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가시면 살이 빠지신다던데요

1862년 겨울, 미국 미주리의 한 병원에서 장티푸스를 앓던 열여섯 살 병사가 받은 아침은 검은 커피 한 컵과 기름에 잠긴 베이컨 한 조각이었습니다. 그 병사의 누나는 2년 뒤 환자마다 먹을 것을 따로 처방하는 병원 주방을 열었습니다. 요양원에 가시면 정말 살이 빠지시는지, 요양원 밥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친구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시고 석 달 만에 얼굴이 반쪽이 되셨대요. 저희 엄마는 지금도 입이 짧으셔서 제가 옆에서 한 숟가락씩 떠 드려야 겨우 드세요. 요양원에 가시면 누가 그렇게 해 주겠어요."

따님이 이렇게 말씀하시자 옆에 계신 아드님은 다른 것을 물으셨습니다. 밥값은 한 달 비용에 들어가 있는 건지, 따로 내는 건지요. 결국 두 분 다 어머니가 거기 가셔서 잘 드실 수 있느냐를 물으신 거였습니다.

요양원에 가면 살이 빠진다는 말은 상담 때 자주 듣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이 계신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그 말만 듣고 결정하시기 전에 따져 볼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살이 빠진 게 요양원에 가셔서인지, 그 전부터 빠지고 있었는지가 하나입니다. 요양원 밥은 누가 무엇을 보고 정하는지가 또 하나고요. 몸무게가 줄면 누가 알아채고 무엇을 하는지도 봐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픈 사람의 밥을 따로 챙기는 일이 병원 제도로 퍼지던 때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애니 위텐마이어입니다. 미국 남북전쟁 때 북군 병원에 환자마다 따로 음식을 만드는 「특별식 주방」을 세웠습니다. 1903년에 나온 책에 실린 초상입니다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애니 위텐마이어입니다. 미국 남북전쟁 때 북군 병원에 환자마다 따로 음식을 만드는 「특별식 주방」을 세웠습니다. 1903년에 나온 책에 실린 초상입니다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1862년 겨울, 병원에 누운 열여섯 살 동생은 무엇을 먹었나요

애니 위텐마이어는 미국 아이오와에 살던 여성입니다. 남북전쟁이 시작되자 아이오와주의 위생 담당 대리인으로 북군 병원들을 오가며 부상병을 도왔습니다. 1895년에 낸 회고록에 따르면, 어느 추운 1월 아침 그는 미주리주 세데일리아의 기차역 근처 큰 병원을 찾았습니다. 거기 열여섯 살 난 친동생이 누워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장티푸스와 급성 이질이라고 했습니다.

마침 아침 식사가 들어왔습니다. 회고록에 적힌 그대로 옮기면, 칙칙한 나무 쟁반에 진하고 검은 커피 한 양철컵, 제 기름에 잠긴 튀긴 비계 베이컨 한 조각, 빵 한 장이었습니다. 열이 펄펄 끓는 동생은 고개를 돌렸습니다. 식판을 가져온 사람은 이걸 못 먹으면 굶는 수밖에 없고 다른 건 없다고 했습니다. 위텐마이어는 이게 매일 나오는 식사였고 거의 달라지는 날이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1865년 워싱턴의 아머리 스퀘어 병원 K병동입니다. 남북전쟁 때 북군 병원의 병동은 이렇게 침대 수십 개가 길게 늘어선 구조였습니다 (사진: 미국 의회도서관,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1865년 워싱턴의 아머리 스퀘어 병원 K병동입니다. 남북전쟁 때 북군 병원의 병동은 이렇게 침대 수십 개가 길게 늘어선 구조였습니다 (사진: 미국 의회도서관,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동생은 그 뒤 회복해 다시 군대로 돌아갔습니다. 회고록에는 열병을 앓고 다친 환자에게 이보다 더 역겹고 해로운 것이 있겠느냐는 문장이 남아 있습니다. 위텐마이어는 전쟁 첫 두 해 동안 병원 부엌 하나가 아픈 사람, 다친 사람, 간호하는 사람의 밥을 다 같이 했다고 썼습니다. 여자 간호사가 있는 병원에서는 가장 아픈 환자에게 따로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병원 전체에서 그걸 챙기는 체계는 없었다고요.

아머리 스퀘어 병원으로 알려진 병동입니다. 환자들이 침대 옆에 앉거나 누워 있습니다. 1861~1865년 사이에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미국 의회도서관,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아머리 스퀘어 병원으로 알려진 병동입니다. 환자들이 침대 옆에 앉거나 누워 있습니다. 1861~1865년 사이에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미국 의회도서관,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밥을 약처럼 처방했더니 무엇이 달라졌나요

위텐마이어는 1863년 12월에 이 생각을 떠올렸다고 적었습니다. 병원 안에 아픈 사람만을 위한 주방을 따로 두자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기독교위원회(Christian Commission)가 1864년 1월 29일 이 주방을 세우도록 허락했고, 첫 주방은 테네시주 내슈빌의 컴벌랜드 병원에 문을 열었습니다. 기독교위원회 연보에는 이 주방이 거의 내내 환자 1,000~1,500명의 밥을 댔다고 적혀 있습니다.

주방이 돌아가는 방식은 이랬습니다. 병동 군의관이 매일 회진을 돌면서 환자 이름과 침대 번호가 적힌 식단표에 먹어도 되는 음식을 표시했습니다. 기독교위원회 연보는 군의관이 약을 처방하는 것만큼 신경 써서 식사를 처방하도록 했다고 적습니다. 보통 식당 밥을 못 먹는 환자는 전부 이 주방에서 따로 식사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만든 음식이 엉뚱한 사람에게 가지 않도록 침대 머리맡에 그 환자가 받을 음식 목록을 붙였습니다.

1864년 9월 내슈빌 제1병원에서 일하던 기독교위원회 소속 여성 앨마 베넷입니다. 특별식 주방은 기독교위원회가 뽑아 보낸 여성 두세 명이 한 곳씩 맡아 관리했습니다. 베넷이 주방을 맡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사진: A. S. Morse, 미국 의회도서관, 위키미디어 공용, 알려진 저작권 제한 없음)
1864년 9월 내슈빌 제1병원에서 일하던 기독교위원회 소속 여성 앨마 베넷입니다. 특별식 주방은 기독교위원회가 뽑아 보낸 여성 두세 명이 한 곳씩 맡아 관리했습니다. 베넷이 주방을 맡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사진: A. S. Morse, 미국 의회도서관, 위키미디어 공용, 알려진 저작권 제한 없음)

회고록에는 1865년 2월 한 달 동안 주방 16곳이 낸 음식이 가짓수대로 적혀 있습니다. 버터 바른 빵과 차가 가장 많았고, 커피, 감자, 로스트비프, 푸딩, 우유에 적신 토스트가 뒤를 이었습니다. 달걀, 구운 사과, 죽, 닭고기 수프 같은 부드러운 음식도 있었고, 다친 병사에게는 스테이크도 나갔습니다. 위텐마이어는 이 목록만 봐도 환자의 입맛을 물어봤다는 걸 알 수 있을 거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군의관이 처방하지 않은 음식은 하나도 나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1865년 2월 한 달, 특별식 주방 16곳에서 가장 많이 나간 음식 12가지입니다 (자료: Annie Wittenmyer 「Under the Guns」 1895)
1865년 2월 한 달, 특별식 주방 16곳에서 가장 많이 나간 음식 12가지입니다 (자료: Annie Wittenmyer 「Under the Guns」 1895)

주방이 모두 몇 곳이었는지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기독교위원회 연보는 50~60곳, 위텐마이어 본인은 100곳이 넘었다고 적었습니다. 버지니아의 포인트오브록스 병원 이야기도 회고록에 있습니다. 주방이 생기기 전에는 녹슨 접시에 쌀과 콩을 담아 냈는데, 구운 감자와 구운 사과와 수프가 나오자 환자 여럿이 울면서 접시에 입을 맞추고 집에 온 것 같다고 했다고 합니다.

버지니아 포인트오브록스의 종합병원입니다. 이곳 환자들이 특별식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처음 받던 날의 일이 위텐마이어 회고록에 남아 있습니다. 1864년 무렵 사진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위키미디어 공용, CC0)
버지니아 포인트오브록스의 종합병원입니다. 이곳 환자들이 특별식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처음 받던 날의 일이 위텐마이어 회고록에 남아 있습니다. 1864년 무렵 사진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위키미디어 공용, CC0)

위텐마이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160년 전 일이지만 이 주방이 한 일 두 가지는 지금 요양원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람마다 드실 수 있는 걸 따로 정하는 것, 그리고 무엇을 드렸는지 적어 두는 것입니다. 이제 따님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요양원에 가시면 정말 살이 빠지시나요?

먼저 요양원에 오시는 어르신이 어떤 상태로 오시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 240편, 11만 3,967명을 모아 간이영양평가(MNA)라는 같은 도구로 비교한 분석이 있습니다(Cereda 외, 2016년). 집에서 사시는 어르신은 영양불량이 3.1%였는데 요양원은 17.5%, 장기요양 시설은 28.7%였습니다. 연구진은 대체로 남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곳일수록 영양불량이 많았다고 정리했습니다.

대체로 돌봄이 많이 필요한 곳일수록 영양불량인 어르신이 많습니다 (자료: Cereda 외, Clinical Nutrition 2016)
대체로 돌봄이 많이 필요한 곳일수록 영양불량인 어르신이 많습니다 (자료: Cereda 외, Clinical Nutrition 2016)

우리나라 자료도 비슷합니다. 2010년 말부터 2011년 여름까지 전국 장기요양 기관 248곳에 계신 치매 어르신 3,472명을 같은 도구로 평가한 조사가 있습니다(Park 외, 2018년). 영양불량이 38.4%, 영양불량 위험이 54.7%였습니다. 요양병원에 계신 분은 47.9%, 요양원에 계신 분은 34.1%가 영양불량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인지 기능이 나쁠수록, 남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수록 영양 상태가 나빴습니다. 다만 15년 전 자료이고 치매 어르신만 본 것이라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 요양원에 계신 치매 어르신 셋 중 한 분 이상이 영양불량이었습니다 (자료: Park 외, Japan Journal of Nursing Science 2018)
우리나라 요양원에 계신 치매 어르신 셋 중 한 분 이상이 영양불량이었습니다 (자료: Park 외, Japan Journal of Nursing Science 2018)

이 숫자만 보면 요양원에 가서 살이 빠진다는 말이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건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을 어느 하루에 조사한 것이라서, 들어오신 뒤에 빠진 건지 들어오시기 전부터 그랬던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걸 보려면 들어오시는 날부터 따라가 봐야 합니다.

노르웨이에서 요양원에 들어오신 1,044명(평균 84.3세)을 입소 때부터 1년 동안 지켜본 연구가 있습니다(Vossius 외, 2023년). 입소하시는 날 이미 셋 중 한 분(33%)이 몸무게가 모자란 중등도 이상 영양부족 상태였습니다. 이 연구는 70세 이상이면 체질량지수 22 미만을 영양부족으로 봤습니다. 1년 뒤까지 계셨던 그분들은 체질량지수가 평균 1.3 올랐고, 43.6%가 한 단계 위 체중 구간으로 올라갔습니다. 다만 1년 안에 돌아가신 분(네 분 중 한 분꼴)의 몸무게 변화는 이 계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셋 중 한 분은 영양부족으로 들어오셨고, 그분들은 1년 뒤 평균적으로 살이 붙었습니다 (자료: Vossius 외, BMC Nutrition 2023)
셋 중 한 분은 영양부족으로 들어오셨고, 그분들은 1년 뒤 평균적으로 살이 붙었습니다 (자료: Vossius 외, BMC Nutrition 2023)

반대 방향의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비만인 상태로 새로 입소한 5만 9,782명을 본 연구에서는 23%가 1년 안에 몸무게의 10% 이상 빠졌습니다(Zhang 외, 2023년). 일상생활을 남에게 많이 의지하시는 분, 인지 기능이 많이 떨어지신 분, 암이나 말기 신장병 같은 병이 있는 분이 이렇게 빠질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그러니 요양원에 가시면 살이 빠진다는 말은 맞는 분도 있고 틀린 분도 있습니다. 요양원에 오시는 분 가운데는 이미 입맛을 잃고 살이 빠진 채로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병이 깊어지면서 살이 빠지시는 분도 계십니다. 반대로 집에서 끼니를 거르시다가 세 끼를 제때 받으면서 살이 붙는 분도 계십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입소 뒤 몸무게가 어떻게 변하는지 따라가 본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요양원 밥은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하나요?

요양원 식사는 보건복지부 고시로 정해져 있습니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43조 제4항 제1호입니다.

하루에 3회 이상 영양, 수급자의 기호 및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규칙적인 식사를 제공한다.

—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43조 제4항 제1호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247호)

같은 항은 이렇게 드린 식사를 급여제공기록지에 적고, 드리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도록 합니다. 식단은 영양사가 짭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5는 요양원이 영양사가 짠 식단대로 밥을 내도록 정하고, 영양사가 없는 곳은 보건소나 다른 시설 영양사의 지도를 받아 식단을 짜도록 합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 생활층의 거실입니다. 소파 뒤로 어르신들이 둘러앉아 식사하시는 식탁이 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 생활층의 거실입니다. 소파 뒤로 어르신들이 둘러앉아 식사하시는 식탁이 있습니다

영양사를 꼭 두어야 하는 곳은 한 번에 50명 이상 식사하는 요양원입니다(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 같은 별표는 영양사와 조리원이 소속된 업체에 급식을 맡기면 영양사와 조리원을 직접 두지 않아도 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요양원 밥은 요양원이 직접 만드는 곳도 있고, 급식 업체가 만드는 곳도 있습니다. 2020년 전국 요양원 747곳을 조사한 연구에서 영양사가 배치된 곳은 309곳(41.4%)이었습니다(권진희 외,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3년마다 요양원을 평가하는데, 여기에 식사를 보는 지표가 따로 있습니다. 2025년 노인요양시설 평가매뉴얼의 지표 44 「식사(간식) 제공결과」는 이런 것을 봅니다.

  • 입소하실 때 종교, 알레르기, 소화 상태, 싫어하시는 음식을 알아보고 대신 드릴 음식을 챙기는지
  • 어르신이 드시고 싶다고 한 음식이나 간식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드리는지
  • 밥과 국, 반찬 네 가지 이상으로 영양사가 짠 식단표를 붙여 두는지
  • 어르신과 면담해서 식사가 만족스러운지 살피는지

씹거나 삼키기 어려우신 분은 식사 모양을 바꿉니다.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 개정판은 씹고 삼키는 능력에 맞춰 일반식, 씹기 쉽게 만든 저작 도움식, 삼키기 쉽게 만든 연하 도움식, 유동식을 준비하라고 가르칩니다(375쪽). 식욕이 떨어진 분께는 여러 음식을 조금씩, 반찬 색이 보기 좋게 담아 드리라는 내용도 같은 쪽에 있습니다. 사레가 잦은 분의 식사는 물 한 모금에 기침을 하실 때에, 입으로 못 드시는 분의 관 식사는 콧줄을 하고 계셔도 요양원에 가실 수 있나요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채소를 넣고 끓인 죽입니다. 씹기 어려우신 어르신께는 밥 대신 이런 죽이나 잘게 다진 반찬을 드립니다 (사진: Mar del Este,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채소를 넣고 끓인 죽입니다. 씹기 어려우신 어르신께는 밥 대신 이런 죽이나 잘게 다진 반찬을 드립니다 (사진: Mar del Este,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차려 드린 밥을 다 드시는지는 누가 보나요?

차려 드린다고 다 드시는 건 아닙니다. 광주의 요양시설 24곳에서 어르신 199명이 하루 동안 드신 것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한규상·양은주, 2020년). 평균 1,538.9kcal를 드셨고, 54.3%가 필요한 에너지만큼 드시지 못했습니다. 남자 어르신은 34명 가운데 29명(85.3%)이 모자랐습니다. 이 연구가 기준으로 쓴 2015년 섭취기준은 75세 이상 남자 어르신의 하루 필요량을 2,000kcal, 여자 어르신은 1,600kcal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은 드신 양을 적습니다. 표준교재에 실린 급여제공기록지 양식에는 식사 종류(일반식, 죽, 유동식)를 적는 칸이 있고, 드신 양은 다 드셨는지, 절반 이상 드셨는지, 절반도 못 드셨는지 중에 체크하게 되어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에 대해서는 식사 시간과 드신 양을 살피고, 몸무게를 재서 평소 몸무게와 비교하고, 오래 식사를 거부하시면 시설장이나 간호사에게 알리라고 가르칩니다(618쪽). 교재가 영양 부족을 알아보는 신호로 맨 앞에 적은 것도 몸무게가 줄어드는 것입니다(367쪽).

몸무게를 얼마나 자주 재는지는 건강보험공단 평가 기준에 나와 있습니다. 2025년 평가매뉴얼에 새로 생긴 지표 40 「체중관리」입니다. 모든 어르신의 몸무게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재서 적어야 하고, 휠체어나 누운 채로도 잴 수 있는 체중계를 한 대 이상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5% 이상, 또는 여섯 달에 10% 이상 빠진 어르신에게 병원이나 계약의사 진료를 받게 했는지, 보호자에게 알렸는지 같은 조치를 봅니다.

몸무게 50kg이신 어머니라면, 이만큼 빠졌을 때 요양원이 무엇을 했는지 공단이 평가합니다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2025년 노인요양시설 평가매뉴얼 지표 40)
몸무게 50kg이신 어머니라면, 이만큼 빠졌을 때 요양원이 무엇을 했는지 공단이 평가합니다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2025년 노인요양시설 평가매뉴얼 지표 40)

몸무게를 살피는 것 자체는 대부분의 요양원이 하고 있습니다. 앞의 747곳 조사에서 영양 상태를 볼 때 몸무게를 살핀다는 곳이 영양사가 배치된 곳은 94.5%, 아닌 곳은 95.0%였습니다. 간이영양평가 같은 도구를 쓰는 곳은 두 쪽 다 절반이 안 됐습니다(48.5%, 42.5%). 두 쪽 차이가 뚜렷했던 것은 입소 때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지였습니다(96.1%, 87.9%). 영양사가 없는 곳 가운데 입소 때 영양평가를 하지 않는 53곳에 이유를 물었더니 평가 도구가 없어서(90.6%), 맞는 체중계가 없어서(73.6%)라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니 상담 때는 몸무게를 재는지보다, 잰 몸무게가 줄면 누가 보고 무엇을 하는지를 물어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영양사가 있든 없든 체중은 대부분 살핍니다. 영양평가 도구를 쓰는 곳은 절반이 안 됩니다 (자료: 권진희 외, Journal of Health Informatics and Statistics 2022)
영양사가 있든 없든 체중은 대부분 살핍니다. 영양평가 도구를 쓰는 곳은 절반이 안 됩니다 (자료: 권진희 외, Journal of Health Informatics and Statistics 2022)

요양원 식사비는 따로 내나요?

따로 냅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은 장기요양보험이 대 주지 않는 비급여로 네 가지를 정하는데, 그 첫째가 식사재료비입니다. 요양원 한 달 비용은 등급에 따라 정해지는 본인부담금에 식사재료비가 붙고, 1인실이나 2인실을 원해서 쓰시면 상급침실료가 더 붙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요양원 한 달 비용에 항목별로 풀어 두었습니다.

식사재료비는 요양원마다 다릅니다. 한 끼에 얼마인지, 간식이 포함되는지 따로인지, 병원에 입원하시거나 외박하신 날은 빼 주는지를 물어보시면 됩니다. 한 달 총액만 비교하면 밥값이 싼 곳인지 방값이 싼 곳인지 알 수 없으니 항목별로 적어 달라고 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Q. 요양원에 가시면 살이 빠지시나요?

그런 분도 계시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입소자 1,044명을 지켜본 연구에서는 셋 중 한 분이 이미 영양부족 상태로 들어오셨고, 1년 뒤까지 계셨던 그분들은 평균적으로 살이 붙었습니다. 반대로 미국 연구에서는 비만으로 들어오신 분의 23%가 1년 안에 몸무게의 10% 이상 빠졌고, 남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신 분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은 요양원을 평가할 때 한 달에 한 번 이상 몸무게를 쟀는지, 한 달에 5% 이상 빠진 분께 진료나 보호자 연락 같은 조치를 했는지 확인합니다. 입소 상담 때 몸무게가 줄면 누가 보고 보호자에게 언제 알려 주는지를 꼭 물어보십시오.

Q. 어느 요양원에 전화하셔도 그대로 물어보실 것

  1. "몸무게는 얼마나 자주 재시고, 줄면 저희에게 알려 주시나요." 공단 평가 기준은 한 달에 한 번 이상입니다. 한 달에 5% 이상 빠지면 어떻게 하는지까지 들어 보십시오.
  2. "식단은 누가 짜고, 밥은 여기서 직접 하시나요." 직접 하든 급식 업체에 맡기든 법에 어긋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식사 모양을 바꿔야 할 때 누구와 이야기하면 되는지가 달라집니다.
  3. "씹거나 삼키기 어려워지시면 식사를 누가 바꾸나요." 죽이나 다진 반찬으로 바꾸는 판단을 누가 하는지 물어보십시오.
  4. "어머니가 드신 양을 볼 수 있나요." 급여제공기록지에 드신 양이 적힙니다. 면회 때 보여 달라고 하셔도 됩니다.
  5. "식사재료비는 한 끼에 얼마이고, 간식은 따로인가요." 입원하시거나 외박하신 날은 어떻게 계산하는지도 함께 물어보십시오.

저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위 다섯 가지는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에 그대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저희는 급식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영양사와 조리원을 직접 둡니다. 조리원은 법에서 정한 수보다 많이 둡니다. 식사재료비는 한 끼 5,500원이고, 간식은 한 번에 2,200원씩 하루 두 번입니다. 하루 합쳐 20,900원, 30일이면 627,000원입니다.

입이 짧으신 어르신 곁에 앉아 한 숟가락씩 기다려 드리려면 식사 시간에 손이 비어 있어야 합니다. 법정 기준은 어르신 2.1명당 요양보호사 한 분이고, 저희는 약 1.6명당 한 분을 두고 있습니다. 입소하신 분 수와 근무표에 따라 조금씩 오르내리는 값이고, 교대 근무를 하니 어느 한 순간 곁에 있는 인원은 이보다 적습니다. 요양원을 고를 때 무엇을 보시면 되는지는 요양원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커뮤니티홀입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간식을 드시거나 가족과 함께 차를 드실 수 있는 자리입니다
부추꽃더클래식 너싱홈의 커뮤니티홀입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간식을 드시거나 가족과 함께 차를 드실 수 있는 자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실 수 있는 일 두 가지만 적겠습니다. 하나는 어머니 몸무게를 한 번 재서 적어 두시는 것입니다. 요양원에 가시든 집에 계시든, 평소 몸무게를 알고 있어야 나중에 줄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음식과 못 드시는 음식을 종이 한 장에 적어 두시는 것입니다. 입소 상담 때 그 종이를 그대로 건네시면 됩니다.

160년 전 포인트오브록스 병원의 환자들은 구운 감자와 수프를 받고 집에 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요양원에 가셔서도 입에 맞는 밥을 드시게 하려면, 어머니 입맛을 제일 잘 아는 가족이 그걸 요양원에 알려 주셔야 합니다.

입 짧은 어머니께 밥 한 그릇 드시게 하려고 실랑이하다 속상해서 목소리가 커졌던 날도 있으셨을 겁니다. 어머니가 한 숟가락이라도 더 드시길 바라서 그러셨던 거지요. 요양원에 모시면 그 실랑이를 요양보호사와 나눠서 하시게 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자료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43조 제4항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247호) /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별표 5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14조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5년 장기요양기관 시설급여(노인요양시설) 평가매뉴얼」(2025.1) 지표 40 체중관리·지표 44 식사(간식) 제공결과 / 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양성 표준교재」 2026년 개정판 367쪽·375쪽·618쪽 /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 Cereda E 외. Clin Nutr 2016;35:1282-90 / Park M 외. Jpn J Nurs Sci 2018;15:318-29 / Vossius C 외. BMC Nutr 2023;9:50 / Zhang N 외. J Gerontol A 2023;78:966-72 / 권진희·황라일·류재현. J Health Info Stat 2022;47(1):27-34 / 한규상·양은주. J Nutr Health 2020;53(1):27-38 / Annie Wittenmyer, 「Under the Guns: A Woman's Reminiscences of the Civil War」(1895) / Lemuel Moss, 「Annals of the United States Christian Commission」(1868) 665~672쪽 / Ruth A. Gallaher, 「The Wittenmyer Diet Kitchens」, The Palimpsest(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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