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반 알이면 어머니가 푹 주무실 것 같은데요
밤마다 깨시는 어머니를 보면 수면제 생각이 먼저 납니다. 그런데 연구를 보면 수면제로 늘어나는 잠은 생각보다 적고, 어르신은 헷갈리시거나 넘어지실 걱정이 따라옵니다. 약을 쓰기 전에 무엇을 먼저 해 볼 수 있는지 함께 보겠습니다.
입소 상담을 하던 따님 한 분이 한참 망설이시다가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엄마가 밤에 두세 번씩 깨서 거실을 다니세요. 저도 같이 깨니까 몇 달째 제대로 못 잤어요. 병원에서 수면제를 받아 올까 하다가도, 그거 드시면 치매가 더 빨리 온다는 말도 있고요. 그런데 요양원에 가면 어차피 수면제 먹여서 재운다던데, 그게 사실이에요?"
질문 안에 걱정이 세 가지 들어 있었습니다. 수면제를 드려도 되는지, 드리면 해가 되는지, 요양원은 약으로 어르신을 재우는지입니다. 몇 달째 못 주무신 따님 입장에서는 수면제 반 알이면 다 해결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이 글은 그 세 가지 질문에 차례로 답합니다. 약 이야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허가사항과 「졸피뎀 안전사용 기준」 원문을 보고 썼습니다. 요양원 이야기는 보건복지부 고시 원문과 2026년 요양보호사 표준교재를 봤습니다. 외국 연구는 논문 초록과 원문에서 숫자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다만 어떤 약을 드시고 끊을지는 의사가 정할 일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가요?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2004년에 5세부터 102세까지 건강한 사람 3,577명의 잠을 검사로 살펴본 연구 65개를 모은 분석(Ohayon 외)이 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전체 잠자는 시간과 깊은 잠의 비율이 줄고, 잠든 뒤에 깨어 있는 시간은 늘었습니다. 그런데 60세가 넘은 뒤로는 다른 지표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었고, 누워 있는 시간 가운데 실제로 잠든 시간의 비율(수면 효율)만 계속 떨어졌습니다. 그러니 일흔 넘은 어머니가 젊을 때처럼 한 번도 안 깨고 주무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2026년 표준교재는 요양시설에 계신 어르신의 잠 문제를 나이 탓으로만 보지 말라고 합니다. 268쪽에 "노인의 수면 문제는 노화 자체보다는 환경과 돌봄 방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적었습니다. 교재가 꼽은 것은 소음과 조명, 낯선 환경, 밤에 돌봄을 받다가 깨는 일, 통증, 밤에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 같은 것들입니다. 269쪽에는 시설 어르신에게 흔한 수면 문제를 네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자다가 자주 깨시고, 주무시는 시간이 줄고, 잠드시기까지 오래 걸리고, 낮에 자꾸 조십니다.
치매가 있으면 더 그렇습니다. 교재 620쪽은 치매가 있는 분이 시간 감각이 흐려져 낮과 밤이 바뀌기도 하고, 이틀 사흘 안 주무시다가 그다음 며칠은 계속 주무시는 경우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해 질 무렵부터 불안해하시는 모습은 해가 지면 어머니가 가방을 싸십니다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노인 수면제에는 어떤 약들이 있나요?
보호자께서 "수면제"라고 하시는 약은 실제로는 여러 갈래입니다. 국내 허가사항과 식약처 기준을 보면 이렇습니다.
| 종류 | 대표 성분 | 어디서 | 허가사항·안전사용 기준에 적힌 것 |
|---|---|---|---|
| 졸피뎀 계열 수면제 | 졸피뎀 | 의사 처방 (향정신성의약품) | 노인은 5mg 권장, 하루 10mg 넘지 않기. 치료 기간은 보통 며칠에서 2주, 최대 4주 |
| 신경안정제(벤조디아제핀, 주로 불안 치료용) | 알프라졸람, 로라제팜, 디아제팜 등 | 의사 처방 (향정신성의약품) | 불안 치료 목적일 때 한 번에 가능한 30일 이내, 총 3개월을 넘기지 않기. 고령자는 저용량으로 시작 |
| 서방형 멜라토닌 | 멜라토닌 2mg | 의사 처방 (전문의약품) | 수면의 질이 떨어진 55세 이상 불면증의 단기 치료. 13주까지 |
| 약국 수면유도제 | 디펜히드라민, 독시라민 | 약국 (일반의약품) | 오래 계속 먹지 않기. 독시라민은 상의 없이 2주 넘게 먹지 않기 |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졸피뎀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보면 2024년 한 해 졸피뎀을 처방받은 사람은 187만 4,955명이었습니다. 이 통계에서 최면진정제로 분류된 약의 처방량 가운데 54%가 졸피뎀이었습니다. 이 비율은 통계표의 숫자로 저희가 계산한 값이고, 최면진정제에는 내시경 때 쓰는 진정제도 들어 있습니다.

식약처가 2020년에 낸 「의료용 마약류 졸피뎀 안전사용 기준」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졸피뎀 치료 기간은 "가능한 짧아야 하며 4주를 넘지 않도록 한다"고 했고, 불면증 치료는 "비약물적 치료(수면위생교육, 인지행동치료 등)를 우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몸이 약한 분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서 써야 한다는 문장도 있습니다. 같은 기준에 따르면 4주가 지나도 의사가 다시 살펴보고 더 필요하다고 보면 계속 처방할 수 있으니, 오래 드시고 있다고 해서 잘못된 처방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수면제를 드시면 잠을 얼마나 더 주무시나요?
생각보다 적습니다. 2005년 영국 의학저널에 실린 분석(Glass 외)은 60세 이상이 참여한 무작위 시험 24개, 2,417명의 결과를 모았습니다. 그 가운데 잠잔 시간을 비교할 수 있었던 8개 시험(601명)에서, 수면제를 드신 분은 본인이 적은 기록으로 하룻밤에 평균 25.2분을 더 주무셨습니다. 밤중에 깨는 횟수는 0.63번 줄었습니다. 잠의 질이 좋아졌다는 결과도 있었지만 그 차이는 작았습니다.
대신 부작용은 늘었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수면제를 드신 분은 약을 안 드신 분보다 기억이 흐려지거나 헷갈리는 일이 4.78배, 낮에 피곤해하는 일이 3.82배 많았습니다. 어지럽거나 휘청거리는 일도 더 많이 보고됐지만,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확실하다고 할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은 60세가 넘은 분에게는 이 약으로 얻는 것이 늘어나는 위험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잘 넘어지시는 분이라면 더 그렇다고 했습니다.

미국노인병학회가 2023년에 낸 「노인에게 피해야 할 약 목록」(비어스 기준)도 비슷하게 봅니다. 졸피뎀 계열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벤조디아제핀)를 노인에게는 피하라고 권했습니다. 졸피뎀 계열은 섬망, 넘어짐, 골절,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늘어나는데 빨리 잠들게 하거나 더 오래 자게 하는 효과는 아주 적다고 적었습니다. 신경안정제는 기억력 저하, 섬망, 넘어짐, 골절이 늘고 오래 먹으면 끊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치매가 있거나, 섬망이 올 위험이 있거나, 넘어지신 적이 있는 분은 특히 피하라고 따로 적었습니다.
수면제를 드신 어르신은 왜 넘어지시기 쉬운가요?
수면제는 잠만 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균형과 판단도 함께 둔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밤에 소변 때문에 일어나시는 일이 많습니다. 약 기운이 남은 채 어두운 방에서 일어나시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국내 졸피뎀 허가사항은 노인이 이 약의 효과에 민감할 수 있다며 5mg을 권합니다. 같은 허가사항에는 이런 숫자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1,959명이 참여한 임상시험에서 30명(1.5%)이 넘어졌는데, 그 가운데 28명이 70세 이상이었고, 28명 가운데 23명은 10mg 이상을 드신 분이었습니다. 헷갈림을 보인 24명 가운데 18명도 70세 이상이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3년에, 졸피뎀을 먹은 다음 날 아침에는 본인이 잠이 다 깼다고 느껴도 정신이 덜 맑을 수 있다고 알렸습니다. 여성은 약이 몸에서 더 천천히 빠져나가 이런 일이 더 잘 생기기 때문에, 여성 권장 용량을 10mg에서 5mg으로 낮췄습니다.
허가사항에는 「복합 수면 행동」이라는 경고도 있습니다.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로 걸어 다니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인데, 이때 크게 다칠 수 있고 본인은 대개 기억하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 직원들이 1992년부터 2018년까지 졸피뎀을 비롯한 같은 계열 약 세 가지에 대해 들어온 보고를 모아 보니, 이런 행동으로 크게 다치거나 숨진 사례가 66건이었고 그 가운데 20건이 사망이었습니다.
뼈가 부러지는 일이 더 많았다는 연구도 여럿 있습니다. 국내 연구도 있습니다. 2005~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에서 불면증이 있는 노인 가운데 골절이 생긴 1,508명을 본 연구(Kang 외 2012)에서, 졸피뎀을 드신 때는 안 드신 때보다 골절 위험이 1.72배 높았습니다. 미국과 다른 나라 연구에서도 1.6배에서 2배쯤으로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다만 모두 관찰연구라서 수면제 하나만의 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수면제를 드시는 분은 원래 몸이 약하거나 다른 병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표준교재 241~242쪽에는 이런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치매로 요양시설에 입소하신 91세 여성이 밤에 화장실 가시느라 자주 깨셔서, 요실금약과 함께 졸피뎀을 드시고 있었습니다. 약을 드신 뒤로 입이 마르고 어지러워하시며 휘청거리셨고, 어지럼증 때문에 안정제가 더해진 뒤로는 엉뚱한 말씀을 하시며 산만해지셨습니다(섬망). 밤에는 가족 동의를 받아 벨트 억제대를 쓰고 있었는데, 새벽 4시에 억제대 사이로 빠져나와 화장실에 가시다가 넘어져 넓적다리뼈가 부러지셨습니다. 그 뒤 통증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쓰면서 입맛을 잃으셨고 욕창까지 생기셨습니다. 교재는 이 사례를, 약을 여러 가지 드시다가 섬망이 오고, 넘어지시고, 뼈가 부러지는 식으로 이어지는 노인증후군의 예로 들었습니다. 같은 교재 279쪽은 수면제 같은 약을 드신 뒤에는 특히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적었습니다.

넘어지신 뒤에 요양원과 보호자가 무엇을 따지게 되는지는 어머니가 넘어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수면유도제는 괜찮나요?
처방 없이 사는 수면유도제는 대부분 디펜히드라민이나 독시라민 같은 항히스타민 성분입니다. 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에 들어가는 성분과 같은 계열인데, 졸음이 오는 부작용을 잠자는 데 쓰는 것입니다. 처방전이 필요 없으니 순하다고 생각하시기 쉽지만 어르신에게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국내 디펜히드라민 제품 허가사항은 고령자는 먹기 전에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라고 적었습니다. 계속 먹거나 오래 먹지 말라고 했고, 평소에 늘 잠을 못 자는 사람이나 불면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가 있는 분도 먹으면 안 됩니다. 독시라민 제품은 의사나 약사와 상의 없이 2주 넘게 먹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비어스 기준도 이 성분들을 노인에게는 피하라고 했습니다. 항콜린 작용이 강해서 헷갈림, 입 마름, 변비가 생기기 쉽고, 수면제로 쓰면 금방 내성이 생긴다는 이유였습니다. 항콜린 작용이 있는 약을 오래 먹은 사람에게서 치매가 더 많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65세 이상 3,434명을 평균 7년 넘게 지켜본 미국 연구(Gray 외 2015)에서, 이런 약을 가장 많이 드신 분들은 안 드신 분들보다 치매가 생길 위험이 1.54배였습니다. 이것도 관찰연구라서 약이 원인이라고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따님이 들으셨다는 "수면제를 먹으면 치매가 빨리 온다"는 말은 병원에서 받는 신경안정제 쪽 연구에서도 나왔습니다. 2014년 캐나다 퀘벡 노인 자료를 본 연구(Billioti de Gage 외)에서는 신경안정제를 먹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이 1.51배 많았습니다. 그런데 2016년 미국 65세 이상 3,434명을 지켜본 연구(Gray 외)에서는 가장 많이 드신 분들에게서는 차이가 없었고, 연구진은 약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린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정확합니다.
약 말고 잠을 돕는 방법은 정말 효과가 있나요?
미국내과학회는 2016년 지침에서 만성 불면증이 있는 어른은 먼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받으라고 강하게 권했습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고, 잠이 안 오면 누워 버티지 않고, 잠에 대한 걱정을 다루는 치료입니다. 약은 이것으로 안 될 때 득실을 따져 짧게 쓰라고 했습니다. 앞에서 본 식약처 졸피뎀 기준도 비약물 치료를 먼저 하라고 적었습니다.
2026년 표준교재 270쪽은 요양보호사가 어르신 잠을 돕는 방법을 열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시게 하고, 오후에는 커피를 드리지 않고, 저녁을 너무 많이 드시지 않게 합니다. 시장하셔서 잠이 안 오시면 따뜻한 우유를 드리고, 같은 방 분이 코를 심하게 골면 방을 바꿔 드립니다. 그리고 "수면제나 진정제를 장기 복용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 269쪽에는 수면제에 기대기보다 낮에 규칙적으로 활동하시고 낮잠을 줄이는 방법을 먼저 하라고 적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양원에서 이렇게 하면 밤잠이 확 좋아질까요. 연구 결과는 솔직히 엇갈립니다. 미국 요양원 어르신 118명(평균 86.9세)을 둘로 나눈 연구(Alessi 외 2005)가 있습니다. 한쪽 어르신들은 닷새 동안 낮에 침대에 누워 계시는 시간을 줄이고,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시고, 몸을 더 움직이셨습니다. 잠자리에 드는 순서도 매일 똑같이 하고, 밤에는 소음과 불빛을 줄였습니다. 그랬더니 낮에 살펴볼 때마다 주무시고 계셨던 비율이 32%에서 21%로 줄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평소대로 한 쪽은 32%에서 30%였습니다. 그런데 밤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06년에 비슷한 방법을 쓴 다른 연구(Ouslander 외)도 밤잠에는 효과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밤에 요양원이 생각보다 시끄럽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미국 요양원 8곳에서 요실금이 있는 어르신 267명의 침대 옆 소음을 2분 단위로 잰 연구(Schnelle 외 1999)에서는, 50데시벨이 넘는 소리가 난 때가 하룻밤에 평균 83번이었습니다. 소음과 불빛을 줄였더니 58번으로 줄었고 불빛 때문에 깨시는 일도 줄었지만, 전체 밤잠은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약 없이 잠을 돕는 방법이 밤잠을 몇 시간씩 늘려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한 시험에서는 낮에 덜 조시고 더 깨어 계셨고, 수면제처럼 넘어지거나 헷갈리게 하는 부작용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 지침은 이런 방법을 먼저 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의사와 상의해서 약을 가장 적은 양으로 가장 짧게 쓰라고 권합니다.
요양원은 수면제로 어르신을 재운다던데 사실인가요?
요양원에는 약을 처방할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보건복지부 고시(제2026-189호, 2026년 10월 1일 시행) 제43조 제6항을 보면, 요양원은 계약의사를 두거나 협약을 맺은 병원과 함께 어르신 진료를 챙겨야 하고 계약의사는 어르신을 한 달에 두 번 이상 진찰합니다. 같은 항에는 요양원이 어르신이 드시는 약을 알고 있어야 하고 약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수면제는 처방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약이라, 요양원 직원이 마음대로 정해서 드릴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요양원에서 약을 누가 처방하고 챙기는지는 드시던 약은 계속 챙겨 주시나요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같은 고시 제43조 제3항은 요양원이 어르신을 따로 가두거나 억제대로 묶어서 몸을 못 움직이게 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어르신이나 직원의 생명이나 몸에 위험이 아주 큰 경우에만 예외를 두고, 그때도 어르신 본인이나 가족에게 알려 동의를 받고 그 이유와 시간을 기록해야 합니다. 앞의 교재 사례에서 벨트 억제대를 썼는데도 어르신이 빠져나와 넘어지셨다는 점도 기억해 두실 만합니다. 어르신을 묶는 문제는 묶어 놓는다면서요, 하고 물으셨습니다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그렇다고 요양원에서 진정시키는 약을 많이 쓰는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내 장기요양시설 20곳에서 2011~2012년에 치매가 있는 입소자 529명을 조사한 연구(Lee 외 2015)에서 27%가 항정신병약을 처방받고 있었습니다. 십여 년 전 자료이고 수면제와는 다른 약이지만, 치매 어르신에게 진정시키는 약이 적지 않게 쓰인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 약을 쓸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방에 아이들이 앉아 있다고, 어머니가 그러셨습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을 고르실 때는 수면제나 진정시키는 약을 쓰는지보다, 쓴다면 누가 왜 처방했고 보호자에게 알려 주는지를 물어보시는 것이 더 쓸모 있습니다. 치매가 있는 분을 어떻게 모시는지는 치매전담실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Q. 오래 드시던 수면제를 끊어도 되나요?
갑자기 끊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서 천천히 줄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2018년 캐나다 지침(Pottie 외)은 65세 이상이 졸피뎀이나 신경안정제 계열 수면제를 드시면 얼마나 오래 드셨든 천천히 줄여 끊는 것을 권하라고 했습니다. 예로 2주마다 약 25%씩 줄이고 끝 무렵에는 더 조금씩 줄이는 방법을 들었습니다. 줄이는 동안 잠을 못 자거나 불안하고 예민해지거나 땀이 나는 증상이 올 수 있는데, 대개 가볍고 며칠에서 몇 주면 지나간다고 했습니다.
어르신이 직접 마음을 먹으시는 것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신경안정제 계열 약을 오래 드신 65~95세 303명을 둘로 나눠, 한쪽에만 약의 위험과 줄이는 방법을 적은 책자를 드린 연구(Tannenbaum 외 2014)가 있습니다. 6개월 뒤에 약을 끊은 분은 책자를 받은 쪽에서 27%, 받지 않은 쪽에서 5%였습니다. 책자를 받은 분 가운데 62%는 먼저 의사나 약사에게 약을 줄이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부모님 잠 때문에 요양원을 알아보신다면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시설이든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 밤에 어르신이 몇 번 깨셨는지, 화장실은 몇 번 가셨는지 기록하시나요. 보호자가 그 기록을 볼 수 있나요.
- 입소할 때 집에서 드시던 수면제는 누가 다시 살펴보나요. 계약의사가 보시나요, 다니던 병원에서 받아 오나요.
- 수면제나 진정시키는 약이 새로 처방되거나 양이 바뀌면 보호자에게 알려 주시나요.
- 낮에 햇볕을 쬐시거나 움직이시는 시간이 하루 일과에 들어 있나요.
- 수면제를 드시는 분이 밤에 화장실에 가실 때 넘어지지 않도록 무엇을 하시나요.
요양원을 고를 때 볼 것 전체는 요양원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은 저희에게 하셔도 됩니다. 집에서 드시던 수면제가 있으면 입소 상담 때 약 봉투나 처방전을 가져와 주시면 좋습니다. 얼마나 오래, 어떤 용량으로 드셨는지 알아야 계약의사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밤에 깨신 어르신 곁에 앉아 다시 주무실 때까지 기다려 드리려면 일손이 넉넉해야 합니다. 저희가 요양보호사를 법정 기준보다 더 두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것입니다. 법정 기준은 어르신 2.1명당 요양보호사 한 분(치매전담실은 2명당 한 분)이고, 저희는 약 1.6명당 한 분을 두고 있습니다. 입소하신 분 수와 근무표에 따라 조금씩 오르내리는 값이고, 교대 근무를 하니 밤 시간에 곁에 있는 인원은 이보다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모님이 드시는 약 목록을 받아 두시는 것입니다. 처방받은 수면제뿐 아니라 약국에서 산 수면유도제나 감기약까지 적어 두시면, 다음 진료 때 의사에게 줄여도 되는 약이 있는지 여쭤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일주일만 부모님이 몇 시에 주무시고, 밤에 몇 번 깨시고, 낮에 얼마나 조시는지 적어 보시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도 요양원에서도 그 기록이 있으면 이야기가 훨씬 빨라집니다.
처음 질문하신 따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수면제를 드시면 하룻밤에 25분쯤 더 주무시는 대신 헷갈리시거나 넘어지실 걱정이 따라오니, 약을 늘리기 전에 낮 생활부터 바꿔 보시자고요. 그래도 안 되면 의사와 상의해서 가장 적은 양을 짧게 쓰시면 되고, 그건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몇 달째 같이 못 주무신 분이 수면제를 떠올리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어머니를 편하게 해 드리고 싶은 마음과 나도 좀 자고 싶은 마음이 같이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보호자분이 먼저 지치시면 어머니를 오래 돌보기가 어렵습니다. 오늘 밤에는 어머니 잠과 함께 보호자분 잠도 어떻게 챙길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26-189호) 제43조 / 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판 241~242·268~270·279·620쪽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졸피뎀 안전사용 기준」(2020)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항불안제 안전사용 기준」(2021)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허가사항(졸피뎀타르타르산염 10mg, 멜라토닌 2mg 서방정, 디펜히드라민염산염 25mg, 독시라민숙신산염 25mg) / 식품의약품안전처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 /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4 / Ohayon MM 외. Sleep 2004 / Glass J 외. BMJ 2005 / American Geriatrics Society Beers Criteria Update. J Am Geriatr Soc 2023 / US FDA Drug Safety Communication 2013(졸피뎀 다음 날 아침 영향) / Harbourt K 외. Pharmacoepidemiol Drug Saf 2020 / Kang DY 외. J Prev Med Public Health 2012 / Wang PS 외. J Am Geriatr Soc 2001 / Treves N 외. Age Ageing 2018 / Tom SE 외. Sleep 2016 / Gray SL 외. JAMA Intern Med 2015 / Billioti de Gage S 외. BMJ 2014 / Gray SL 외. BMJ 2016 / Qaseem A 외. Ann Intern Med 2016 / Alessi CA 외. J Am Geriatr Soc 2005 / Ouslander JG 외. J Am Geriatr Soc 2006 / Schnelle JF 외. J Am Geriatr Soc 1999 / Lee KS 외. Drugs Real World Outcomes 2015 / Pottie K 외. Can Fam Physician 2018 / Tannenbaum C 외. JAMA Intern Med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