리어왕 전설은 딸들의 배신 이야기이기 전에, 처음에 정한 부양 조건이 시간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이야기였습니다.


셰익스피어가 결말을 바꿨습니다
셰익스피어 직전에도 같은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 있었습니다. 작자 미상의 『레이르 왕의 진짜 연대기』입니다. 1605년에 인쇄되었고, 이 연극에서도 레이르는 왕위를 되찾고 코델라와 함께 살아서 퇴장합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궁정에서 공연된 기록은 1606년 12월 26일입니다. 1607년 11월 26일 서적상 조합 등록부에 "지난 성탄절 성 스테파노 축일 밤에 화이트홀에서 국왕 폐하 앞에서 공연된" 연극으로 등록되었고, 1608년에 사절판으로 인쇄되었습니다. 이 판본과 1623년 초판 전집에서 코델리아는 감옥에서 죽고, 리어는 딸의 시신을 안고 "다시는"을 외치다 죽습니다. 1608년 판본에서는 세 번, 1623년 판본에서는 다섯 번입니다.

원래 이야기는 부양 조건이 무너져도 딸 하나가 아버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였습니다. 셰익스피어는 그 구원을 지웠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록에 남은 첫 관객인 1606년의 궁정 관객들은 결말을 이미 알고 극장에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아는 결말은 해피엔딩이었습니다.


기사 백 명은 사치가 아니라 부양 계약이었습니다
리어가 남긴 기사 백 명은 흔히 늙은 왕의 허영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연극 안에서 이 백 명이 줄어드는 과정을 따라가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1막 4장에서 고너릴이 먼저 수행원을 줄이라고 합니다. 리어는 "내 수행원 쉰 명을 한꺼번에? 보름 안에?" 하고 되묻습니다. 절반이 잘린 것입니다. 2막 4장에서 리건은 스물다섯 명까지만 받겠다고 하고, 고너릴은 그마저 왜 필요하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리건이 말합니다. "하나가 왜 필요한가요?" 리어의 대답이 이 연극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입니다.
O, reason not the need! Our basest beggars / Are in the poorest thing superfluous.
— 필요를 따지지 마라. 가장 천한 거지도 가장 하찮은 물건 하나쯤은 남아돌게 갖고 있다. (『리어왕』 2막 4장)

리어는 그 직전에 이렇게도 말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전부를 주었다." 리건은 "때맞춰 잘 주셨지요"라고 받습니다. 재산을 먼저 다 넘긴 부모가 자식에게 부양을 요구할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셰익스피어는 이 두 줄로 보여 줍니다.
셰익스피어 시대 관객에게 이 장면은 낯설지 않았을 겁니다. 역사학자 일레인 클라크가 1982년에 잉글랜드 장원 법정 기록을 조사한 논문이 있습니다. 1258년부터 1457년 사이에 노퍽·서퍽·에식스의 장원에서 부모가 자식이나 다른 사람에게 땅을 넘기는 대신 노후 부양을 약속받은 계약이 백 건 넘게 남아 있습니다. 1407년 위먼덤에서는 죽어 가던 남편이 새 소작인에게서 아내를 위해 음식과 음료, 해마다 맥아 열여섯 부셸, 부활절마다 신발 한 켤레와 옷값 3실링, 그리고 "드나들 자유와 난롯가 자리와 침대"를 약속받았습니다. 어느 아들은 법정에 나와 부모에게 평생 음식·옷·거처를 빚졌다고 인정하고, 게을리하면 집행관이 자기 재산을 압류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부양 조건을 문서로 정하고, 어기면 강제하는 장치를 둔 것입니다. 리어는 그 시대 기준으로도 조건을 너무 성기게 정한 사람이었습니다. 두 딸은 아버지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처음 정한 조건이 자기들에게 너무 무겁다고 판단해서 깎기 시작합니다.

2막 4장 끝에서 리어는 폭풍 속으로 나갑니다. 문을 닫으라고 말한 사람은 리건이고, 콘월이 되풀이합니다. "문을 닫으시오, 험한 밤이오."

관객은 150년 동안 이 결말을 보지 않았습니다
이 연극의 역사에서 가장 이상한 대목은 이것입니다. 1681년 네이엄 테이트라는 극작가가 『리어왕』을 고쳐 썼습니다. 코델리아는 죽지 않고 에드거와 결혼하며, 리어는 왕위를 되찾아 딸 부부에게 물려주고 물러납니다. 광대는 아예 없앴습니다. 테이트는 헌사에서 원작을 "꿰지도 다듬지도 않은 보석 더미"라고 불렀고, 자기가 손을 본 덕에 "무고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결말"이 되었다고 썼습니다.

이 판본이 무대를 차지했습니다. 18세기 최고의 배우 데이비드 개릭도 테이트 판본으로 리어를 연기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대사를 일부 되살리긴 했지만 해피엔딩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에드먼드 킨이 1823년에 원래 결말을 잠깐 무대에 올렸다가 다시 테이트 판본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원작의 결말이 완전히 복원된 것은 1838년 윌리엄 찰스 매크리디의 코번트 가든 공연입니다. 그러니까 런던 관객은 150년 넘는 동안 몇 번의 예외를 빼면 딸이 아버지를 구하는 리어왕을 보았습니다.

새뮤얼 존슨이 1765년에 셰익스피어 전집을 편집하면서 남긴 주석이 있습니다.
In the present case the publick has decided. Cordelia, from the time of Tate, has always retired with victory and felicity.
— 이 문제는 대중이 이미 결정했다. 테이트 이후로 코델리아는 언제나 승리와 행복 속에 퇴장해 왔다. (새뮤얼 존슨, 『셰익스피어 희곡집』 1765년, 『리어왕』 주석)
그리고 자기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오래전 코델리아의 죽음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편집자로서 손을 대기 전까지 마지막 장면을 다시 읽어 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 연도 | 판본 | 결말 |
|---|---|---|
| 12세기 | 몬머스의 제프리 『브리튼 왕들의 역사』 | 레이르 복위, 3년 뒤 사망. 코데일라 5년 통치 |
| 1587년 | 홀린셰드 『연대기』 | 레이르 복위, 2년 뒤 사망. 코데일라 5년 통치 |
| 1605년 | 작자 미상 『레이르 왕의 진짜 연대기』 | 레이르 복위, 코델라 생존 |
| 1606년 공연·1608년 인쇄 | 셰익스피어 『리어왕』 | 코델리아 사망, 리어 사망 |
| 1681년 | 테이트 『리어왕의 역사』 | 코델리아 생존·결혼, 리어 복위 후 딸 부부에게 양위 |
| 1838년 | 매크리디 코번트 가든 공연 | 셰익스피어 결말 복원 |

사람들이 150년 동안 원래 결말을 피한 이유를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늙은 부모와 자식들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해피엔딩을 원합니다. 상담실에서도 그렇습니다. 형제분들은 서로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다들 어머니 이야기가 잘 끝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오히려 조건을 정하는 이야기를 피합니다. 돈 이야기를 먼저 꺼내면 자기가 나쁜 자식이 되는 것 같아서요. 그러는 사이에 몫은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고, 누군가 한 사람이 그 몫을 혼자 지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부모 부양이 누구 책임입니까
통계청이 2002년부터 사회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묻고 있습니다. 부모의 노후 생계를 주로 누가 돌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입니다. 2002년에는 열 명 중 일곱 명(70.7%)이 「가족」이라고 답했습니다. 2024년에는 18.2%입니다. 그 자리를 「가족과 정부·사회가 함께」라는 답이 채웠습니다(2024년 60.3%). 2002년과 2006년은 15세 이상, 그 뒤로는 13세 이상을 조사했고 보기 구성도 조금씩 바뀌었으니 추세로만 읽으셔야 합니다.

가족이 돌봐야 한다(가족 단독이든 정부·사회와 함께든)고 답한 사람들 안에서도 답이 바뀌었습니다. 2008년에는 그중 17.3%가 「장남 또는 맏며느리」라고 했는데 2018년에는 5.0%입니다. 「모든 자녀」라는 답은 58.6%에서 72.0%로 늘었습니다. 2020년부터는 이 세부 문항을 아예 묻지 않습니다.

부모 쪽 생각도 같은 방향입니다. 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어르신께 재산을 어떻게 남기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장남에게 전부 또는 더 많이」는 2008년 21.3%에서 2023년 6.5%로 줄었고,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는 9.2%에서 24.2%로 늘었습니다. 「부양을 많이 한 자녀에게 전부 또는 더 많이」도 3.8%에서 8.8%로 늘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 가구는 2020년 20.1%에서 2023년 10.3%로 줄었고, 노후 생활비를 자녀만 꼽아 마련해야 한다고 답한 어르신은 2.6%뿐이었습니다.

이 숫자들이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부모 부양이 누구 몫인지가 예전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장남이 맡았고 그게 옳은지 묻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모든 자녀」인데, 모든 자녀란 아무도 아니라는 뜻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형제끼리 정해야 합니다. 정해 주는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법은 형제 중 누구에게 부양 의무를 두나요
민법은 이렇게 답합니다. 제974조는 직계혈족 사이에 서로 부양의 의무가 있다고 정합니다. 장남이 아니라 자녀 전부입니다. 다만 제975조가 조건을 답니다. 부양을 받을 사람이 자기 힘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합니다. 대법원은 성년 자녀의 부모 부양을 「제2차 부양의무」라고 부릅니다. 자녀가 자기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의무라는 뜻입니다(대법원 2013. 8. 30.자 2013스96 결정). 법은 자식에게 무한한 부담을 지우지 않습니다.
그다음 조문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부양의 의무있는 자가 수인인 경우에 부양을 할 자의 순위에 관하여 당사자간에 협정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정한다.
— 민법 제976조 제1항
제977조는 부양의 정도와 방법에 대해서도 같은 구조를 둡니다. 당사자 사이에 협정이 없으면 법원이 정합니다. 제978조는 사정이 바뀌면 협정이든 판결이든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사건들은 가정법원이 맡습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8호).
조문의 순서를 보십시오. 법이 먼저 요구하는 것은 「협정」입니다. 형제끼리 정한 것이 있으면 법원은 나서지 않습니다. 협정이 없을 때만 법원이 대신 정합니다. 그러니까 명절 밥상에서 형제분들이 하셔야 하는 일은 법이 이미 정해 놓은 첫 번째 절차입니다.

혼자 부담한 사람이 나중에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부양의무자가 여럿일 때 그중 한 사람이 부양을 이행했으면, 미리 청구해 두지 않았더라도 법원이 상당하다고 보는 범위에서 이미 지출한 과거 부양료의 분담을 다른 부양의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94. 6. 2.자 93스11 결정). 다만 이 사건은 이혼한 부모가 성년 자녀의 치료비를 나눈 사건이지 형제 사이 사건은 아니고, 분담 비율은 각자의 재산과 수입을 보고 법원이 정합니다. 그러니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 낸 만큼 다 돌려받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속에도 관련 조문이 있습니다. 민법 제1008조의2는 공동상속인 중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사람에게 기여분을 인정합니다. 2005년 개정에서 동거와 간호가 조문에 명시되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2019년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간호도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야 기여분이 인정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9. 11. 21.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결정). 돌봤다고 몫이 저절로 늘지는 않습니다. 이것도 미리 말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요양원 계약과 장기요양 신청은 형제 중 누가 하나요
법적으로는 누구라도 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2조 제1항은 어르신이 신체적·정신적 사유로 직접 신청할 수 없을 때 "본인의 가족이나 친족, 그 밖의 이해관계인"이 장기요양인정 신청을 대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장남이어야 한다거나 형제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문은 없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절차는 형제 중 시간이 있는 한 사람이 시작하면 됩니다.
요양원 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16조 제1항은 계약서에 계약 당사자, 계약기간, 급여의 종류와 비용, 비급여 항목별 비용을 적도록 합니다. 계약 당사자는 수급자와 장기요양기관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시설이 "수급자 또는 그 가족에게" 급여 제공계획과 비용을 설명한 뒤 동의서를 받으라고 합니다. 가족 중 누구인지는 정하지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설급여 표준약관(제10068호)을 보면 계약 당사자 칸이 셋입니다. 이용자(갑), 시설(을), 그리고 대리인 또는 보호자(병). 보호자 칸은 하나입니다. 보호자가 여러 명일 때 어떻게 하라는 조항은 이 약관에 없습니다. 위급할 때 시설이 즉시 알려야 하는 사람도, 임종이 임박했을 때 치료와 입원을 협의하는 사람도 그 한 사람(병)입니다.

여기서 실무의 문제가 생깁니다. 법은 누가 해도 된다고 하고, 계약서는 한 사람을 적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형제분들은 그 한 사람을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전화를 주십니다. 시설 입장에서는 어느 분께 무엇을 알려 드려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 분께 말씀드리면 다른 분이 왜 자기는 몰랐느냐고 하십니다. 요양원 한 달 비용이 급여와 비급여로 어떻게 나뉘는지를 한 분께 설명드리면, 다른 분은 다른 숫자를 들고 오십니다. 같은 설명이 사람을 거치면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형제가 나눠야 할 것은 사랑이 아니라 세 가지입니다
리어의 실수는 딸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재려 한 것입니다. 형제분들 사이에서 정해야 하는 것도 누가 더 효자냐가 아닙니다. 상담을 하면서 보면 실제로 갈리는 자리는 세 군데입니다.
| 나눌 것 | 무엇을 정하나 | 한 사람이 다 맡을 필요가 없는 이유 |
|---|---|---|
| 돈 | 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식사·상급침실료 등)를 누가 얼마씩 내나. 통장은 누구 것으로 하나 | 형편이 다릅니다. 민법 제977조도 부양의무자의 자력을 참작하라고 합니다 |
| 시간 | 면회는 누가 어느 요일에 가나. 병원 진료에는 누가 동행하나. 명절 외출은 누가 모시고 나가나 | 사는 곳과 직장이 다릅니다. 가족돌봄휴가를 연 10일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22조의2) |
| 결정 | 계약서에 보호자로 누가 서명하나. 시설이 응급 상황을 누구에게 먼저 알리나. 그 사람은 다른 형제에게 어떻게 전하나 | 연락 창구는 하나여야 하지만 결정은 함께할 수 있습니다. 창구와 결정권은 다른 것입니다 |
돈을 내는 사람, 자주 가는 사람, 서명하는 사람이 다 달라도 됩니다. 오히려 그 편이 오래갑니다. 한 사람이 셋을 다 맡으면 그 사람이 리어의 딸이 됩니다. 처음에는 백 명을 받겠다고 했다가, 어느 날 하나가 왜 필요하냐고 묻게 됩니다.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조건이 처음부터 그 사람에게 너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Q. 형제가 요양원 비용을 안 내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먼저 알아 두실 것은 법이 자녀 전부에게 부양의무를 둔다는 점입니다(민법 제974조). 다만 그 의무는 자녀가 자기 생활에 여유가 있을 때 지는 제2차 의무이고(대법원 2013스96 결정), 형편이 정말 안 되는 형제에게 억지로 물릴 수는 없습니다. 형제끼리 분담을 정하지 못하면 가정법원에 부양의 순위와 정도, 방법을 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76조·제977조, 가사소송법 제2조 마류 8호). 부양의무자 여럿 중 혼자 내 온 사람이 다른 의무자에게 과거 부양료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도 있습니다(93스11). 다만 법원까지 가기 전에 문서 한 장이 훨씬 쌉니다. 누가 매달 얼마를 어느 통장으로 내는지 적고 형제가 서명해 두면, 그것이 민법 제976조가 말하는 「협정」입니다. 그리고 그 협정은 사정이 바뀌면 바꿀 수 있습니다(제978조). 한 번 정하면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Q. 형제 의견이 다를 때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든 물어볼 것이 있을까요
- 계약서에 보호자를 몇 명까지 적을 수 있는지, 응급 연락 순서를 두 사람 이상으로 둘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표준약관은 한 칸이지만 시설마다 운영이 다릅니다.
- 비용 안내를 문서로 받아서 형제 전원에게 같은 문서를 보내십시오. 전화로 들은 금액은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합니다. 시행규칙 제16조는 비급여 항목별 비용을 계약서에 적도록 합니다.
- 형제가 함께 견학할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따로따로 보면 따로따로 판단합니다.
- 어르신 본인의 의사를 시설이 어떻게 확인하는지 물어보십시오. 형제 다수결을 결정 방식으로 정해 둔 법은 없습니다. 계약 당사자는 어르신 본인이고(시행규칙 제16조), 법은 어르신이 자신의 의사와 능력에 따라 급여를 받도록 하라고 합니다(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조).
- 입소 뒤 형제 중 한 사람이 면회를 오지 않아도 다른 형제가 어르신 상태를 어떻게 전달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은 형제분들이 따로 전화를 주셔도 같은 자료를 드리려고 합니다. 비용은 급여 본인부담과 비급여로 갈라서 문서로 드리고, 그 문서를 다른 형제분께 그대로 보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형제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오시는 견학을 더 반깁니다.

요양원을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 페이지를 형제분들과 함께 읽고 오시면 상담이 절반은 끝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절 전에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형제 단체 대화방을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안부 대화방 말고, 어머니 이야기만 하는 방입니다. 거기에 이 글의 표 하나만 올리십시오. 돈, 시간, 결정. 누가 무엇을 맡을지 한 줄씩 적어 보자고요. 다른 하나는 어머니께 직접 여쭤보는 것입니다. 형제들이 정하기 전에 어머니가 무엇을 원하시는지요. 노인실태조사에서 어르신 넷 중 하나가 재산을 자식이 아니라 자기와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고 답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이미 자기 노후를 자기 문제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리어는 딸들을 사랑했습니다. 그것이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잘못은 사랑을 재서 몫을 나눈 것이고, 부양 조건을 한 줄로 정한 뒤 다시 들여다보지 않은 것입니다. 원래 전설에서 그 조건은 시간이 가면서 깎였습니다. 셰익스피어는 거기서 구원을 지웠고, 관객은 150년 동안 그 결말을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이 이야기가 잘 끝나기를 바랍니다.
형제끼리 다투고 나면 죄책감이 남습니다. 내가 너무 돈 이야기를 했나, 내가 너무 나섰나. 그 마음은 어머니를 덜 사랑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돈과 시간을 정하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 사람이 나쁜 자식이 되는 밥상에서, 누군가는 그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 말을 꺼내는 사람이 어머니를 폭풍 속에 내보내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리어왕』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 편집본 1막 1장·1막 4장·2막 4장 (folger.edu) / 몬머스의 제프리 『브리튼 왕들의 역사』 2권 11~15장, 홀린셰드 『연대기』 1587년판 잉글랜드사 2권 5~6장 (인터넷 셰익스피어 에디션 수록본) / 『레이르 왕의 진짜 연대기』 1605년 사절판, 『리어왕』 1608년 사절판·1623년 초판 전집 (인터넷 셰익스피어 에디션) / 서적상 조합 등록부 1607년 11월 26일 기재 (폴저 「셰익스피어 다큐멘티드」) / 네이엄 테이트 『리어왕의 역사』 1681년 초판 헌사 (러트거스대 잭 린치 전사본) / 새뮤얼 존슨 『셰익스피어 희곡집』 1765년 『리어왕』 주석 / Elaine Clark, "Some Aspects of Social Security in Medieval England", Journal of Family History 7(4), 1982 / 통계청 사회조사 「부모 부양에 대한 견해」 2002~2024년 (KOSIS DT_1SSFA040R·DT_1W2A03),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 2024.11.12 / 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 2024.10.16 및 보고서 제6장 / 민법 제974조·제975조·제976조·제977조·제978조·제1008조의2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8호 / 대법원 1994. 6. 2.자 93스11 결정, 대법원 2013. 8. 30.자 2013스96 결정, 대법원 2019. 11. 21.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결정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조·제22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6조 / 공정거래위원회 장기요양급여 이용 표준약관(시설급여) 제10068호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2조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