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서 균이 나왔다는데, 항생제를 드셔야 하나요

어르신 요로감염은 열도 없이 헷갈리는 모습으로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소변에서 균이 나왔다고 다 요로감염도 아닙니다. 항생제가 필요한 때와 아닌 때를 진료지침 원문을 보고 정리했습니다.

입소 상담을 하던 아드님 한 분이 서류 봉투에서 검사지를 꺼내 보이셨습니다.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실 때 소변검사에서 균이 나왔다고 항생제를 세 번이나 드셨어요. 그때마다 설사를 하셔서 고생하셨고요. 그런데 이번에 다른 병원에서는 균이 있어도 증상이 없으면 약을 안 써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누구 말이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가끔 헛소리를 하시면 요로감염이 왔다는 신호라던데, 그건 또 맞는 말인가요?"

두 질문은 서로 정반대 이야기였습니다. 하나는 균이 나와도 약을 안 써도 되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증상이 없어 보여도 요로감염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둘 다 맞는 이야기라서 보호자분이 헷갈리시는 게 당연합니다.

이 글은 그 두 질문에 차례로 답합니다. 국내 대한감염학회 등이 함께 낸 요로감염 진료지침과 미국감염학회 지침 원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기관 감염관리 매뉴얼, 2026년 요양보호사 표준교재를 봤습니다. 다만 항생제를 쓸지 말지는 의사가 정할 일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생활실입니다. 소변을 자주 보시는 어르신은 화장실까지 가는 길이 짧고 밝아야 합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생활실입니다. 소변을 자주 보시는 어르신은 화장실까지 가는 길이 짧고 밝아야 합니다

요로감염은 왜 할머니들께 더 많나요?

요로감염은 소변이 지나가는 길에 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방광에 생기면 방광염, 콩팥까지 올라가면 신우신염이라고 부릅니다. 원인균은 대부분 장에 사는 대장균입니다. 미국가정의학회지에 실린 정리(Mehnert-Kay 2005)는 합병증이 없는 요로감염의 75~95%가 대장균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국내 단순 방광염 환자 885명을 본 연구(Yu 외 2024)에서도 대장균이 4분의 3쯤이었습니다.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균의 대부분은 장에 사는 대장균입니다. 전자현미경으로 1만 5천 배 확대한 모습입니다 (사진: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균의 대부분은 장에 사는 대장균입니다. 전자현미경으로 1만 5천 배 확대한 모습입니다 (사진: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국내 숫자를 보면 여성과 고령층이 많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2025년에 「부위가 명시되지 않은 요로감염」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30만 2,146명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여성이 71.8%였고, 70세 이상이 8만 8,466명이었습니다. 여성만 놓고 보면 80세 이상이 3만 8,285명으로 어느 연령대보다 많았습니다. 방광염은 따로 세는데, 같은 해 방광염 진료 인원 167만 7,380명 가운데 93.5%가 여성이었습니다.

2025년 부위 불명 요로감염(N39.0) 진단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30만 명이었고, 여성 가운데서는 80세 이상이 가장 많았습니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질병 세분류 통계, 비율은 통계표 숫자로 계산)
2025년 부위 불명 요로감염(N39.0) 진단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30만 명이었고, 여성 가운데서는 80세 이상이 가장 많았습니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질병 세분류 통계, 비율은 통계표 숫자로 계산)

나이가 들면 왜 더 잘 생길까요. 2026년 표준교재 205쪽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성은 호르몬이 줄면서 질벽이 얇아지고 분비물이 줄어 질염이 생기기 쉽습니다. 남성은 대부분 전립선비대를 겪고, 방광 근력이 떨어져 소변을 다 비우지 못하고 남기게 됩니다. 방광에 소변이 오래 남아 있으면 그 안에서 균이 자라기 쉽습니다. 교재 209쪽도 방광 안에 소변이 너무 오래 남아 있으면 방광염이 생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분은 더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연구진이 낸 연구(이희승·이정석 2025)가 있습니다. 2016~2017년에 노인요양시설 4,242곳에서 3개월 이상 지내신 12만 2,312명의 진료 기록을 본 것입니다. 입소해 계신 동안 요로감염 계열 진단으로 진료받은 기록이 있는 분이 31.1%였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장기요양 1등급이 낮은 등급보다 많았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주된 병명뿐 아니라 함께 적힌 병명까지 셌고, 감염이 아닌 일부 요로 질환 코드도 들어 있어서 실제로 앓은 것보다 많게 셌을 수 있습니다.

노인 요로감염은 어떤 증상으로 오나요?

젊은 사람의 방광염은 알기 쉽습니다. 소변 볼 때 따갑고, 자주 마렵고, 아랫배가 아픕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이런 증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시거나, 증상이 아예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75세 이상이면서 요로감염이 피까지 번진(균혈증) 105명을 본 연구(Laborde 외 2021)가 있습니다. 요로감염을 의심할 만한 소변 증상이나 징후가 있었던 분은 36.2%뿐이었습니다. 처음 진료를 받을 때 열이 없었던 분이 41.9%였고, 처음부터 요로감염으로 진단된 분은 58%였습니다. 대장균 균혈증 환자 가운데 요로에서 시작된 284명을 본 연구(Bai 외 2020)에서도 소변 증상이나 징후가 있었던 분은 56.7%였습니다. 85세 이상이거나 섬망이 있는 분은 소변 증상 없이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피까지 번진 요로감염도 셋 중 한 분만 소변 증상이 있었고, 열이 없었던 분도 많았습니다 (자료: Laborde 외, Diagnostics 2021, 75세 이상 105명)
피까지 번진 요로감염도 셋 중 한 분만 소변 증상이 있었고, 열이 없었던 분도 많았습니다 (자료: Laborde 외, Diagnostics 2021, 75세 이상 105명)

열이 잘 안 나는 것도 어르신의 특징입니다. 노인의 발열을 정리한 글(Norman 2000)은 노인은 감염이 있어도 열이 아예 없거나 약하게 나는 경우가 20~30%라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열이 없으니 괜찮겠지"라고 넘기면 안 되는 때가 있습니다.

대신 갑자기 정신이 흐려지시는 모습으로 오기도 합니다. 2026년 표준교재 242쪽은 노인증후군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요로감염이 섬망을 유발함"을 예로 들었습니다. 섬망은 며칠 사이에 갑자기 헷갈려하시고, 사람을 못 알아보시고, 낮에는 졸다가 밤에는 깨어 계시는 상태입니다. 섬망과 치매를 어떻게 구별하는지는 어제까지 멀쩡하시던 분이 갑자기 저를 못 알아보셨습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화장실입니다. 변기 옆에 손잡이가 있어 어르신이 혼자 앉고 일어나시기 쉽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화장실입니다. 변기 옆에 손잡이가 있어 어르신이 혼자 앉고 일어나시기 쉽습니다

그러니 아드님이 들으셨다는 "헛소리를 하시면 요로감염 신호"라는 말은 절반은 맞습니다. 요로감염이 섬망으로 올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섬망이 왔다고 해서 원인이 요로감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탈수, 새로 바뀐 약, 변비, 다른 감염도 섬망을 일으킵니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조금 더 하겠습니다.

소변에서 균이 나오면 모두 요로감염인가요?

아닙니다. 아무 증상이 없는데 소변 검사에서 균이 나오는 것을 무증상 세균뇨라고 부릅니다. 이건 병이라기보다 상태에 가깝습니다. 소변에 균이 살고 있지만 그 때문에 아프거나 열이 나지는 않는 상태입니다.

어르신에게는 아주 흔합니다. 미국감염학회가 2019년에 낸 무증상 세균뇨 진료지침(Nicolle 외)은 요양시설에 계신 여성의 25~50%, 남성의 15~50%가 무증상 세균뇨라고 적었습니다. 집에 계신 70세 이상도 여성 10.8~16%, 남성 3.6~19%였습니다. 스웨덴 요양원 32곳의 어르신 651명의 소변을 모두 배양해 본 연구(Sundvall 외 2009)에서도 32%에서 균이 자랐습니다.

요양시설에 계신 어르신은 증상이 없어도 둘 중 한 분까지 소변에서 균이 나옵니다 (자료: 미국감염학회 무증상 세균뇨 진료지침 2019 개정판)
요양시설에 계신 어르신은 증상이 없어도 둘 중 한 분까지 소변에서 균이 나옵니다 (자료: 미국감염학회 무증상 세균뇨 진료지침 2019 개정판)

그래서 국내 진료지침은 이렇게 권합니다. 2018년에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국내 학회들이 함께 지역사회 요로감염 항생제 치료 지침을 냈습니다. 이 지침은 요양원에 계신 여성의 무증상 세균뇨를 검사로 찾아내지도 말고, 치료하지도 말라고 강하게 권했습니다. 집에 계신 노인 여성과 소변줄(유치도뇨관)을 하고 계신 분도 같은 권고였습니다. 근거는 요양원 노인의 무증상 세균뇨를 항생제로 치료해 본 연구들에서 좋아진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소변 검사지로 하는 간이 검사도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앞의 스웨덴 연구에서 검사지의 두 항목(아질산염, 백혈구)이 모두 음성이면 균이 없을 가능성이 88%였습니다. 반대로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균이 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균이 있더라도 감염인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미국감염학회 지침은 소변에 백혈구가 섞여 나와도 증상이 없으면 무증상 세균뇨로 봅니다.

소변 검사지는 몇 분 만에 결과가 나오지만,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요로감염으로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 Iqbal Osman, CC BY 2.0, 위키미디어 공용)
소변 검사지는 몇 분 만에 결과가 나오지만,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요로감염으로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 Iqbal Osman, CC BY 2.0, 위키미디어 공용)

소변에 균이 있는데 왜 항생제를 안 쓰나요?

치료해도 좋아지는 것이 없고, 오히려 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생제는 장에 사는 좋은 균까지 죽입니다. 그 빈자리에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레라는 균이 자라면 설사가 생기고, 심하면 대장염으로 번집니다. 항생제를 드시고 생기는 설사가 모두 이 균 때문은 아니지만, 아드님 어머니가 드실 때마다 설사를 하셨던 것도 항생제와 관련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요양원 2곳의 기록을 다시 살펴본 연구(Rotjanapan 외 2011)가 있습니다. 소변 검사에서 감염 소견이 나온 172건 가운데 146건(85%)은 요양시설에서 요로감염으로 판정하는 기준(McGeer 기준)에 못 미쳤습니다. 그런데 그중 70건에 항생제가 들어갔습니다. 기준에 못 미쳤는데 항생제를 드신 분은 3개월 안에 앞에서 말씀드린 그 균 때문에 장염이 생길 위험이 8.5배 높았습니다.

소변 검사에서 감염 소견이 나온 172건 중 146건은 요양시설 요로감염 판정 기준에 못 미쳤는데, 그중 70건에 항생제를 썼습니다 (자료: Rotjanapan 외, Arch Intern Med 2011)
소변 검사에서 감염 소견이 나온 172건 중 146건은 요양시설 요로감염 판정 기준에 못 미쳤는데, 그중 70건에 항생제를 썼습니다 (자료: Rotjanapan 외, Arch Intern Med 2011)

항생제를 자주 쓰면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약이 잘 안 듣는 문제도 있습니다. 병원 밖에서 급성 신우신염에 걸려 국내 병원을 찾은 환자를 2017~2018년(8개 병원)과 2010~2011년(11개 병원)으로 비교한 연구(Kwon 외 2020)가 있습니다. 대장균의 퀴놀론계 항생제 내성률이 21.6%에서 32.0%로 올랐습니다. 신우신염 환자 자료라 가벼운 방광염보다 높게 나왔을 수 있지만, 흔히 쓰는 약이 세 번에 한 번꼴로 안 듣는다는 뜻입니다.

갑자기 헷갈려하시면 항생제부터 드려야 하나요?

여기가 보호자분들이 가장 어려워하시는 대목입니다. 미국감염학회 2019년 지침은 이 경우를 따로 적었습니다. 몸이나 인지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이 소변에서 균이 나오고 섬망이 왔다고 해 봅시다. 이때 소변 쪽 증상도 없고, 열이나 혈압이 떨어지는 것 같은 온몸의 감염 징후도 없다면, 항생제를 쓰기보다 다른 원인을 찾아보면서 잘 지켜보라고 권했습니다. 넘어지신 경우도 같았습니다. 섬망도 세균뇨도 어르신에게 흔하다 보니, 둘이 우연히 같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요양시설에서 항생제를 시작할지 판단할 때 오래 쓰여 온 기준도 있습니다. 2001년 전문가 합의 회의에서 정한 「최소 기준」(Loeb 외)입니다.

소변줄 여부항생제를 시작해 볼 만한 경우 (하나만 맞아도 됨)
소변줄이 없을 때소변 볼 때 갑자기 아파하심
소변줄이 없을 때열(37.9도 넘음, 또는 평소보다 1.5도 이상 오름)이 있으면서, 소변이 급함, 잦음, 아랫배 통증, 눈에 보이는 피오줌, 옆구리를 누르면 아파함, 요실금 가운데 하나 이상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짐
소변줄이 있을 때열, 새로 생긴 옆구리 누름 통증, 오한(몸이 떨림), 새로 생긴 섬망 가운데 하나 이상

소변줄을 하고 계신 분은 새로 생긴 섬망만으로도 기준에 들어간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미국 미네소타주 보건부가 이 기준을 정리한 안내문에는 "냄새가 심하거나 탁한 소변"은 항생제를 시작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소변 냄새나 색이 바뀐 것을 무시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요양원 어르신 551명을 지켜본 연구(Juthani-Mehta 외 2009)에서는 소변 볼 때 아파하시거나, 소변 모양이 바뀌었거나, 정신 상태가 바뀐 분은 실제로 소변에 균과 염증이 함께 있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요양보호사는 이런 변화를 보면 간호사에게 알리고, 간호사와 계약의사가 다른 증상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2026년 표준교재 404쪽도 소변 색이 이상하거나 탁해진 경우, 양이 줄어든 경우에는 시설장이나 간호사에게 보고하라고 적었습니다.

소변줄을 하고 계시면 무엇이 다른가요?

소변줄은 요도를 통해 방광까지 관을 넣어 두고 소변을 주머니로 받는 것입니다. 정식 이름은 유치도뇨관입니다. 이 관을 타고 균이 들어오기 쉽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09년 지침은 소변줄을 하고 있으면 하루에 3~10%씩 세균뇨가 생기고 30일쯤 지나면 거의 모든 분에게서 균이 나온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소변줄을 하신 분은 균이 나오는 것보다 열이나 오한, 새로 생긴 섬망 같은 변화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3년에 낸 「장기요양기관 안전·감염관리 매뉴얼」 68쪽은 요양원에서 소변줄을 이렇게 관리하라고 적었습니다.

  • 소변줄은 꼭 필요할 때만 넣고, 넣어 두는 기간을 가능한 한 짧게 합니다.
  • 소변줄과 소변주머니의 연결을 떼지 않습니다.
  • 관이 꺾이거나 막히지 않게 합니다.
  • 소변주머니는 언제나 방광(배꼽)보다 낮게 두고, 바닥에 닿지 않게 합니다.
  • 소변주머니는 4분의 3 넘게 채우지 않고, 비운 뒤에는 꼭지를 알코올 솜으로 닦습니다.
  • 만지기 전후에 손을 씻고 장갑을 낍니다.

2026년 표준교재 403쪽은 소변량과 색깔을 2~3시간마다 확인하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요양보호사는 소변줄을 바꾸거나 새로 넣거나 방광을 씻어 내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이런 일은 간호사나 의료기관이 맡습니다.

국내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셋 중 한 분꼴로 요로감염 계열 진료 기록이 있었습니다 (자료: 이희승·이정석, 한국노인간호학회지 2025. 국민건강보험공단 2016~2017년 자료)
국내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셋 중 한 분꼴로 요로감염 계열 진료 기록이 있었습니다 (자료: 이희승·이정석, 한국노인간호학회지 2025. 국민건강보험공단 2016~2017년 자료)

앞에서 본 국내 연구에는 눈여겨볼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연구가 쓴 장기요양기관 평가 자료에는 「유치도뇨관 현황」이라는 지표가 있었습니다. 입소 뒤에 소변줄을 새로 넣은 비율이 3% 미만인지, 배뇨 기능이 좋아져 소변줄을 뺀 비율이 20% 이상인지를 봤습니다. 이 지표가 좋았던 시설은 입소자의 요로감염이 조금 적었습니다(오즈비 0.85). 이 연구만으로 원인과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소변줄을 꼭 필요한 분에게 필요한 기간만 쓰라는 지침과 같은 쪽의 결과입니다. 표준교재 209쪽도 기저귀나 소변주머니는 최대한 자제하고, 낮에는 소변 간격에 맞춰 화장실에 모시라고 적었습니다. 기저귀 이야기는 요양원에 가면 기저귀부터 채운다던데요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소변줄을 하신 채 퇴원하시는 경우라면 요양원에서 누가 그 관을 관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전문요양실은 간호인력이 소변줄 관리, 단순도뇨, 방광 간호를 맡도록 정해 둔 곳입니다. 전문요양실 서비스 범위 표를 퇴원 안내문과 나란히 놓고 보시면 어머니께 필요한 처치가 그 안에 있는지 바로 보입니다.

크랜베리나 물을 많이 드시면 요로감염이 줄어드나요?

크랜베리는 요로감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요양원 어르신에게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일대 요양원 21곳에서 65세 이상 여성 185명(평균 86.4세)을 둘로 나눈 시험(Juthani-Mehta 외 2016)이 있습니다. 한쪽은 크랜베리 캡슐을, 다른 쪽은 가짜 캡슐을 1년 동안 매일 드셨습니다. 소변에 균과 백혈구가 함께 나온 비율은 29.1%와 29.0%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증상이 있는 요로감염도 10건과 12건으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크랜베리를 수확하는 모습입니다. 물을 채운 밭에 열매를 띄워 거둡니다 (사진: Keith Weller,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크랜베리를 수확하는 모습입니다. 물을 채운 밭에 열매를 띄워 거둡니다 (사진: Keith Weller,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

연구 50개를 모은 2023년 코크란 리뷰(Williams 외)도 같은 방향입니다. 반복해서 요로감염을 앓는 여성, 어린이, 시술 뒤 감염에 약해진 사람에게서는 크랜베리가 요로감염을 줄였습니다. 그러나 시설에 계신 노인 1,489명을 본 연구 3개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고(상대위험 0.93),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근거로는 노인에게 크랜베리를 쓸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크랜베리 주스를 좋아하시면 드셔도 되지만, 그것으로 요로감염을 막는다고 기대하시기는 어렵습니다.

요양원 할머니들께 크랜베리 캡슐을 1년 드려도 가짜 캡슐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자료: Juthani-Mehta 외, JAMA 2016, 무작위 배정 시험)
요양원 할머니들께 크랜베리 캡슐을 1년 드려도 가짜 캡슐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자료: Juthani-Mehta 외, JAMA 2016, 무작위 배정 시험)

물은 어떨까요. 반복해서 방광염을 앓던 폐경 전 여성 140명에게 하루에 물을 1.5리터 더 마시게 한 시험(Hooton 외 2018)에서, 1년 동안 방광염을 앓은 횟수가 평균 1.7번으로 물을 더 마시지 않은 쪽(3.2번)보다 적었습니다. 다만 젊은 여성 대상이라 어르신에게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영국 요양원 4곳에서 하루 일곱 번 음료를 챙겨 드리는 시간을 정했더니 항생제가 필요한 요로감염이 한 달 평균 1.8건에서 0.75건으로 줄었다는 보고(Lean 외 2019)도 있습니다. 비교하는 집단이 없었고 통계적으로 확실한 차이는 아니었지만, 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찻잔입니다. 물을 잘 안 드시는 어르신도 따뜻한 차는 한 잔씩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찻잔입니다. 물을 잘 안 드시는 어르신도 따뜻한 차는 한 잔씩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준교재도 물을 강조합니다. 207쪽은 충분한 수분 섭취로 방광 기능을 유지하라고 적었고, 404쪽은 금기가 없으면 소변줄을 하신 분에게도 물을 권하라고 했습니다. 심장이나 콩팥이 안 좋아 물을 제한하는 분은 예외이니 의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뒤처리는 앞에서 뒤로 닦아야 한다는 것도 교재 390쪽과 424쪽에 나옵니다. 폐경 뒤에 요로감염이 자꾸 재발하는 여성에게는 질에 넣거나 바르는 국소 여성호르몬제(처방약)가 재발을 줄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먹는 호르몬제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해당되시면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에서 여쭤보십시오. 물을 잘 안 드시는 어르신 이야기는 어머니가 물을 잘 안 드실 때에 적어 두었습니다.

Q. 요양원에서 어머니 소변에 균이 나왔다고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하나요?

먼저 요양원 간호사에게 어머니께 다른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보십시오. 열이나 오한이 있으셨는지, 소변 볼 때 아파하시는지, 소변을 자주 보시는지, 옆구리를 아파하시는지, 요실금이 새로 생겼거나 심해졌는지입니다. 소변줄을 하고 계시면 갑자기 헷갈려하시는 일이 새로 생겼는지도 여쭤보십시오. 이런 변화가 하나도 없다면 무증상 세균뇨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진료지침은 요양원에 계신 여성의, 미국감염학회 지침은 요양시설 어르신의 무증상 세균뇨를 치료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그래도 항생제가 필요한지는 어머니를 진찰한 의사가 판단합니다.

항생제를 쓰기로 했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정했는지, 어떤 약을 며칠 드시는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계약의사를 둔 요양원은 계약의사가 한 달에 두 번 이상 어르신을 진찰하게 되어 있고(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고시 제43조), 약은 의사가 처방합니다. 예전에 항생제를 드시고 설사를 하신 적이 있으면 그것도 꼭 알려 주십시오. 요양원에서 약을 누가 처방하고 챙기는지는 드시던 약은 계속 챙겨 주시나요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부모님 소변 문제로 요양원을 알아보신다면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시설이든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1. 소변 색이나 양이 바뀌거나 어르신이 갑자기 헷갈려하시면 누구에게 어떻게 알리나요. 보호자에게도 연락하시나요.
  2. 소변 검사는 언제 하시나요. 증상이 없는데도 정기적으로 하시나요.
  3. 항생제를 쓰기로 하면 누가 정하고, 보호자에게 약 이름과 기간을 알려 주시나요.
  4. 소변줄을 하고 입소하면 누가 관리하나요. 소변줄을 뺄 수 있는지 다시 살펴보시나요.
  5. 물을 잘 안 드시는 어르신은 하루에 얼마나 드시는지 어떻게 챙기시나요.

요양원을 고를 때 볼 것 전체는 요양원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소변줄을 하신 채 퇴원하시는 분이라면 입소 상담 때 퇴원 요약지와 최근 소변 검사 결과, 그동안 드신 항생제 목록을 가져와 주시면 좋습니다. 언제, 왜 소변줄을 넣었는지 알아야 계약의사와 함께 소변줄을 뺄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옥상 정원입니다. 날이 좋으면 이런 곳에서 잠깐씩 걸으시며 물 한 잔 드실 수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옥상 정원입니다. 날이 좋으면 이런 곳에서 잠깐씩 걸으시며 물 한 잔 드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전문요양실을 운영합니다. 소변줄을 하신 분은 간호인력이 소변줄을 관리하고, 요양보호사는 소변 색과 양을 보고 간호인력에게 알립니다. 물을 잘 안 드시려는 어르신께는 요양보호사가 옆에 앉아 한 모금씩 권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모님이 지난 1년 동안 항생제를 몇 번, 어떤 이유로 드셨는지 적어 보시는 것입니다. 소변 검사 때문에 드신 것이 몇 번인지, 그때 열이나 통증이 있으셨는지도 함께 적어 두시면 다음 진료 때 의사와 이야기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다른 하나는 부모님이 하루에 물이나 차를 몇 잔 드시는지 한번 세어 보시는 것입니다.

처음 질문하신 아드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두 병원 말이 다 맞다고요. 증상이 없는데 소변에서 균만 나온 것이면 약을 안 써도 되는 경우가 많고, 열이 없는데 갑자기 헷갈려하시면 요로감염을 포함해 여러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고요. 어느 쪽인지는 소변 검사 결과만 보고는 알 수 없고, 어머니를 직접 살펴봐야 알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가 항생제를 세 번이나 드셨다는 걸 이제 와서 알고 속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때는 그게 어머니를 위한 일이라고 믿고 하신 결정이었습니다. 몰랐던 걸 지금 알게 되셨으니, 다음번에는 "지금 어머니께 증상이 있나요?"라는 질문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26-189호) 제43조 / 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판 205·207·209·242·390·403~404·424쪽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3 장기요양기관 안전·감염관리 매뉴얼 ② 감염병 예방 및 관리」 68쪽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질병 세분류·소분류 통계(N39.0, N30, 2025년) / 이희승·이정석. 한국노인간호학회지 2025;27(4):349-363 / 대한감염학회 외.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Antibiotic Treatment of Community-Acquired Urinary Tract Infections. Infect Chemother 2018;50(1):67-100 / Nicolle LE 외. IDSA Asymptomatic Bacteriuria Guideline 2019 Update. Clin Infect Dis 2019 / Loeb M 외. Infect Control Hosp Epidemiol 2001 / Minnesota Department of Health, Long-term Care Antibiotic Initiation card / Gould CV 외. CDC/HICPAC Guideline for Prevention of Catheter-Associated Urinary Tract Infections 2009 / Mehnert-Kay SA. Am Fam Physician 2005 / Yu SH 외. Antibiotics 2024 / Laborde C 외. Diagnostics 2021 / Bai AD 외. BMC Infect Dis 2020 / Norman DC. Clin Infect Dis 2000 / Sundvall PD, Gunnarsson RK. BMC Geriatr 2009 / Rotjanapan P 외. Arch Intern Med 2011 / Juthani-Mehta M 외. J Am Geriatr Soc 2009 / Kwon KT 외. Antibiotics 2020 / Juthani-Mehta M 외. JAMA 2016 / Williams G 외.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3 / Hooton TM 외. JAMA Intern Med 2018 / Lean K 외. BMJ Open Quality 2019 / Perrotta C 외.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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