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뒤로 아버지가 달라지셨습니다
100년 전 의사들은 늙어서 정신이 흐려지는 게 혈관이 굳어 피가 덜 가기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 생각은 1960년대 부검 연구로 흔들렸고, 1974년에 나온 논문 한 편이 새 이름을 붙였습니다. 뇌졸중 뒤로 달라지신 부모님을 보며 이게 치매인지, 더 나빠지기만 하는지 묻는 보호자분께 표준교재와 공공 자료, 논문 초록을 보고 정리했습니다.
입소 상담 자리에서 따님 한 분이 진료 의뢰서를 탁자 위에 펴 놓으셨습니다.
"아버지가 3년 전에 뇌경색이 오셨어요. 그때는 왼쪽 팔이 좀 불편한 정도로 잘 회복하셨거든요. 그런데 올봄에 또 작게 왔다고 하더니, 그 뒤로 사람이 달라지셨어요. 화장실을 제때 못 가시고, 걸음이 종종걸음이 되고, 별것 아닌 일에 갑자기 우세요. 병원에서는 혈관성 치매라고 하는데, 알츠하이머랑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어요. 이제 계속 나빠지기만 하시는 건가요?"
그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지 못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혈관성 치매가 무엇인지, 알츠하이머 치매와 어디가 다른지, 뇌졸중이 다시 오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약은 무엇이 있는지, 65세가 안 되셨어도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실 수 있는지 차례로 적었습니다. 근거로는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판,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원문, 그리고 해외 논문 초록을 봤습니다. 진단과 약은 의사가 정할 일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늙으면 정신이 흐려지는 건 혈관이 굳어서라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혈관성 치매 이야기는 100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립 정신병원에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라는 의사가 있었습니다. 1888년부터 이 병원에서 일했고, 나중에 자기 이름이 붙는 치매 환자 아우구스테 데터를 만난 곳도 여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첫 번째 치매 환자 글에 따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가 아우구스테를 만나기 전에 먼저 매달렸던 병이 있었습니다. 1894년에 그는 「뇌의 동맥경화성 위축」이라는 논문을 냈습니다. 뇌혈관이 굳고 좁아진 노인들의 뇌가 쪼그라들고, 그분들이 기억과 판단을 잃어 가는 모습을 기록한 것입니다. 같은 해 예나 대학의 정신과 교수 오토 빈스방거도 비슷한 병을 보고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그때 흔하던 매독성 정신병과 이 병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2년 뒤인 1896년, 독일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이 교과서에 「동맥경화성 치매」를 노년 치매의 하나로 넣었습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의사들은 늙어서 정신이 흐려지는 일을 주로 혈관 탓으로 봤습니다. 동맥이 굳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피가 줄고, 그래서 뇌가 서서히 굶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나이 들어 핏줄이 굳어서 노망이 났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한때는 혈관을 넓혀 준다는 약을 치매 치료에 쓰기도 했습니다.

1974년 하친스키는 왜 「혈관이 좁아져서」가 아니라 「뇌졸중이 쌓여서」라고 했을까요
이 생각이 흔들린 것은 1960년대입니다. 영국과 덴마크의 의사들이 치매가 있던 노인과 없던 노인의 뇌를 부검해 비교해 보니, 뇌혈관이 굳은 정도는 비슷했습니다. 혈관이 굳었다는 것만으로는 치매를 설명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어 영국 뉴캐슬의 의사들은 노년 치매의 상당수가 혈관보다 알츠하이머형 변화 때문이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1974년, 캐나다에서 수련하고 런던에서 연구하던 신경과 의사 블라디미르 하친스키가 덴마크의 닐스 라센, 영국의 존 마셜과 함께 영국 의학지 「랜싯」에 짧은 논문을 냈습니다. 제목은 「다발경색 치매: 노인의 정신 쇠퇴 원인의 하나」였습니다. 혈관 때문에 생기는 치매는 핏줄이 천천히 좁아져서가 아니라, 크고 작은 뇌경색이 여러 번 생겨 뇌가 조금씩 망가진 결과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친스키는 나중에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동맥경화는 뇌졸중을 일으켜서 뇌를 망가뜨리는 것이고, 뇌에 피가 계속 모자란 상태가 이어진다는 증거는 없다고요. 그러니 혈관을 넓혀 준다는 약에는 근거가 없고, 이런 치매를 막는 길은 뇌졸중을 막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친스키는 이듬해 혈관성 치매를 가려내는 점수표도 내놓았습니다. 갑자기 시작됐는지, 계단처럼 한 단계씩 나빠졌는지, 좋았다 나빴다 하는지,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는지, 고혈압이 있는지, 감정 조절이 안 돼 갑자기 울거나 웃는지 같은 것을 묻는 표입니다. 지금은 이 표 하나로 진단하지 않고 뇌 사진과 인지검사를 함께 봅니다. 그래도 여기 적힌 항목은 지금도 혈관성 치매를 의심할 때 묻는 것들입니다.
옛날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따님이 말씀하신 아버지 모습 가운데 몇 가지는 하친스키 점수표에 그대로 나옵니다. 뇌졸중을 앓으신 적이 있고, 두 번째 뇌경색 뒤로 갑자기 달라지셨고, 감정이 북받쳐 우신다는 것입니다. 화장실 실수와 걸음이 바뀐 것은 아래에서 말씀드릴 표준교재가 혈관성 치매 증상으로 꼽은 것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판은 혈관성 치매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뇌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막혀서(뇌경색) 생기고,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이 끊겨 뇌세포가 제 일을 못 하게 되는 병이라고요.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는 혈관성 치매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 원인이고, 대부분 예전에 뇌졸중을 앓았던 분에게 생긴다고 적었습니다.

생기는 모양은 몇 가지로 나뉩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여러 번의 뇌경색이 쌓여 생기는 다발성 경색 치매, 기억이나 판단을 맡은 중요한 자리에 뇌졸중이 한 번 와서 생기는 경우, 뇌 깊은 곳의 아주 가는 혈관들이 서서히 막혀 생기는 피질하 혈관 치매를 듭니다. 같은 자료는 한 번의 뇌졸중으로도 치매가 생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따님 아버지처럼 뇌경색이 한 번 오고 몇 해 뒤 또 온 경우는 첫째에 가깝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무엇이 다른가요?
보호자분들이 가장 먼저 느끼시는 차이는 병이 시작되는 모습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조금씩 깜빡하시다가 몇 해에 걸쳐 나빠집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 갑자기 오듯 비교적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그 뒤로 조금 나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는 경과를 보인다고 적었습니다.

먼저 나빠지는 것도 다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방금 한 일을 잊는 기억 문제가 먼저 옵니다. 혈관성 치매는 기억은 그럭저럭 남아 있는데 일을 순서대로 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게 먼저 어려워지고, 생각도 느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기억은 뚜렷하게 나빠지지 않은 채로 다른 인지 기능이 비교적 일찍 떨어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안내도 혈관성 치매 초기에 생각이 느려지고 계획 세우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합니다.
몸의 증상이 함께 오는 것도 다릅니다. 표준교재 258쪽은 뇌졸중 후유증으로 생기는 치매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갑자기 동작이 서툴러지고 대소변을 못 가리며, 감정조절에 이상이 생기고, 기억력, 계산력, 판단력 등 지적능력이 감소하게 되면 혈관성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2026) 258쪽
서울아산병원도 혈관성 치매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걸음걸이가 더 불편하고 말이 어눌하며 한쪽에 마비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적었습니다. 따님이 말씀하신 종종걸음, 화장실 실수, 갑자기 우시는 것이 모두 여기 들어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알츠하이머 치매 | 혈관성 치매 | |
|---|---|---|
| 시작 |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서서히 | 뇌졸중 뒤 비교적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음 |
| 먼저 나빠지는 것 | 방금 일을 잊는 기억 | 계획·순서·판단, 생각의 속도 |
| 함께 오는 몸의 증상 | 초기에는 드묾 | 걸음 불편, 한쪽 마비, 어눌한 말, 대소변 실수 |
| 나빠지는 모양 | 천천히 이어서 | 계단처럼 한 단계씩, 또는 서서히 |
| 국내 허가 치매약 | 있음 | 효능·효과에 「혈관성 치매」가 적힌 대표 치매약 없음 |
다만 이 표는 흔한 모양을 정리한 것입니다. 뇌 깊은 곳의 가는 혈관이 서서히 막히는 경우에는 알츠하이머 치매처럼 본인도 모르게 시작해 천천히 나빠지기도 합니다. 겉모습만으로 어느 쪽인지 가를 수는 없고, 뇌 MRI와 인지검사를 보고 의사가 판단합니다.
뇌졸중 뒤에 치매가 생기는 분은 얼마나 되나요?
영국 옥스퍼드의 새라 펜들버리와 피터 로스웰은 2009년에 뇌졸중 환자를 따라간 연구 집단 30개, 7,511명의 자료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연구마다 숫자가 많이 달랐는데, 연구진은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첫 뇌졸중이 오기 전에 이미 치매가 있던 분이 약 10%, 첫 뇌졸중 직후에 새로 치매가 생긴 분이 약 10%, 그리고 뇌졸중이 다시 온 분은 3분의 1 넘게 치매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숫자에는 뇌졸중 전부터 있던 치매도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보호자분이 알아 두실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첫 뇌졸중 전에 이미 기억이 나빠지고 계셨던 분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뇌졸중 뒤에 갑자기 나빠지신 것처럼 보여도, 돌이켜 보면 그 전부터 조금씩 변화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뇌졸중이 두 번째로 오면 치매가 생기는 분이 첫 번째 때보다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같은 논문은 뇌졸중 뒤 치매와 더 관련이 깊은 것으로, 뇌졸중이 어떤 뇌졸중이었는지와 뇌 여러 곳에 손상이 생겼는지를 꼽았습니다.
뇌 깊은 곳의 가는 혈관이 막히는 경우는 큰 뇌졸중 없이도 진행됩니다. MRI를 찍으면 뇌 안쪽 하얀 부분에 하얀 얼룩이 여기저기 보이는데, 의사들이 「백질 변성」이나 「소혈관 질환」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입니다.

알츠하이머와 혈관성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나요?
생각보다 많습니다. 미국 시카고의 러시 대학 연구진은 지역사회에 사시던 노인들을 오래 따라가다 돌아가신 뒤 뇌를 부검했습니다. 2007년에 낸 결과를 보면, 살아 계실 때 치매가 있던 50명 가운데 알츠하이머 변화만 있던 분은 30%였고 혈관 병변만 있던 분은 12%였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 변화와 뇌경색이 함께 있던 경우로 38%였습니다.

그래서 진단서에 「혼합형 치매」라고 적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라는 진단을 받으셨어도 알츠하이머 변화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는 뒤에서 말씀드릴 약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혈관성 치매 환자가 얼마나 되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5년에 혈관성 치매를 주된 병명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1,456명이었습니다. 같은 해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를 주된 병명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694,639명이었습니다. 숫자 차이가 크게 나지만, 이 통계는 건강보험 진료(의료급여 제외)만 세고, 진료할 때 맨 앞에 적힌 병명 하나만 셉니다. 뇌경색이나 뇌졸중 후유증을 주된 병명으로, 혈관성 치매를 그다음 병명으로 진료받은 분은 여기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실제 혈관성 치매 환자 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전체 치매 가운데 혈관성 치매가 몇 %인지는 국내 공식 1차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해외에서는 2015년 랜싯에 실린 정리 논문이 치매의 약 15%로 봅니다. 참고로 보건복지부가 2025년 3월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서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9.25%였고, 보건복지부는 유병률이 달라진 요인의 하나로 심뇌혈관 질환 사망률이 줄어든 것을 들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약으로 좋아지나요?
먼저 국내 허가부터 말씀드리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대표 치매약 네 가지(도네페질·갈란타민·리바스티그민·메만틴)의 허가 사항을 확인해 보니 효능·효과에 「혈관성 치매」가 적힌 것은 없었습니다. 네 가지 모두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쓰도록 허가가 나 있고, 리바스티그민만 파킨슨병에 따른 치매가 하나 더 들어 있습니다. 해외도 비슷합니다. 2015년 랜싯 정리 논문은 혈관성 치매에 허가된 치료제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의사가 이런 약을 처방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치매 지침은 혈관성 치매라도 알츠하이머병 같은 다른 치매가 함께 있다고 의심될 때에만 이런 약을 고려하라고 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섞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21년 코크란 연구진이 혈관성 치매나 뇌졸중 뒤 인지장애가 있는 4,373명이 참여한 시험 8개를 모아 보니, 도네페질과 갈란타민은 인지 점수를 조금 좋아지게 했지만 그 폭이 생활에서 느낄 만큼 크지는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약을 쓸지는 진료하는 의사와 상의하실 일입니다. 지금 드시는 약이 왜 처방됐는지 궁금하시면 요양원에서 약 처방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정리한 글도 함께 보시면 됩니다.
더 나빠지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혈관성 치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뇌졸중을 막는 것입니다. 하친스키가 1980년대에 한 말이 지금도 맞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가벼운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이 다시 오지 않으면 경과가 양호한 경우가 많고, 뇌졸중이 반복되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펜들버리 연구에서 뇌졸중이 다시 온 분에게 치매가 훨씬 많았던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표준교재는 뇌졸중이 있었던 분이 반드시 담배를 끊고, 고혈압·당뇨 약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뇌경색 약을 드시던 분은 재발 가능성이 높으니 갑자기 약을 끊으면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중년기 고혈압이 혈관성 치매 위험을 높이고, 40세 이후에는 수축기 혈압을 13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내합니다.
혈압을 더 낮추면 인지 기능에 어떤 차이가 나는지 본 큰 시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50세 이상 고혈압 환자 9,361명을 두 쪽으로 나눠 수축기 혈압 목표를 120 미만과 140 미만으로 다르게 잡았습니다. 2019년 발표된 결과를 보면 120 미만으로 낮춘 쪽에서 경도인지장애가 적게 생겼습니다. 치매만 따로 보면 낮춘 쪽에서 조금 적게 생겼지만, 통계로 확실하다고 할 만한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이 시험에는 뇌졸중을 앓았던 분과 당뇨가 있는 분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미 뇌졸중을 겪으신 부모님께 이 숫자를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은 혈압을 너무 낮추면 어지러워 넘어지실 수도 있으니, 혈압 목표는 진료하는 의사와 정하셔야 합니다.
재발 신호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표준교재는 갑작스러운 반신마비, 어지럼증, 심한 두통, 언어장애, 시각장애, 쓰러짐이 보이면 바로 담당 관리자와 보호자에게 연락하고 곧장 병원에 가도록 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뇌경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줄어듭니다. 요양원에서 밤에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는 응급 상황 때 병원 이송을 정리한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65세가 안 되셨는데도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나요?
받으실 수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65세가 안 됐더라도 치매나 뇌혈관 질환 같은 노인성 질병이 있으면 장기요양을 받을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시행령 별표1의 노인성 질병 목록에는 혈관성 치매가 들어 있고, 뇌경색증과 뇌혈관질환의 후유증, 중풍후유증도 들어 있습니다.
"노인등"이란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의 자로서 치매ㆍ뇌혈관성질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를 말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조 제1호
다만 병명이 있다고 바로 등급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인정받아야 하고, 그 판단은 공단 조사와 등급판정위원회를 거칩니다. 신청하는 순서와 등급마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장기요양등급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조사원이 오는 날 무엇을 보는지는 인정조사 글에 따로 적었습니다.
Q.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빨리 나빠지나요?
한마디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 다시 오느냐에 따라 경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가벼운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이 다시 오지 않으면 경과가 양호한 경우가 많다고 적었고, 뇌졸중이 반복되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뇌졸중 환자 7,511명의 자료를 모은 2009년 연구에서도 뇌졸중이 다시 온 분은 3분의 1 넘게 치매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혈압·당뇨·고지혈증 약을 꾸준히 드시고 담배를 끊는 것이 경과를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부모님이 혈관성 치매나 뇌졸중 후유증으로 요양원을 알아보고 계시다면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시설이든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 혈압약·혈당약·항혈소판제 같은 약을 누가, 언제, 어떻게 기록하며 챙겨 드리나요.
- 혈압은 얼마나 자주 재고, 평소보다 높거나 낮으면 누구에게 어떻게 알리나요.
- 갑자기 한쪽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시면 보호자 연락과 병원 이송은 어떤 순서로 하나요.
- 마비된 쪽 팔다리의 자세 바꾸기와 관절 운동은 누가 얼마나 자주 해 주시나요.
- 삼킴이 불편하신 분의 식사 형태와 식사 도움은 어떻게 하시나요.
삼킴 문제는 뇌졸중 뒤에 흔하게 남습니다. 사레와 흡인성 폐렴을 정리한 글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치매가 있는 어르신이 지내시는 곳의 모습은 치매전담실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입소 상담 때 뇌 MRI나 CT 결과지, 신경과 진료 기록, 드시는 약 목록을 가져와 주시면 좋습니다. 어느 쪽에 마비가 있으신지, 말씀은 어느 정도 하시는지 알면 식탁 자리와 방 안 가구 놓는 자리를 정할 때 참고가 됩니다.

저희는 요양보호사를 법정 기준보다 많이 둡니다. 법정 기준은 어르신 2.1명당 한 분이고, 저희는 약 1.6명당 한 분입니다. 물리·작업치료사도 법정 기준인 한 명보다 많은 두 명이 있습니다. 걸음이 불편하신 어르신이 화장실에 가실 때 바로 옆에서 같이 걷고, 감정이 북받치실 때 옆에 앉아 있을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모님이 드시는 혈압약과 뇌경색 약을 빠지지 않고 드시는지 약 봉투를 한 번 세어 보시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음 진료 때 의사에게 "치매가 어느 쪽인지"와 함께 "다음 뇌졸중을 막으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여쭤보시는 것입니다.
처음 상담하신 따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꼭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병은 아니고, 다음 뇌졸중을 막으면 한동안 지금처럼 지내시는 분도 있다고요. 그리고 갑자기 우시는 것은 아버지 성격이 변해서라기보다, 뇌졸중으로 생긴 치매에서 나타나는 감정 조절 문제일 수 있다고요.
따님은 아버지가 우실 때마다 같이 울고 싶었는데, 어떤 날은 짜증이 먼저 났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또 미안했다고요. 둘 다 이상한 마음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2026) 57·249·256~259쪽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조, 같은 법 시행령 제2조·별표1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혈관성 치매」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저하예방법」(2026.5.18)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질병 소분류(3단 상병) 통계 F01·F00(2020~2025 심사년도) / 보건복지부 2023년 치매역학조사 결과 발표(2025.3.13)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아리셉트·레미닐·엑셀론·에빅사 허가 정보 / NHS, Vascular dementia: symptoms / NICE NG97 Dementia(2018) 1.5.14 / Hachinski VC 외. Multi-infarct dementia. Lancet 1974;2:207-210 / Hachinski VC 외. Cerebral blood flow in dementia. Arch Neurol 1975;32:632-637 / Hachinski V. Multi-infarct dementia. Neurol Clin 1983;1:27-36 / Hachinski VC. The decline and resurgence of vascular dementia. CMAJ 1990;142:107-111 / Román GC. Lancet Neurol 2002;1:426-436 / Engelhardt E·Grinberg LT. Dement Neuropsychol 2015 / McKay E·Counts SE. Dement Geriatr Cogn Dis Extra 2017;7:160-171 / Pendlebury ST·Rothwell PM. Lancet Neurol 2009;8:1006-1018 / Schneider JA 외. Neurology 2007;69:2197-2204 / O'Brien JT·Thomas A. Lancet 2015;386:1698-1706 / Battle CE 외.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1 CD013306 / SPRINT MIND Investigators. JAMA 2019;321:553-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