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셋 어머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해도 될까요

1890년 베를린의 외과의는 열일곱 살 소녀의 무릎에 상아로 깎은 관절을 넣었습니다. 130여 년 뒤 지금은 아흔 넘은 분도 이 수술을 받습니다. 다만 수술이 언제나 답은 아니라는 것도 그사이 밝혀졌습니다.

상담실에 들어오신 따님이 의자에 앉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무릎 사진을 보여 주셨습니다. 정형외과에서 찍은 엑스레이였습니다.

"어머니가 여든셋이세요. 무릎이 바깥으로 휘어서 이제는 화장실 가실 때도 벽을 짚고 가세요. 병원에서는 연골이 다 닳았다고, 인공관절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해요. 그런데 오빠는 그 연세에 무슨 수술이냐고 하고, 어머니도 수술은 무섭다고 하세요. 주사만 계속 맞으시는데 그것도 점점 안 듣는 것 같고요. 수술을 하고 요양원에 오시는 게 나은지, 그냥 오셔서 지내시는 게 나은지 모르겠어요."

수술을 할지 말지는 정형외과 의사와 어머니, 가족이 함께 정할 일입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의논하실 때 알아 두시면 좋은 것들이 있어 정리했습니다. 연세만으로 수술을 피해야 하는지, 엑스레이가 나쁘면 꼭 수술해야 하는지, 치매가 있으면 무엇이 다른지, 수술 뒤 재활은 어디서 하는지를 차례로 적었습니다. 외국 연구는 논문 초록과 진료지침 원문에서 확인한 숫자만 옮겼습니다.

무릎 관절염 엑스레이입니다. 화살표 자리처럼 넙다리뼈와 정강뼈 사이 틈이 좁아지고 뼈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해집니다 (사진: James Heilman,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무릎 관절염 엑스레이입니다. 화살표 자리처럼 넙다리뼈와 정강뼈 사이 틈이 좁아지고 뼈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해집니다 (사진: James Heilman,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처음으로 인공 무릎을 받은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1890년 5월 20일, 독일 베를린의 외과의 테미스토클레스 글루크가 열일곱 살 소녀의 무릎을 열었습니다. 소녀의 무릎은 결핵균에 망가져 있었습니다. 글루크는 상아를 깎아 문짝 경첩처럼 접혔다 펴지는 관절을 만들었고, 망가진 관절을 걷어 낸 자리에 그것을 끼워 넣었습니다. 뼈에 단단히 붙이려고 석고와 돌가루, 송진 같은 수지를 섞은 반죽도 써 봤습니다. 사람 무릎을 통째로 다른 재료로 바꾼 첫 수술로 꼽힙니다.

테미스토클레스 글루크(1853~1942)입니다. 1890년 베를린에서 상아로 만든 인공 무릎을 처음 넣었습니다 (1901년 인물사전 수록,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테미스토클레스 글루크(1853~1942)입니다. 1890년 베를린에서 상아로 만든 인공 무릎을 처음 넣었습니다 (1901년 인물사전 수록,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처음 얼마 동안은 결과가 놀라울 만큼 좋았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글루크가 수술한 관절은 모두 이미 감염돼 있었고 대부분 결핵에 망가진 관절이었습니다. 결국 하나같이 오래가는 감염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그해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의학회의에서 글루크는 엉덩이, 어깨, 팔꿈치, 손목, 무릎에 인공관절을 넣은 해골을 들고 발표하려고 했습니다. 예전 상관이던 외과의 에른스트 폰 베르크만이 이 발표를 막았습니다. 해골은 전시만 됐고, 글루크는 관절을 바꾸는 연구에서 손을 뗐습니다.

글루크가 만든 경첩식 인공 무릎의 구조 그림입니다. 넙다리뼈와 정강뼈에 박는 부분(a)을 경첩(c)으로 이어 접혔다 펴지게 했습니다 (글루크 1891년 보고서의 도판, Karel Frydrýšek 올림,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글루크가 만든 경첩식 인공 무릎의 구조 그림입니다. 넙다리뼈와 정강뼈에 박는 부분(a)을 경첩(c)으로 이어 접혔다 펴지게 했습니다 (글루크 1891년 보고서의 도판, Karel Frydrýšek 올림,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지금 쓰는 인공 무릎의 기본 모양은 그로부터 80여 년 뒤에 나왔습니다. 1968년 영국 라이팅턴 병원에서 일하던 캐나다 출신 외과의 프랭크 건스턴이 실제 무릎처럼 굴러가며 굽혀지는 인공 무릎을 넣었고, 1974년 미국 뉴욕 특수외과병원의 인설과 동료들이 오늘날 인공관절 수술의 바탕으로 꼽히는 모양을 내놓았습니다. 글루크가 소녀에게 한 수술은 감염 때문에 실패했지만, 이제는 아흔이 넘은 분도 이 수술을 받습니다. 그래서 상담실에서 "그 연세에 무슨 수술이냐"는 말을 들으면, 나이보다 먼저 볼 것이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무릎을 씻어 내는 수술은 왜 가짜 수술과 차이가 없었을까요?

수술이 늘 답은 아니라는 것도 그사이 밝혀졌습니다. 1990년대 미국에서는 무릎 관절염에 관절경을 넣어 관절 안을 씻어 내거나 거칠어진 연골을 다듬는 수술을 많이 했습니다. 받은 분들이 좋아졌다고들 하니 효과가 있다고 다들 믿었습니다. 텍사스주 휴스턴 보훈병원의 정형외과 의사 브루스 모즐리와 연구진은 이걸 제대로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미국 휴스턴 보훈병원입니다. 2002년 이곳 연구진이 무릎 관절경 수술과 가짜 수술을 비교한 시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진: WhisperToMe,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미국 휴스턴 보훈병원입니다. 2002년 이곳 연구진이 무릎 관절경 수술과 가짜 수술을 비교한 시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진: WhisperToMe,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무릎 관절염 환자 180명을 세 무리로 나눴습니다. 한 무리는 관절 안을 씻어 냈고, 한 무리는 씻어 낸 뒤 연골도 다듬었습니다. 나머지 한 무리는 잠들게 하는 주사를 맞은 뒤 무릎 피부에 1cm쯤 세 군데만 째고 꿰맸습니다. 관절경은 넣지 않았지만, 의료진은 수술실에서 진짜 수술을 하는 것처럼 움직였습니다. 환자도, 나중에 결과를 물어보는 사람도 누가 어느 무리인지 몰랐습니다.

무릎 관절경 수술 장면입니다. 무릎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화면을 보면서 수술합니다 (사진: Ligamentaxi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무릎 관절경 수술 장면입니다. 무릎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화면을 보면서 수술합니다 (사진: Ligamentaxi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결과는 2002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렸습니다. 2년 동안 언제 물어봐도, 진짜 수술을 받은 쪽이 가짜 수술을 받은 쪽보다 덜 아프거나 더 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가짜 수술을 받은 에우티모 페레스라는 환자는 미국 ABC 방송에 2년 넘게 무릎이 안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음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 시험은 75세 이하만 참여했고 평균 나이는 52세였습니다. 그래도 이 뒤로 비슷한 시험이 이어졌고,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의 2022년 진료지침은 관절염 환자에게 관절을 씻어 내거나 다듬는 관절경 수술을 하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무릎 관절경 수술 뒤에 남은 작은 흉터입니다. 휴스턴 시험에서 가짜 수술을 받은 분들도 이런 자국만 남았습니다 (사진: Tim1965,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무릎 관절경 수술 뒤에 남은 작은 흉터입니다. 휴스턴 시험에서 가짜 수술을 받은 분들도 이런 자국만 남았습니다 (사진: Tim1965,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옛날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글루크 이야기에서 보듯 인공관절은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믿을 만한 수술이 됐습니다. 휴스턴 시험에서 보듯, 수술받은 분이 좋아졌다고 해서 꼭 수술 덕분인 것도 아닙니다. 여든셋 어머니의 수술을 앞두고 이 두 가지를 같이 놓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엑스레이가 나쁘면 꼭 수술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엑스레이 모양과 실제로 아픈 정도는 생각보다 잘 맞지 않습니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5~74세 6,880명을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 엑스레이에 무릎 관절염이 뚜렷하게 보인 사람 가운데 무릎이 아프다고 한 사람은 47%였습니다. 반대로 무릎이 아프다고 한 사람 가운데 엑스레이에 관절염이 보인 사람은 15%뿐이었습니다.

엑스레이에 관절염이 보이는 것과 무릎이 아픈 것은 서로 잘 맞지 않습니다 (자료: Hannan 외, Journal of Rheumatology 2000)
엑스레이에 관절염이 보이는 것과 무릎이 아픈 것은 서로 잘 맞지 않습니다 (자료: Hannan 외, Journal of Rheumatology 2000)

그래서 NICE 진료지침은 45세 이상이고 움직일 때 무릎이 아프며 아침에 뻣뻣한 게 30분을 넘지 않으면, 엑스레이를 찍지 않고도 관절염으로 진단하라고 적었습니다. 수술 쪽으로 보낼지 정할 때도 설문지로 매긴 점수 같은 숫자보다 의사가 직접 진찰해서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연골이 다 닳았다는 말을 들으셨더라도, 어머니가 하루를 어떻게 지내시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입니다. 밤에 아파서 깨시는지, 화장실까지 혼자 가실 수 있는지, 좋아하시던 일을 무릎 때문에 못 하시는지를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수술 말고 해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나요?

NICE 진료지침은 무릎 관절염의 기본 치료를 운동과 체중 관리, 그리고 환자에게 병을 충분히 설명하고 곁에서 돕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운동은 모든 관절염 환자에게 권하고, 근력 운동이나 전신 유산소 운동을 그분 상태에 맞춰서 하라고 합니다. 무릎이라면 허벅지 앞쪽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무릎이 더 아플 수 있다는 것도 미리 알려 주라고 적었습니다. 미국류마티스학회 2019년 지침도 운동을 강하게 권했습니다. 지팡이도 강하게 권하는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1899년 책에 실린, 허벅지 운동을 시키던 기구입니다. 지금은 허벅지 앞쪽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무릎 관절염 치료의 기본으로 꼽힙니다 (Wellcome Collection,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1899년 책에 실린, 허벅지 운동을 시키던 기구입니다. 지금은 허벅지 앞쪽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무릎 관절염 치료의 기본으로 꼽힙니다 (Wellcome Collection,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주사는 지침마다 조금씩 다르게 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NICE와 미국류마티스학회 모두 쓸 수 있다고 하지만, NICE는 효과가 2주에서 10주쯤 가는 짧은 것이라고 설명하라고 적었습니다. 2017년 미국 시험에서는 석 달마다 스테로이드를 2년 동안 맞은 쪽이 식염수를 맞은 쪽보다 통증은 나을 게 없었고 연골은 조금 더 얇아졌습니다. 이 시험 참가자는 평균 58세였습니다. 이른바 연골 주사라고 부르는 히알루론산 주사는 NICE가 권하지 않고, 미국류마티스학회도 되도록 쓰지 말라는 쪽으로 정했습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히알루론산 주사 가운데 일주일에 한 번씩 세 번 맞는 제품은 엑스레이로 봐서 중간 정도까지인 관절염에만 보험을 적용합니다. 효과가 있었던 분이 다시 맞으실 때도 6개월은 지나야 보험이 됩니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석 달이 안 되는 간격으로 거듭 맞거나 1년에 3~4번 이상 맞는 것은 피하라고 안내합니다.

주사가 점점 안 듣는다는 말씀은 상담실에서 자주 듣습니다. 그럴 때는 주사를 몇 번, 어떤 주사를 맞으셨는지 적어 두셨다가 의사에게 보여 드리면 좋습니다. 주사를 바꾸는 것보다 운동이나 수술 상담으로 넘어갈 때가 됐는지 함께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얼마나 하나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요수술통계를 보면 2025년 무릎 인공관절 수술(슬관절치환술)은 8만 9,618건이었습니다. 2023년 8만 8,829건, 2024년 8만 6,269건에 이어 해마다 9만 건 가까이 합니다. 비급여를 뺀 진료비가 한 건에 평균 1,004만 원쯤이었고, 입원 기간은 평균 20.1일로 공단이 분석한 35개 주요 수술 가운데 가장 길었습니다.

받는 분은 70대가 가장 많습니다. 2025년 수술받은 분을 나이대로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나이2025년 수술받은 분
60대2만 5,972명
70대4만 2,597명
80세 이상1만 1,918명

80세 이상이 1만 명을 넘습니다. 여든 넘은 부모님이 수술을 권유받으시는 게 드문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50세 이상의 무릎 엑스레이를 본 결과입니다. 여든을 넘으면 열 명 중 일곱, 여성은 여덟 명 가까이에서 관절염이 보입니다 (자료: Hong 외, PLoS ONE 2020, 국민건강영양조사 2010~2013)
우리나라 50세 이상의 무릎 엑스레이를 본 결과입니다. 여든을 넘으면 열 명 중 일곱, 여성은 여덟 명 가까이에서 관절염이 보입니다 (자료: Hong 외, PLoS ONE 2020, 국민건강영양조사 2010~2013)

엑스레이로 보면 무릎 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아주 흔해집니다.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무릎 엑스레이를 찍은 50세 이상 1만 2,287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80세 이상은 71.6%가 관절염 소견이었고 여성은 78.7%였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심한 4등급만 따져도 80세 이상의 26.9%였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로 무릎 엑스레이를 본 자료는 이 시기 것이 가장 최근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엑스레이에 보인다고 모두 아프신 것은 아닙니다.

여든이 넘어서 받으면 결과는 어떤가요?

NICE 진료지침은 나이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 상담을 못 받게 하지 말라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성별, 흡연, 다른 병, 비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런 것들에 따라 수술 위험이 달라진다는 점은 환자에게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무릎 인공관절의 생김새입니다. 넙다리뼈 끝과 정강뼈 윗면을 금속으로 덮고, 그 사이에 단단한 플라스틱을 끼워 관절이 미끄러지게 합니다 (그림: BruceBlau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무릎 인공관절의 생김새입니다. 넙다리뼈 끝과 정강뼈 윗면을 금속으로 덮고, 그 사이에 단단한 플라스틱을 끼워 관절이 미끄러지게 합니다 (그림: BruceBlau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나이 드신 분의 수술 결과를 모은 연구를 보면 이렇습니다. 2016년에 관찰 연구 22편을 모은 분석이 있습니다. 연구마다 기준은 조금 달랐지만 대개 80세가 넘은 분들을 고령 환자로 봤고, 이분들은 65세 미만보다 수술 전후 사망 위험이 높았습니다. 그래도 수술 전후에 돌아가신 분은 1%가 안 됐고, 통증과 기능이 나아진 정도는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스웨덴 인공관절 등록부에서 90세 넘어 무릎 수술을 받은 329명(평균 92세)을 보면, 90일 안에 돌아가신 분이 1.5%, 1년 안에 7%였습니다. 같은 나이 스웨덴 일반 노인의 1년 사망률 약 20%보다 낮았습니다. 애초에 수술을 받을 만큼 건강한 분들이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73세 남성의 엑스레이입니다. 넙다리뼈 끝과 정강뼈 윗면에 금속 부품이 덮여 있습니다 (사진: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73세 남성의 엑스레이입니다. 넙다리뼈 끝과 정강뼈 윗면에 금속 부품이 덮여 있습니다 (사진: Mikael Häggström, CC0, 위키미디어 공용)

우리나라 연구에서는 결과가 조금 덜 좋게 나왔습니다. 한 대학병원에서 80세 이상 141명과 65~70세 616명을 비교했더니, 80대도 무릎 점수는 63.6점에서 83.2점으로 올랐지만 일상 기능 점수는 61.0점에서 61.9점으로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으로 젊은 쪽 8.3점과 비슷했습니다. 다른 국내 연구는 80대가 60대보다 수술 뒤 삶의 질 점수가 낮았다며, 80대의 삶의 질에 주는 도움은 작아 보인다고 적었습니다. 80대 231건을 본 또 다른 국내 연구에서는 수술 뒤 가장 흔한 전신 합병증이 섬망으로 7.4%였습니다. 정리하면 여든이 넘어서도 아픈 것은 꽤 줄지만, 걷고 움직이는 힘까지 젊은 분만큼 돌아오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덴마크 무작위 시험에서 1년 뒤 수술한 쪽이 더 좋아졌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더 많았습니다. 참가자는 80대가 아니라 평균 60대입니다 (자료: Skou 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5)
덴마크 무작위 시험에서 1년 뒤 수술한 쪽이 더 좋아졌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더 많았습니다. 참가자는 80대가 아니라 평균 60대입니다 (자료: Skou 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5)

수술을 하면 무조건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덴마크에서 무릎 관절염 환자 100명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은 수술과 운동 치료를 함께 하고 다른 쪽은 12주 운동과 교육, 체중 관리 같은 비수술 치료만 했습니다. 1년 뒤 수술한 쪽이 더 좋아졌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24건 대 6건으로 더 많았습니다. 비수술 치료만 한 쪽에서는 1년 안에 26%가 결국 수술을 받았습니다. 캐나다 연구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1,703건 가운데 19%, 다섯 명 중 한 명꼴이 결과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만족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수술 전에 기대했던 만큼 좋아지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치매가 있으시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치매는 나이보다 더 크게 따져 봐야 하는 조건입니다. 2025년에 나온 연구로, 2017~2018년 미국 메디케어 자료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15만 6,596명을 분석한 것이 있습니다. 치매가 없는 분과 비교해 경도 치매가 있는 분은 수술 뒤 섬망 위험이 4.25배, 중등도 이상 치매가 있는 분은 6.40배였습니다. 180일 안에 돌아가실 위험은 경도 치매가 1.74배, 중등도 이상이 3.05배였습니다.

치매가 깊을수록 무릎 인공관절 수술 뒤 섬망과 사망 위험이 커졌습니다 (자료: Ottesen 외, 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 2025)
치매가 깊을수록 무릎 인공관절 수술 뒤 섬망과 사망 위험이 커졌습니다 (자료: Ottesen 외, 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 2025)

연구진은 경도 치매라면 이런 위험을 가족에게 분명히 설명하고 다른 지병을 잘 다스린 뒤에 수술을 하라고 했습니다. 중등도 이상 치매라면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수술 자체보다 수술 뒤 재활이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공관절 수술은 끝난 뒤 몇 주 동안 아파도 무릎을 굽혔다 펴는 운동을 날마다 해야 제대로 좋아집니다. 왜 아픈 걸 참고 움직여야 하는지 기억하시기 어려우면 재활이 잘 안 됩니다. 섬망이 무엇이고 치매와 어떻게 다른지는 섬망 글에, 치매 어르신의 생활은 치매전담실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수술 뒤 재활은 어디서 하나요?

수술 뒤 회복은 몇 달에 걸쳐 이어집니다. 191편의 연구, 5만 9,667명을 모아 본 2021년 분석에서 통증 점수는 수술 전 64.0점에서 3개월 뒤 24.1점, 1년 뒤 16.9점으로 내려갔습니다. 첫 석 달 동안 크게 좋아지고 그 뒤로는 천천히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고관절·무릎 인공관절 시험 5편을 모은 분석에서는 수술 다음 날 앉고 이틀 안에 걷게 한 쪽이 입원 기간이 1.8일쯤 짧았습니다. 다만 언제부터 걷게 하는지는 병원마다 다릅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뒤 통증은 석 달 안에 크게 줄고, 그 뒤로는 천천히 줄어듭니다 (자료: Sayah 외, Journal of Arthroplasty 2021)
무릎 인공관절 수술 뒤 통증은 석 달 안에 크게 줄고, 그 뒤로는 천천히 줄어듭니다 (자료: Sayah 외, Journal of Arthroplasty 2021)

우리나라 병원 안내를 보면 입원은 생각보다 깁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한쪽 무릎이면 2~3주, 양쪽이면 3~4주 입원한다고 안내하고, 서울아산병원은 일상생활로 편하게 돌아가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고 안내합니다. 공단 통계의 평균 입원 기간 20.1일도 이와 비슷합니다. 퇴원한 뒤 재활을 더 받을 곳을 찾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이 있는데, 고시에서 회복기 재활 환자로 정해 둔 무릎 수술은 양쪽 무릎을 다 수술했고 그중에 복잡한 수술이 들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첫 수술 날부터 30일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한쪽 무릎만 수술하셨더라도 수술 뒤 걷고 움직이는 힘이 크게 떨어졌다면 다른 항목으로 해당될 수 있습니다. 수술한 병원과 재활병원에 먼저 물어보십시오.

보행기입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뒤 한동안은 이런 보행기를 짚고 걷는 연습을 합니다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보행기입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뒤 한동안은 이런 보행기를 짚고 걷는 연습을 합니다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퇴원한 뒤 바로 요양원에 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다만 장기요양등급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때 받는 것이라, 수술 직후의 일시적인 불편만으로는 등급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등급이 있으시면 요양원에서 물리치료사와 함께 병원에서 하던 운동을 이어 가실 수 있습니다. 등급 신청은 장기요양등급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요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이 무엇이 다른지는 요양원·요양병원·주야간보호 차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Q. 여든이 넘으셨는데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해도 될까요?

연세만으로 수술을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영국 NICE 진료지침은 나이 때문에 관절 치환 수술 상담에서 빼지 말라고 적었고, 스웨덴에서는 90세 넘어 수술받은 분의 90일 사망률이 1.5%였습니다. 다만 여든이 넘으면 통증은 줄어도 걷는 힘까지 젊은 분만큼 돌아오기는 어렵고, 치매가 있으면 섬망과 사망 위험이 크게 늘어납니다. 운동하고 체중을 관리하고 약을 드셔도 밤잠을 못 주무실 만큼 아프신지, 수술 뒤 몇 주 동안 재활 운동을 하실 수 있는지를 정형외과 의사와 함께 따져 보시면 됩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든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까요?

부모님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계시거나 막 받으셨다면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시설이든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1. 물리치료사가 있는지, 수술한 무릎 운동을 일주일에 몇 번 어떻게 도와주시는지.
  2. 병원에서 받은 재활 운동 안내문을 그대로 이어서 해 주실 수 있는지.
  3. 보행기를 쓰실 때 화장실이나 복도를 걸으시면 누가 옆에서 같이 걸어 주시는지.
  4. 수술 부위가 붓거나 열이 나면 보호자에게 어떻게 알리고 병원에는 어떻게 모시는지.
  5. 정형외과 외래 진료 날에는 병원까지 어떻게 모시고, 보호자는 언제 함께 가야 하는지.

요양원을 고를 때 볼 것 전체는 요양원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입소 상담 때 수술 기록과 퇴원 안내문, 병원에서 받은 운동 안내지를 가져와 주시면 좋습니다. 무릎을 몇 도까지 굽히시는지, 보행기로 얼마나 걸으시는지 알면 첫날부터 같은 운동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물리치료실입니다. 입소자 30명 이상인 요양원은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를 두게 되어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물리치료실입니다. 입소자 30명 이상인 요양원은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를 두게 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물리치료사와 요양보호사를 법정 기준보다 많이 둡니다. 요양보호사는 법정 기준이 어르신 2.1명당 한 분이고, 저희는 약 1.6명당 한 분입니다. 수술한 어르신이 아프다며 운동을 안 하려 하실 때 옆에 앉아 다시 권하고, 보행기로 걸으실 때 한 걸음 옆에서 같이 걸을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무릎 수술 뒤처럼 간호와 재활이 함께 필요한 어르신이 어떤 돌봄을 받으시는지는 전문요양실 서비스 범위에 적어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어머니가 하루에 무릎 때문에 못 하시는 일을 적어 보시는 것입니다. 밤에 몇 번 깨시는지, 화장실까지 혼자 가시는지, 계단은 어떻게 오르내리시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음 진료 때 "연골이 몇 퍼센트 남았나요" 말고 "수술하면 어머니 생활에서 무엇이 나아지고, 회복하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나요"를 여쭤보시는 것입니다.

처음 상담하신 따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연세 때문에 안 된다는 법은 없으니 어머니가 수술 뒤 운동을 해내실 수 있는지 정형외과 의사와 한 번 더 의논해 보시라고요. 수술을 하든 안 하든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운동과 걷는 연습은 요양원에서 함께 이어 갈 수 있다고요.

오빠분은 수술을 말리고 따님은 수술을 알아보신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어머니를 덜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한 분은 수술이 어머니를 힘들게 할까 걱정하시고, 다른 한 분은 아픈 채로 지내시는 게 걱정이신 겁니다. 의사들도 이 수술을 두고 오랫동안 같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어느 쪽으로 정하시든 두 분이 의사 선생님과 같이 의논해서 정하시면 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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